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day Oct 03. 2021

드디어 피사(Pisa)에 왔다!

미라 콜리 광장, 피사 탑, 대성당, 산 조반니 세례당, 캄포 산토 납골


  친퀘테레(CINQUE TERRE) 마나롤라 절벽 해안 아름다운 잔상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90여 분 달려온 전세버스는 어느새 우리를 피사(Pisa) 시에 내려놓는다.



  우리는 왼쪽으로 고풍스러운 긴 성곽을 끼고 인파를 따라 부지런히 걷는다. 

피사의 사탑으로 가는 표지판

드디어 Porta Santa Maria Pisa 문을 통해 성안으로 들어선다. 

피사 구시가는 성으로 둘러 쌓여있다

높은 성벽으로 둘러 쌓여있던 바티칸 시국처럼. 

우리 서울인 옛 한양도 굳건한 성곽으로 둘러싸인 4대 문 안에 자리 잡고 있으니, 새삼스러운 건 없다.


  오늘(9일)은 하루 종일 바람도 강하게 불고, 짙은 회색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있다. 늦은 오후가 되면서 친퀘테레 보다 피사에서 더 우중충한 날씨가 이어진다. 피사 시 전체가 무겁고 음울하고 불안해 보이는 형상이랄까!

  날씨가 흐리던 말던 각국 관광객들은 오매불망 유명한 피사의 사탑(Torre Pendente di Pisa)을 마주하게 된다는 설렘으로 모두 밝고 쾌활하게 떠들며 들떠있다. 


사진 왼쪽부터 피사 대성당, '피아자 데이 마라 콜리'의 천사 동상, 피사의 사탑(종탑)


오른쪽부터 세례당, 천사 분수 동상, 대성당, 피사의 사탑

  

  토스카나 주(州) 피사 시, 피사 대성당에 있는 피사의 사탑(Torre Pendente di Pisa)은 미라 콜리 광장에 있다. 미라 콜리 광장은 기적의 광장이란 뜻을 지녔다. 이곳은 피사 중앙역에서 도보 20여분 거리다.

  초록빛 잔디 광장 위로 산 조반니 세례당과 그 뒤쪽으로  캄포 산토 납골당이 있고, 피사 대성당, 피사의 사탑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서있다. 피사 종탑은 대성당 부속건물이지만 세계적으로 워낙 유명한 탑이다 보니, 정작 대성당은 유명세가 그에 미치지 못한다. 

  피사 구시가지 이 귀중한 인류문화 유적들은 1987년 유네스코에 등재됐다.   

피사 시는 둘러볼 곳이 많지 않아, 피사의 사탑 하나만 보러 간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고들 하지만, 피사의 사탑은 일단 그 유명세에  끌려 더 많은 호기심을 갖게 한다. 

이 종탑은 지상 54.5m 거대한 건물이 건축 중에 이미 기울어져 있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힌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자유낙하 실험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미라 콜리 광장 왼쪽부터 피사 세례당, 뒤쪽으로 Porta Santa Maria Pisa 성, 캄포 산토 모누멘탈레(납골당), 대성당 그리고 다음 장면으로 피사의 사탑이 쭉 보인다



피사의 사탑 (Leaning Tower of Pisa)

  일단,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은 피사 시 성안으로 들어서면  모두 피사 종탑부터 찾는다. 

비슷한 포즈로 인증 숏을 남기느라, 다들 정신이 없다. 

우리도 미라 콜리 광장 안쪽으로 보이는 피사의 사탑으로 먼저 간다.   



레드루가 셀카로 찍은 사진이 오히려 더 낫다. 

  날씬한 레드루는 피사의 사탑을 한 손으로 받치고 아예 한 손을 벽 앞으로 밀어 넣는다. 

나는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크게 뜨고, 가까이 다가서도 피사 탑 벽과 딸 손바닥이 붙어 있는지 떨어져 있는지 보이질 않는다. 

평소 항상 쓰고 다니던 누진다 초점 안경을 버스에 두고 내렸기 때문이다. 코드 주머니엔 쓸데없이 선글라스 안경만 들어있고. 




  기운 센 엄마 주주는 가뿐하게 피사의 사탑을 잘 받치고 있다. 딸 레드루가 카메라 포커스를 잘 맞춰 찍은 때문이다. 

피사의 사탑과 나란히 찍힌 아기 천사 분수.

