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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Apr 19. 2024

꾸미 일상은 화보 - 꾸미네 집들이 / 아들 생일축하

꾸미도 희로애락 속에서 성장하고 있었다.

뭐든 혼자 척척 잘 해내는 새내기 유치원생의 일상이

할미에겐 세상 가장 멋진 화보


꾸미네가 새 보금자리로 이사한 지도 20여 일이 되어간다. 어제(3월 23일 토)도 미세먼지가 나쁨이긴 했지만, 꾸미를 만나러 나선 길이니 마음은 새털같이 가벼웠다.

나이 들어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복잡 미묘한 온갖 감정들이 무지개 색으로 곱게 빛났던 날이다.

이제, 인생의 변곡점을 쓱 지나온 내 마음까지 흔들어 놓는 유일한(?) 사람은 꾸미뿐이 아닐까.


꾸미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삼촌을 격하게 반기며 현관으로 달려 나왔다. 늘 우리는 꾸미 마음속에 담겨있는 소중한 가족이다.


새집이 커서 좋다는 꾸미, 자기 방도 있다며 할미 손을 잡고 집안 구석구석 빼놓지 않고 안내하는 모습이 마냥 어른스러워 보였다.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옛집에 대한 추억과 헤어진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을 숨기지 못하는 꾸미.

나는 꾸미의 귀여운 얼굴 속에서 다 표현하지 못하고 스멀스멀 피어나다가 사라져 버리는 진한 아쉬움도 느꼈다. 꾸미도 희로애락 속에서 성장하고 있었다.  

손녀의 그런 모습에 스르르 스며들다 보니 하루 해가 너무 짧았지만.....


우리 가족은 차돌박이 7인분으로 점심 식사를 즐겼고, 다음 코스는 당연히 카페였다.

꾸미는 종종 놀이터보다 카페를 더 즐겨 찾는 꼬마 숙녀다. 우리가 카페 방문을 빼놓는다면 꾸미가 더 섭섭해할 정도!


꾸미 아빠는 차돌박이를 구워서 옆 테이블로 전해 주느라 엄청 바빴던 시간 / 꾸미는 맛있게 냠냠
카페에 가면, 달달함을 못 참는 꾸미
여름이 기다려지는 물놀이터 / 할머니가 밀어주는 꾸미의 그네

꾸미와 작별하고 나서는 발걸음은 물에 푹 담긴 새털 같았다.

조금 피곤했지만, 돌아오는 내내 꾸미의 모습을 떠올리다 보니 행복했다.

그냥 제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아들과 함께 일단 우리 집으로 돌아왔다.

세 식구가 간단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니, 아들도 급히 돌아가겠다고 현관문을 나선다.

아들을 배웅하고 나니 분주했던 하루 해가 이미 저물었다.

동쪽 하늘엔 하루 전날 보름달(3월 24일이 음력 2월 15일)이 빛나고 있었다.

아들까지 떠나고 나니 부부만 덩그러니 남은 집안이 9썰렁하지만, 아들의 온기가 오랫동안 남아 있어 좋았다. 묵과 나는 TV를 켜둔 채 아들딸, 사위와 우리 꾸미 이야기로 포근한 봄날 밤을 밝혔다.


어제(금요일)는 아들 생일이었다. 아들은 어둠이 깃들 무렵 오래간만에 집으로 왔다.

이어 출장 갔던 '묵'이 돌아오면서, 뚜쥬루에서 당근 케이크를 사들고 등장했다.

세 사람은 케이크에 불을 밝히고 생일 축하 노래를 힘차게 불렀다.

아들에게 여친이 생겼다니,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 꾸미에게도 사촌 동생이 생기길 바람 하는 건 너무 이른 욕심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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