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촌 목공소, 남희조, 허회태 작가와 함께 떠나는 '나무의 시간' 여행
[나무의 시간]은 미술관 최초,
목공소와 예술가 기획한 협업 전시!
"지금부터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세상 속 나무여행, 함께 떠나실까요?"
같은 시공간에서 세 명의 작가와 함께 누리는 '나무와의 시간 나들이'
'나무의 시간' 여행에서 우리를 인솔 동행한 작가는 내촌 목공소, 남희조, 허회태 작가다.
[나무의 시간]은 한가람 미술관 3층 제6, 제5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다.
[나무의 시간]으로의 시간 여행 출발은 인포메이션 왼쪽, 제6전시실부터다.
이제 [나무의 시간]을 따라가는 시공간 여행을 시작한다.
읽어보고 출발하면, 더 알차게 즐길 수 있는 [나무 시간] 여행
작가에 관해 알고 떠나면, 더 즐거운 시간 여행
내촌 목공소의 꾸븐낭개(Burnt Wood) 프로젝트
내촌 목공소는 직접 벌채한 강원도 산 참나무를 태워 사용한다.
이 작업을 시작한 지 오 년이 지났다.
참나무는 견고하고 무겁다.
목재를 태우면 참나무의 자태가 드러난다.
목질에 힘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검은색은 광택을 띤다.
참나무는 독수리가 하늘을 치달아 오르기 전 쉬어 가는 제우스의 나무라고 한다. 그리스 신전의 무녀는 참나무 잎 바스락거리는 소리로 신의 음성을 해석했다고.
남희조 작가의 '참회하고 싶었던' 겸손한 마음은 차가운 철을 위대하지만 한없이 부드러워 보이는 그레이트 마운틴(Great Mountain)으로 탄생했다. 그녀가 살고 있는 공간은 뉴욕이지만 그녀의 작품에서는 한국인의 원형이 드러난다.
철보다 강하게 살아온 어머니로서의 모습도 보였고,
늦깎이 예술가로서의 열정도 그대로 전해졌다.
관람객들에게 닿는 그녀의 스틸 작품은 거칠지 않았고, 미묘하면서도 한없이 따뜻했다.
내촌 목공소 서가 벽에 걸려있는 남희조 작가의 작품은 현대와 고전이 한 공간에서 중후한 조화를 이뤄낸다.
이런 서재에서 읽고 싶었던 한 권의 책을 펼쳐 들 수 있다면, 힐링이 따로 필요할까?
내촌 서가(Book Shelves)
내촌 목공소에서 만들어 세운 서가 안으로 남희조 작가의 작품들이 보인다.
골짜기 벼랑으로 집을 바짝 붙이느라 산과 면한 쪽으로 창문도 낼 수 없는 엄밀한 공간이 생겨, 2009년 내촌 서가가 생겼다.
전시장에 설치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었지만, 2011년 공간건축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며 원서동 사옥 일부에 내촌 목공소 작업을 설치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집 짓기를 의뢰하는 건축주들이 내촌 목공소 서가를 주문하기 시작했다. 서가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등장한 것이다.
'키친 내촌' 코너는 주부라면, 누구나 관심이 컸던 작품이었으나, 사진 및 동영상 촬영 금지 구역이어서 아쉬웠다.
정육면체 한 개 한 개마다 직접 허회태 작가의 필체로 쓰여있다. 정육면체가 전면에만 1,720여 개가 모여 하나의 작품이 탄생되었으니, 작가의 노고가 얼마나 많이 담긴 작품일지 감탄이 절로 났다.
아래 '헤아림의 꽃 2' 작품 중 두 번째 사진 모서리를 보면,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눈으로 직접 읽기도 힘들 정도의 작은 글씨를 한 획 한 획 직접 써서 담아낸 모서리는 1~2cm 폭에 지나지 않을 듯.
친필로 한 획 한 자씩 긴 세로로 써 내려간 글을 보니, 작가의 인내심과 예술 혼의 한계를 다시 묻게 된다.
여름철 친숙한 원두막이 있다.
사대부 양반들 글이 또렷한 정자, 루(樓)가 골짜기 따라 남아 있는 곳이 아직 많다.
돌 기초로 바닥을 다지고 나무 기둥 위에 작은 건축을 올렸다.
한자말로는 고상(高床) 집, 바닥에서 마루가 높은 집이다.
중국, 한반도에서 출토된 집 모형의 토기를 보면, 동아시아 집의 원형은 고상 집이다.
영어 트리하우스(Tree house)가 아닌 우리의 오랜 정자, 루, 생활 속의 원두막이 있었다.
트리하우스가 아니라 ‘마루 높은 집’이다.
한국, 중국, 일본의 마루 높은 집 구조가 비슷하다.
동아시아 세 나라의 ‘마루 높은 집’ 벽엔 빠지지 않고 시(詩)가 걸려 있다.
전통건축에서 가장 어려운 구조는 고대광실이나 절의 대웅전이 아니라 한 칸 건축이다.
한 칸 건축은 옆으로 위로 기댈 데가 없는 단순한 구조다.
대충 할 수 없고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니 목수에게 가장 난도가 높은 작업이다.
2009년 내촌 목공소는 마을의 성황당을 지었다.
산신을 모시던 오래된 성황당을 내촌 스타일로 다시 세웠다.
강원도 영서 지역 호랑이를 산신으로 모시는 산골의 성황당은 한 평 크기이다.
성황당은 한 칸 건축인 것이다.
동아시아 건축 평면의 기본 단위는 성황당 한 평이었다.
‘평’은 중국 한나라 무제 때 시행된 도량 단위로, 동아시아 민간에서 사용한 척도를 한무제가 통일된 도량으로 제정했다. '평' 단위는 이렇게 우리 삶 속에서 면면히 이어져 왔다.
나무와의 시간여행, 마지막 작품이다.
허회태 작가의 작품 속 글에서 향혼(꽃의 정기)이 감도니,
이날 [나무의 시간] 여행은 지친 현대인들에게 은은한 향혼이 전해진 것이 분명하다.
[나무의 시간] 전시회는 자연친화적인 작품들로 기획된 전시여서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됐다.
http://www.nw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9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