천사들은 인간보다 많은 능력을 가진 존재인 데 

외모는 아기이거나 어린이여야 호감이 간다. 

사람이나 천사나 아기일 때가 예쁘다. 

늙은 사람에겐 예쁘다고 표현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명화에서도 늙은 천사는 본 적 없다.  

모든 생명체의 늙어가는 모습은 예쁘기보단 추한 쪽에 가깝다.

늙은 모습으로 표현되면 천사가 아니려나? 

  능력이 뛰어난 수호천사라 해도 유한한 삶을 살다가는 인간의 마음을 다 헤아리진 못할 것 같다. 

암튼 우리 눈으로 보기에도 예쁘고 사랑스러워야만 진짜 천사라고 믿는다.

그 반대 이미지가 악마나 사탄으로 그려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상 추한 모습이 꼭 추한 내면(심성)과 비례하는 것도 아닐 텐데. 

  예쁜 모습으로 각인된 천사 이미지는 사람들 생각인가, 신의 뜻일까?

일단 모든 생명체는 시각적으로 아름답지 않으면, 사랑받긴 힘들겠구나. 

나의 침침한 눈으로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더 시선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아기천사들 손에는 OPA라 쓰인 판이 들려 있다. 이는 1064년 피사 대성당 건설이 시작된 이래, 피사의 모든 건축물의 유지보수를 담당해온 조직인 ‘프리마지알 피사나의 오페라’(Opera della Primaziale Pisana)를 포함한다.   

  피사의 사탑 뒤쪽 붉은 벽돌 건물은 한 때 피사 대성당 교구에서 운영하던 병원이었다. 지금은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통합 패스권을 구입하면 성당과 박물관까지 한 번에 돌아볼 수 있다. 


  피사의 사탑두오모 종탑으로 1173년 8월 착공 시에는 수직이었으나, 13세기 들어 탑의 기울어짐이 발견됐다. 한쪽 지반이 부드러웠던 곳에 탑을 올렸고, 지하는 고작 3m밖에 파지 않아 하중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반 고르고 다지기부터 부실공사였다니, 모든 일에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세계인에게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탑이기도 하다. 

  공사 중 한쪽으로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을 염려하며 탑을 쌓다 보니 1372년에야 완성했다. 199년 걸려 만들어진 종탑이다.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탑 형태가 묘하게 기운 채로 남아, 세계 7대 불가사의가 됐다. 

  공사 중 기울어지자, 그 위층은 기울어진 각도를 반영해서 수직으로 탑을 쌓았고, 또 기울어지니 그 위층을 다시 수직 탑을 세우며, 공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계속 기울어지는 상황을 막을 수 없었다. 원래 설계대로라면 지금보다 더 높은 탑이 될 예정이었다.


  1900년대에 와서야 기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보수작업이 진행됐다. 

기울어지는 반대쪽 단단한 지반을 파내 균형을 맞추는 방법으로 2001년 최종 보수작업을 완료했다. 공사 시작부터 보수까지 830년 가까운 세월이 소모된 '피사의 사탑'이다.

  다시 한번 모든 일에 기초(기반 다지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확실하게 증명했다. 긴 세월,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로움으로 지켜온 피사의 사탑'민폐 탑'이라 부르는 이유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피사의 사탑 / 사탑으로 올라가는 입구


  보수공사가 완료된 후에는 탑 내부 입장도 가능해졌다. 탑 한 곳만 오르는 비용 18유로. 어린이 요금도 성인과 동일하다. 입장료가 좀 비싼 편이다. 7세 이하 아동은 입장 불가. 



  피사의 사탑 매표소는 뒤쪽에 있으며 올라갈 때는 가방을 모두 맡겨야 한다. 한 번에 30명씩, 40분 간격으로 올라간다. 

  역사적 가치만으로도 멋진 탑이다. 이 사탑은 건설공사 기반 작업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고, 이후로 고층 건물을 지을 때는 반드시 깊숙이 지반을 파 내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기반을 다졌다고 하니, 건축학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 



  암튼 우리 모녀는 피사의 사탑 앞에서 제법 많은 사진을 찍었다. 

주주와 레드루의 피사 탑 스케치를 사진으로 가득 채운 건 확실하니, 침침한 눈으로 참 잘했다.


아기천사 분수 동상, Torre di Santa Maria, 캄포 산토 모누멘탈레, 세례당, 피사 대성당


대성당 뒤쪽에서 보면,  피사 탑이 조금밖에 기울어 보이질 않는다. 



