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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Aug 14. 2024

동그라미 포토존, 현대미술3관 중 어딜 먼저 갈까[5]

얼굴 표정을 알아볼 수 없는 인생 숏이 아쉽다!

탁 트인 동해를 바라보면서, 잠시 '선택 불가 증후군' 증상이 찾아왔다. ^^

바로 왼쪽, 피노키오 관련 수제품 판매하는 문으로 들어서면 현대미술 3관과 피노키오 박물관으로 이어지고, 

좀 더 직진해서 왼쪽 코너를 돌면 '동그라미 포토존'이 있으니, 어딜 먼저 갈까?

군중심리를 이겨내지 못한 발길이 저절로 동그라미 포토존으로 향했다. 

인생 숏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늘어선 긴 줄 맨 끝으로 가, 더 긴 줄을 이어주고 말았다. 

곧, 잘못된(?) 선택을 후회했지만, 그 긴 줄을 끊어내지 못하고 30여 분 이상 어정쩡하게 서서 기다렸다. 

같은 건물 '하슬라 뮤지엄 호텔' 아비지 동 206호에 예약한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 체크인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따로, 여유로운 시간대에 슬며시 내려와 '인생 숏'쯤 맘껏 찍고 가면 되는데. ㅠ

30분 넘게 기다리는 동안, 시원한 바닷바람도 무더위를 다 밀어내지 못하니,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까지 맺혔다.




긴 줄에서 잠시 이탈, 은빛 구조물과 푸른빛 동해, 파란 하늘, 흰 구름을  품고 금세 돌아오니 한 팀이 또 늘어난 상태. 다시 맨 꼴찌였지만, 그냥 기다렸다. 

이후엔 남편 '묵'을 긴 줄에 세워 모셔두고, 나는 피노키오 수제품 상점으로 들어갔다. 

들어서자마자, 맞은편으로 하슬라 체험학습장이 보였다. 


미술관 체험 학습장 - 피노키오 기념품점 안쪽에 있다.

하슬라 체험학습은 상설체험과 특별체험(단체 체험)으로 진행된다.  

채색 체험, DIY 체험 프로그램은 5세~13세 어린이들에게 자연과 예술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학습하고 탐구할 수 있게 한다. 

이외 액티비티 체험은 하슬라 아트월드에서 직접 제작한 체험키트를 활용한 놀이 형식의 체험으로, 보다 쉽고 재미있게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는 활동적인 프로그램이다. 적정 체험 나이는 10세~19세다.

체험학습 이용 시간 - 오전 9:00~ 오후 6:00 / 단체 체험학습 문의 033) 644-9411


마리오네트 인형

마리오네트란, 인형의 관절 마디마디를 실로 묶어 사람이 위에서 조정하여 연출하는 인형극. 또는 그 인형을 가리킨다. 나는 우리 집으로 모셔갈 피노키오 마리오네트 인형 세트를 찜해 두고, 기웃거리며 실내를 돌아보았다. 


마리오네트 인형 - 피노키오 / 빨간 머리 앤

현대미술 3관 일부도 둘러보았으나, 하슬라 컬렉션과 키네틱 아트는 내일 다시 와서 여유롭게 감상하기로 하고, 걸음을 되돌렸다. 

동그라미 포토존엔 아직도 우리 앞에 서너 팀이 남아있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앞에 있던 4명 젊은이들에게 우리 부부 사진을 찍어 달라 요청하고, 동그라미 포토존에 앉았다. 

역광이어서 인지, 폰 카메라의 한계인지, 얼굴 표정을 알아볼 수 없는 인생 숏이어서 아쉬웠다. 

  

얼굴 없는 부부의 인생 숏


동그라미 포토존 옆에 있는 조형물/ 인생 숏 / 포토존을 나와 철 계단에서 바라본 동그라미 포토존

내일 아침 9시, 하슬라 현대미술관 오픈 시간에 맞춰 재입장하기로 생각을 굳히고 동그라미 포토존을 나섰다. 새삼스레 낡은 폰 카메라도 아쉽고, 더 낡은 모델도 퍽 아쉬웠지만...



내 낡은 폰 카메라, 내 낡은 손길로 찍은 사진도 명품이 찍히긴 했다. 

10년을 훌쩍 넘긴 하슬라 철 구조물, 영겁의 세월을 견뎌온 동해는 낡을수록 더 멋진 풍광을 담아냈다. 

현대미술 3관과 피노키오 관을 패싱하고 다시 지상으로 올라가는 길, 

철 계단을 밟을 때마다 '탕탕 텅텅' 울리는 소리를 추상음악 삼아, 코너를 돌 때마다 런웨이를 하며 바다를 향해 걸었다. 


종종 뒤돌아 멈춰 서서 모델 노릇을 즐기기도 했고.

하슬라 주위의 자연경관도 열심히 담았다. 


지하 2층에서 지상으로 오르는 철 계단에서 바라본 동해 풍경, 애니메이션                                 


철 계단을 올라가면서 찍은 하슬라 입구에서 주차장으로 가는 길


바다 정원 전망대, 조형물

지하 1, 2, 3층에 있는 현대미술관을 직접 내려갔다 올라와야, '하슬라 아트월드'의 독특한 구조에 슬며시 감탄하게 된다. 

'하슬라 뮤지엄 호텔' 1층 아비지 갤러리를 통해야만 현대미술관, 장(張) 레스토랑,  터널 설치미술, 피노키오 박물관, 마리오네트 관, 바다정원 전망대, 하슬라라 카페, 조각 공원까지 모두 둘러볼 수 있는 구조였다. 


밖에서 따로 장 레스토랑이나, 하슬라 카페만 갈 수 없는 구조다. 

1층 아비지 갤러리부터 다시 원하는 곳으로 내려갔다 올라가야 한다. 

하슬라 입구에서 딱 바라보이는 괘방산 기슭에 자리한 조각 공원까지 1층 아비지 갤러리를 통해 지하 3층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와서 가는 구조이다. 기막힌 독창적 구조에 놀라움 반, 과연 누구를 위한 구조인가 의심 반이 서로 교차하기도 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바다정원 전망대와 하슬라 카페, 조각 공원은 그냥 밖에서 올라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만 그럴까?' 


하슬라 카페가 있는 바다정원에서 바라본 풍경




바다정원과 동해 / 두꺼비 조각상


하슬라 아트월드를 나가는 통로


나가는 통로 뒤쪽에 있는 설치작품과 동 풍경 / 통로를 나서기 전 앞쪽 풍경

오후 3시 전이었지만 하슬라 아트 월드를 나와, 다시 1층 인포메이션으로 걸어갔다. 

하슬라 뮤지엄 호텔 체크인을 했다. 

일단 덥고, 지친 몸을 쉬게 하고 싶었다. 

현대미술 3관과 피노키오 박물관, 그리고 가장 올라가고 싶은 3만 3천 여평의 조각 공원은 내일 오전에 돌아보기로 하고.

'정동진 밤바다도 그냥 지나치면 많이 섭섭하겠지...'

우리는 저녁식사도 하고, 밤바다 산책도 즐기러 다시 정동진 해변 쪽으로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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