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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Apr 20. 2024

건강하고 감성적인 손녀 꾸미

'민들레 꽃씨' '카페' '킥보드'에 푹 빠진 사랑스러운 아이

4년 7개월 된 꾸미는 신체활동이 또래에 비해 뛰어난 편이다. 어릴 때부터 열심히 뛰어놀다가 별안간 한쪽 다리를 90도 이상 번쩍 들어 올리는 유연성을 종종 보여주곤 했다.

'트니트니 플러스' 산본 롯데 피트인점, 유아체육 클래스 선생님도 "꾸미는 꼭 체육을 (전공으로) 시키라"라고 했을 정도였다.

최근엔 킥보드 위에서 한쪽 다리를 번쩍 들어 올린 상태로 그냥 쭉 달리곤 해서 꾸미에게 진한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꾸미는 누가 시킨 적도 누군가 보여준 적도 없는 자세를 단번에 척 성공하는 여유로움을 보여주었다. 우리 가족은 꾸미의 그런 모습에서 유연성, 균형감각, 창조성까지 엿보았다.

"건강한 꾸미야! 너 하고 싶은 건 다 하렴." 


작년 여름 꾸미 / 최근 킥보드 타는 꾸미 모습

https://www.youtube.com/shorts/z8U2ILiwv1s



목요일(4월 18일) 오후, 유치원 셔틀버스에서 내린 세젤예 꾸미,

뜻밖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반겨주자 순간 살짝 어리둥절하는 얼굴이 너무 귀엽다.

곧 자기를 격하게 반기는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를 쭉 둘러보더니 세상 제일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우리도 그런 꾸미를 마주하자 세상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됐다.

꾸미네 집으로 가는 대신, 꾸미가 엄청 좋아하는 카페로 향했다.

"카페 가자"라는 말에 한껏 신난 꾸미, 마치 날아갈 듯 걸음을 재촉한다.



카페로 가는 길, 꾸미는 민들레 꽃씨를 호 불어 날린다.

어느새 카페 가는 것도 잊고, 온 정성을 담아 꽃씨를 날려 보낸다.

꾸미가 날아 올린 민들레 꽃씨는 언제 어딘가에서 다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겠지. "꾸미야, 그럼 우리는 계속 만나는 거란다." - 속삭이는 꽃씨의 작은 목소리가 봄바람에 흩날리며 귓가를 맴돌고 사라진다.


https://www.youtube.com/watch?v=scgIm2yMPDA



카페 'GRAVITY(그라비티)'에 도착

자기가 골라 주문한 조각 케이크가 나오자 할아버지에게 하트를 날리는 꾸미
케이크 위 쿠키부터 먹는 꾸미 / 바삭바삭한 바케트 누룽지도 좋아하는 꾸미



꾸미가 유치원에서 그려온 봄꽃들

카페는 오기로 약속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꾸미는 자기 방으로 할머니 할아버지 손을 잡고 들어가, 함께 인형 놀이도 하고 악기 연주도 하며 알콩달콩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거실로 나온 우리는 꾸미가 리드하는 열정 음약회에도 직접 참여했다.

꾸미가 리드하는 작은 음악회는 생각보다 시끌뻑적지근했다는...



인형놀이 / 열정 음악회

배고픈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밖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으니 간단하게라도 밥을 먹어야 했다. 꾸미 눈에는 벌써 피로와 졸림이 가득 들어찼다.

평소 좋아하던 탕수육조차 먹으려 들지 않았다.

어른들도 입맛이 없었다. 뒤늦게 카페에서 지나치게 당 충전한 것을 후회했지만, 카페에서 행복해하던 꾸미 얼굴이 떠오르자 후회 따윈 필요 없어졌다.



이별을 싫어하는 꾸미를 위해, 우리는 꾸미가 샤워하고 나와 침실로 들어갈 때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꾸미는 8시 30분 잠자리에 들어,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책을 20~30분 정도 들으면서 스르르 꿈나라로 가곤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 자고 가세요"

나는 꾸미에게 자고 가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런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어떤 날 아침, 꾸미가 일어났을 때, 아빠가 일찍 회사 가셔서 꾸미도 아빠를 못 보는 아침이 있지?

할아버지랑 할머니도 꾸미 집에서 쿨쿨 잘 거지만, 할아버지가 회사로 일찍 가셔야 되면 꾸미가 일어나기 전에 돌아갈 수도 있어. 혹시 아침에 꾸미가 일어났을 때, 할아버지는 벌써 회사로 가실 수도 있어. - '할아버지는 출장 다녀오셔서, 리포트 작성으로 바쁘시단다.'-"

그랬더니, 할머니는 회사 안 가니까, 자기가 일어났을 때 꼭 있으란다.

"할머니도 할아버지 아침 밥상 차려 줘야 해서 함께 가야 할지도 몰라. 그러나, 할머니랑 할아버지는 곧 또 올 거야. 할아버지 회사 안 가시는 날에. 너도 잘 알지?"

꾸미는 비로소 고개를 끄덕이며 침실로 향한다.

'꾸벅꾸벅' 꾸미가 폴더 인사를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히 주무시라고...

사랑스러운 우리 꾸미. 네게로 향하는 할미 사랑은 늘 흘러넘친단다. 철철 철...

꾸미 맘 동화책 읽는 소리와 꾸미가 뭔가 궁금한 내용 물어보는 작은 목소리를 뒤로하고, 우리는 살금살금 걸어서 현관 문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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