피사 대성당(Duomo di Pisa)


  피사 대성당은 유럽 중세, 상업도시였던 피사에 위치해 있는 로마네스크 건축을 대표하는 성당이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대성당(Domo di Pisa)이다. 1063년 착공, 50여 년간 공사를 거쳐 완성했다. 

피사 대성당은 '피사의 사탑'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종루, 세례당, 묘지 캄포 산토(성스러운 토지) 등을 갖추고 있다. 성당은 팔레로 모 해전 승리를 기념, 그리스인 부스 케투스(Buschetus) 설계로 기공했고, 1118년 헌당됐다. 


피사 대성당 건물 중 전면부 파사드(Faacade)


  12세기 말, 라이날두스(Raynaldus)가 서측 부분을 연장해서 돔을 설치했고 가장 마지막으로 13세기, 이 정면 파사드를 완성, 준공했다.

대성당 중심축 제단 위 돔 주변에는 고딕 양식 장식물이 있다. 이 돔은 1595년 화재로 소실, 복구한 것으로 로마네스크 양식이 아닌 고딕 양식이 가미되었다. 

3개 청동 출입문 위로 4층 기둥으로 장식된 개방된 형태 회랑이 있다. 

  두오모는 로마네스크 양식 걸작으로 아름답지만, 부속물인 종탑이 너무 유명세를 치르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멀어진 감이 있다. 

피사 시와 피사 대성당은 종탑 덕분에 유명 관광지로 남아있나 싶기도 했지만, 막상 대성당의 위용과 섬세한 아름다움을 마주하고 나면, 그런 생각도 이내 사라진다.  


피사 대성당 전면부 파사드(faacade) 銅(동) 문 


  대성당 출입문은 고풍스럽고 육중한 느낌을 준다. 

부조로 장식된 3개 청동문은 원래 Gimbologna가 만들었으나 1595년 화재 후, 현재 모습으로 바뀌었다. 청동문 위에는 비잔틴 영향을 받은 화려한 모자이크가 장식되어 있다. 


피사 성당 뒤쪽 청동문


뒤쪽 청동문 위에도 파사드 청동문처럼 화려한 비잔틴 모자이크 장식이 돋보인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걸작품인 피사 대성당




미라 콜리 광장에서 만난 '추락한 천사'

피사의 사탑과 대성당 뒤쪽, 오른쪽은 기념품 쇼핑몰


미라 콜리 광장 뒤로 시노 피아 미술관(Sinopie Museun)과 기념품 점이 들어서 있다.


기념품점 앞으로 추락한 성인 천사가 보인다. 


  추락한 천사(Angelo Caduto / Fallen Angel)는 '이카로스'(Ikaro/ Icaros)를 형상화한 폴란드 조각가 이고르 미토라이의 유명한 작품이다.

  이카로스(Icaro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다이달로스(Daedalos) 아들이다. 아버지와 함께 백랍(白蠟)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미궁(迷宮)에서 탈출을 시도한다. 

이카로스는 아버지 주의를 잊고 너무 높이 날아가, 태양 열로 날개가 녹아 바다에 떨어져 익사한다.



  강건해 보이는 몸을 지닌 추락한 성인 천사의 꺾인 날개 위로 한동안 시선이 머문다. 영원한 안식을 취하고 있는 얼굴 표정은 편안해 보인다. 

추락하던 당시 처절했던 모습은 간 곳 없이, 온갖 세상사 초월한 듯 평온한 모습으로 비스듬히 누워있다. 

초록 잔디가 넓게 펼쳐져 있는 미라 콜리 광장에서 마주한 추락한 천사의 모습이 마음속으로 들어와 멈춘다. 우리는 조각상을 천천히 다시 돌아본다. 


             

  추락한 천사의 꺾인 날개 속엔 참담한 생을 살다 간 메두사(Medusa) 얼굴도 보인다. 고르고 메두사 일생은 우리 식으로 보자면, 아름다운 여인이 단 한 번 '잘못된 만남'으로 삶이 엄청 꼬이게 된 불행한 케이스. 

  메두사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이자 마녀로, 스테노·에우뤼알레·메두사 고르고 세 자매들 중 한 명이다. 고르고 자매는 원래 아름다운 여인들이었다. 

