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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Oct 02. 2024

간월도 코스모스 군락과 '간월항' 빨간 등대

간월항과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날마다 좋은 간월암 풍경

'간월항'과 '간월암' 가는 길

천수만 방조제로 들어서면, 궁리교가 있다. 

오른쪽으로 갈색 호수가 보인다.

간월호 위로 놓인 나무 텍으로 잠시 내려섰다. 

바닷물을 방조제로 막아놓아, 천수만 안쪽 '간월호'에서는 갈색 물이 일렁이고 있었다.  

오래전(2011년 11월), 베트남 '뀌년' 해변 '겐장 언덕' 흔들바위(Balanced Rock)에서 내려다보았던 그 바다 빛깔이 생각났다. 

간월호는 갈색으로 출렁였지만, 천수만 방조제 반대편 바닷물은 쪽빛으로 빛났다.  

나중에 방조제를 돌아 나올 때는 쪽빛 바다를 옆에 두고 달렸다. 


서산 궁리교 위에서 바라본 '간월호' 풍경


 '뀌년' 해변 / '간월호'


간월호 풍경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와 홍성군 서부면을 연결하며 천수만을 가로지르는 방조제 길이는 6,458m에 이른다. 1979년 건설을 시작할 당시엔 국가적인 대사업으로 불렸다. 

1982년에는 B 지구, 1984년에는 A 지구 물막이 공사를 최종 마무리했다. 

대규모 간척지에 농경지가 조성되고 A 지구에는 간월호가 조성되어 철새의 먹이가 풍부해져, 철새 도래지가 됐다. 

방조제 동편에는 천수만의 생태환경 탐구와 관찰을 하는 홍성조류탐사 과학관도 있다. 

서편에는 이날 우리가 찾아가는 목적지인 간월도와 간월항이 있다.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 서산 천수만 표지판                                



간월도에 도착, 맛집이 늘어서 있는 넓은 곳에 무료 주차장이 있다. 

천수만 안에 위치한 작은 섬이었으나 1984년 대규모 간척 사업으로 바다가 아닌 육지로 변한 곳이다. 

간월도 간월암의 일몰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특산물은 어리굴젓이다. 

우리는 점심으로 영양 굴밥을 먹기로 작정했지만, 주차장 옆으로 있는 '역마차 펜션'과 그 주위로 넓게 조성된 코스모스 단지에 마음과 발길이 먼저 갔다.  



역마차 펜션의 말과 소우주를 상징하는 코스모스 군락 앞에 서서

역마차 펜션 단지                                 / 역마차 펜션의 내부

'질서와 조화를 지니고 있는 우주와 세계를 나타내는'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 코스모스의 깊은 뜻을 중얼거리며 꽃길을 걸었다. 

사람들이 드나들며 만들어진 샛길이 보이면, 나도 꽃들 속으로 들어가 꽃처럼 활짝 웃었다. 

오늘은 할미꽃이 아닌, 코스모스 꽃으로 피어나 소우주가 되었다. 



'묵'은 소우주를 향해 어딘가로 달려 오를 듯한, 흰말 앞에 섰다. 

평생 '가장'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앞만 보며 달려왔으니, 이 남자도 어딘가로 힘차게 달리듯 날아오르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 이제 각자의 소우주를 향해 달려봅시다. 그러다 힘들면, 같은 시공간에서 다시 만나니까!"




'울 엄마영양굴밥'집에서 즐긴 점심 식사

식당 안은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그래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금세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먼저 나오는 굴 부침개를 먹고 있으면, 곧 기본 반찬이 올라왔다. 

이어서 된장찌개와 구운 김이 나왔고, 드디어 양념간장과 영양 굴밥이 등장했다.



영양 굴밥을 빈 그릇에 옮겨 담아 양념간장과 참기름을 넣고 비벼 먹고, 누룽지는 뜨거운 물을 부어두었다가 후식으로 먹어준다. 

푸짐하고 맛있는 영양 굴밥(1.7만 원/ 1인)이지만 우리 부부에겐 양이 많았다. 

반찬 리필이 가능한 곳이지만, 우리는 밑반찬도 남기니.

맛없어서 남긴 것이 아니지만, 음식물을 남기는 것이 신경 쓰였다. 

이젠 '1일 1 쓰레기 1 제로'도 실천하기 힘들다니!



간월도 주차장 앞쪽 바닷가 산책

맛있는 밥을 먹고, 

잠시 주차장 앞쪽으로 펼쳐진 간월도 바다풍경을 바라보며, 따가운 햇살을 맞았다. 



간월도 주차장 앞쪽 바다 풍경

아직도 한낮 햇볕은 매섭기 짝이 없다. 

이마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땀도 따뜻하다. 

마음도 날씨처럼 변덕스럽다.

이날은 무더운 바람, 따가운 햇살도 싫지 않았다. 

이런 땀도 이제 2024년에는 더 이상 흐를 일도 없겠지. 

이별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게 한다. 

우주의  무한 시간과 끝없는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일상도 소우주임이 분명하다.



간월항과 방파제 빨간 등대 - 방파제에서 바라본 간월암

곧,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간월암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간월항 표지판 / 주차장에서 내려다보이는 간월항

간월항 빨간 등대를 향해 방파제 위를 걸었다. 

불덩이처럼 이글거리는 한낮 햇살이 성난 듯 내리 꽂혔지만, 우는 성내 지도 않았고, 서둘러 빨리 걷지도 않았다. 


간월항 방파제 끝에 있는 빨간 등대                                


간월항 방파제에서 바라본 간월암 풍경


방파제 위에서 바라본 간월암 풍경, 애니메이션                                 


간월항 빨간 등대                                


방파제 위에서 바라본 간월항 풍경, 애니메이션  


방파제를 돌아 나오면서 다시 뒤돌아 바라본 간월항 빨간 등대


방파제에서 간월암 주차장으로 다시 올라왔다. 

주차장에서 간월암으로 내려가기 위한 계단 앞에 서서 간월암을 바라보니, 방파제에서 바라보던 풍경과 그 느낌이 사뭇 달랐다. 

그저 거리상으로 멀거나 가깝다는 차이가 아니라, 

극락을 바라본 듯한 느낌과 중생을 품어주는 사찰 앞에 선 현실의 차이다. 

그 느낌과 이 현실이 다른 공간이 아니었지만. - '날마다 좋은 날, 바로 이곳이 극락이다'



간월암에 들어서서 바라본 빨간 등대


섬과 육지로 변하는 간월암 스케치는 다음 포스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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