그중 미모가 가장 뛰어난 메두사는 해신 포세이돈 욕정으로, 하필 여신 아테나 신전(殿)에서 정을 통하게 된다. 아테나 여신에게 이 장면을 들키면서 메두사는 아테나 여신의 저주로 흉측한 괴물로 변한다. 


  아테나 여신은 순결을 지키는 처녀신으로 남성적이고 가부장적인 여신이다. 아테나는 포세이돈과의 내기에서 이겨, 도시 아테네 수호신이 됐다. 그녀를 떠받치는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테네 신전을 세워 그녀의 보살핌을 기원했다. 

  같은 전쟁의 신인 아레스보다 더 지혜롭고 이성적인 순결한 신이라는데, 아름다운 여인 메두사에겐 관대하지도 지혜롭지도 않았다.

지금의 우리 시각으로 보면, 메두사보단 오히려 포세이돈에게 저주를 내렸어야 정답이다. 

현대판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살짝 빗대어 보자면, 판단하는 자보다 강하면 무죄, 약하면 유죄인가! 

페르세우스가 자른 메두사의 머리. 16세기 플랑드르 그림

  저주받은 메두사는 무섭게 부풀어 오른 얼굴과 튀어나온 눈, 크게 벌어진 입, 길게 늘어뜨린 혓바닥, 멧돼지 어금니처럼 뾰족한 이빨을 지녔다. 

손은 청동, 목은 용의 비늘로 덮여 있고, 머리카락 한올마다 꿈틀거리는 뱀의 형상을 하고 있다. 

더 끔찍한 것은  메두사를 직접 보는 사람은 모두 돌로 변하는 마법까지 걸었다. 

메두사는 아테나와 헤르메스 총애를 받던 페르세우스에 의해 목이 잘려, 저주받은 생을 마친다.



* 미라 콜리 광장에 있는 피사 명소 안내판 *

MUSEO delle SINOPLE(시노 피아 박물관) /  MUSEO dell' OPERA del DUOMO(오페라 델 두오모)


BAPTISTERY(세례당) / CATHEDRAL(대성당)


TOWER(타워) bell tower / CAMPOSANTO(캄포 산토, 공동묘지)


시노 피아 미술관 (Sinopie Museum)

시노 피아 미술관(Sinopie Museun)


  피사 대성당 납골당에서 발견된 프레스코화의 밑그림을 전시하는 미술관이다.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중 일어난 화재로 납골당(캄포 산토)의 14~15세기 벽화들이 불탔을 때 드러난 시노 피아 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시노 피아 화는 프레스코화의 밑그림으로 쓰이기도 하고, 그 자체로 그림이 되기도 한다. 

베노초 고촐리 '성경의 이야기들', 피에르 디 푸치오 '신학 우주도', 작자 미상 '최후의 심판', '죽음의 승리' 등 주목할만한 작품들이 보관되어 있다.


  이 먼 곳까지 와, 여유롭게 들려보지 못한 곳이 어디 한 두 곳인가가까이서 감상하고 싶었던 명화들도 제대로 만나지 못한 채 돌아갈 시간이 다되어 간다.

  이 여행을 시작하기 전, 레드루는 자유여행을 꿈꾸고 기획했었다. 어느새 늙어버린 엄마와 떠날 먼 나라 여행이니, 좀 더 안전하고 편하게 다녀오기 위해 패키지여행으로 바꿨으니 나는 나대로 딸은 딸대로 안타까운 속내를 서로 다 감추지 못했다. 


피사의 사탑과 대성당, 오른쪽 뒤 회랑 형식 묘지(Campo Santo)                                 


  사진 속 대성당 오른쪽 옆 뒤쪽으로 회랑 형식 묘지(Campo Santo)의 흰 돔이 보인다. 

흰 돔 옆 긴 붉은색 건물엔 시노 피아 미술관과 피사 기념품을 파는 쇼핑몰이다. 


피사 기념품 파는 쇼핑몰, 애니메이션


산 조반니 세례당(Batistery)


  산 조반니 세례당(Batistery)은 피사가 피렌체와 함께 르네상스 시대 예술 중심지였던 1256년 세워진 건축물이다. 세례 성 요한에 헌정된 이 세례당은 피사 대성당 서측 반대쪽에 세워져 있다.  

  건축가 디오티 살비가 이탈리아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설계, 반구형 돔을 올려놓은 원통형 건물이다. 그의 이름은 세례당 실내 사각기둥에 쓰여 있고, ‘Diotosalvi magister’(신의 은총이 너를 다스린다)로 표기되어 있다. 

외부는 13세기 고딕 양식을 가미했고, 내부는 공명으로 소리가 크고 웅장하게 하게 들리는 구조다. 세례당은 4면에 출입문이 있고 고딕 양식 기둥과 아치로 장식되어 있다. 



캄포 산토 모누멘탈레 (Camposanto Monumentale)


  캄포 산토 공동묘지(모누멘탈레)는 피사 구시가에 있는 묘소다. 피사 납골당(Camposanto Monumentale)은 대성당 북쪽에 위치한 대리석 건물로 피사의 역사적인 인물들이 잠들어 있다. 

 1278년 조반니 디 시모네(Giovanni di Simone)에 의해 착공됐다. 십자군 원정 때 예루살렘 골고다 언덕에서 가져온 흙으로 건축했고 1456년 완공되었다. 

  외벽 43개의 아치, 2개의 출입구가 있고, 내부에는 프레스코 벽화들이 아케이드로 되어 있다. 프레스코화로 장식된 네모꼴 벽이 안뜰을 둘러싼 회랑 형식 건축물이다. 

연속으로 된 아치 형태의 복도 벽면에 그려졌던 14~15세기 프레스코화는 제2차 세계대전 공습으로 대부분 불타버렸다. 페스트의 공포를 생생하게 표현한 '죽음의 승리'(Trionfo della Monte)라는 작품이 남아 있다.

     

왼쪽 산 조반니 세례당 오른쪽 사자문


   산 조반니 세례당 오른쪽 뒤로 푸에르타 델 데온 일명 사자문(Lion's Gate)으로 불리는 성문이 있고, 그  옆으로 회랑 형식 묘지 Campo Santo가 조화롭게 어울려 있다.  

 세례당 오른쪽에 있는 잔디로  뒤쪽으로 유서 깊어 보이는 성문이 푸에르타 델 레온, 즉 사자문(Lion's Gate)이다. 


  피사의 사탑은 세계 2차 대전 중, 저격수들이 숨어서 미군을 저격하던 장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미군은 이 탑을 폭파해 버리려 했지만, 이를 명령받은 포병 리온 엑스타인(Leon Weckstein)은 인류 문화유산인 이 신비로운 사탑을 폭파할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돌아왔다고 전해진다. 

  이 사실은 종전 후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밝혀졌고, 리온 엑스타인은 인류의 귀한 문화유산을 지켜낸 인물로 인터뷰도 하고, 책도 쓰는 등 보람찬 말년을 보냈다. 

전쟁의 화마 속에서도 인간으로서 지켜내야 할 가치 있는 일을 실천한 한 포병의 올바른 판단이 오늘날 피사의 사탑을 있게 했다. 

 

  구름이 낮게 드리워진 하늘로 서서히 저녁노을이 깃들어간다. 이제, 피사 방문기도 접어야 할 시간이 됐다. 그동안 강행군으로 피로가 쌓인 눈이 오늘따라 더 불편하다. 

피곤한 눈이지만, 동그랗게 크게 뜨고 피사의 사탑, 대성당, 세례당과 납골당까지 둘러보고 나니 마음은 어느새 부자가 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은 피곤한 여행자다. 피사에서 중식으로 때운 소박한 저녁 식탁이 우리 현실이다. 


벌써 며칠째 중식만 계속 먹고 있는 현실!


  그래도 맛있게 먹어준다. 먹어야 힘이 나고, 그래야 건강한 여행자가 될 수 있으니까! 마음이 이렇게 부잔데, 까짓 식사 몇 끼로 기죽긴 없다. 실제, 냠냠 잘 먹고 씩씩하게 나선다. 


  피사에서 1시간여를 달려 몬테카티니(MONTECATINI)에 도착. 이번 여행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다. 이탈리아와 남프랑스 여행은 오늘로 막을 내린다. 내일은 피렌체 명품 아웃렛 '더 몰'에 들렸다가 로마 공항으로 향한다. 아쉬움과 행복했던 시간들이 함께 교차한다. 

  오늘 밤엔 토스카나 소도시인 몬테카티니 테르메(Montecatini Terme) 호텔 '산 마르코'에서 여장을 풀고, 주주와 레드루는 밤 산책을 나설 예정이다. 


https://www.opapisa.it/en


https://bit.ly/3uvzUss        


매거진의 이전글 절벽 해안마을 마나롤라 풍경에 빼앗긴 내 마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