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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Oct 21. 2021

닫힌 세상을 향한 나의 이음매 [브런치 북]

4권의 브런치 북 탄생을 자축하며~


힘들었던 시간이 전화위복의 기회, 인생사 '새옹지마'

내면의 많은 나를 다 품고, 세상 향한 이음매를 그려 넣었다.

내 추상화에 그려진 이음매는 [브런치 북]이다.



입원과 수술, 퇴원을 거치는 동안, 나 자신의 깊은 내면이 나를 똑바로 올려다보는 걸 느꼈다.

내면의 빛과 마주하는 순간, 시간을 그냥 죽이며 살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또렷해진다.

정신은 깨어있으나, 몸이 자유롭지 않던 현실은 어쩜 내 이중성을 그대로 드러내기에 딱 맞았는지도 모른다.

내 안의 나는 절대적이며, 내 밖의 너는 상대적일까?

내면에 그어진 나의 점과 선, 면은 동그라미처럼 네모나 세모처럼 딱 막혀있다.

사실 그 생김새는 큰 의미가 없다. 그냥 도형이든 추상화든.

살아보니, 막혔나 뚫렸나 가 더 중요하더라!

막 걸음마 시작하는 아기처럼 서서히 일어나 뒤뚱거리며 걸었지만, 쳇바퀴처럼 돌리던 일상을 멈추니 이렇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더라.

집안은 한동안 정리하지 못한 채여도, 몸이 아직 불편해도 이 시간이 좋은 기회가 됐다.

내 속엔 내가 많다. 도형 형태만큼이나.

쓸모없는 도형은 하나도 없다.

다 품고 직시한다.

꽉 막힌 듯 보이는 내면의 도형들을 천천히 들여다본 까닭은 작은 이음매라도 찾고 싶어서다.

찾질 못한다면 이음매부터 만들어야겠기에.

내면 깊은 곳에서 우왕좌왕하는 많은 나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가볍게 도닥여주며 이음매를 그려 넣고, 서로 조화롭게 배치하는 시간을 갖는다.

내속에 담겨진 여러 도형마다 이음매가 서명하게 보이도록 나만의 표시를 한다.

스케치를 하고 그림을 그린다. 추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의 둥근 마음, 모난 마음을 쭉 펼쳐보니, 몬드리안의 작품과 닮아있다.

청소년 시절 '피터르 몬드리안'의 작품 <뉴욕 1> 추상화를 감상하면서 단번에 뉴욕 마천루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거나 항공사진을 상상하고 그의 작품에 매료도기도 했다.

어린 나에게도 몬드리안처럼 외형적 형태 속에 숨어있던 '불변의 실재'가 보였던가!

계획도시의 도로, 네모난 고층 건물들, 수많은 자동차 물결, 밤이면 헤드라이트 불빛이 그리는 긴 직선까지, 선과 점의 기하학적인 형태로 그려진 몬드리안의 작품은 대도시 뉴욕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느낌이었지.


몬드리안의 작품 <뉴욕 1> / 마천루에서 내려다 본 뉴욕


힘들었던 시간이 전화위복이 됐으니, 인생사 '새옹지마'라 않던가!

올 7월 1일 브런치 작가로 등록됐으나, 그동안 작품은 전무한 상태였다.

세상을 향해 꽉 막혀있던 내 이야기들은 힘든 시간마다 겨우 그려 넣곤 했던 작은 이음새를 통해 이제야 조금씩 열린다.

그동안 두서없이 올렸던 글들을 한 곳에 모아보니, 4권의 [브런치 북]이 탄생했다.

'브런치'에서 60대 나이에 [브런치 북] 4권을 올렸다는 건 특별한 일이 못 된다. 

이곳엔 20대~30대 작가들도 많고, 이미 여러 권의 작품을 출간한 쟁쟁한 이들도 참 많더라.

비교할 필요 없는 것이, 각자 다른 삶을 살아왔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각자 자기만의 글을 쓴다.

이제라도 나의 글을 쓰면서 소심하게 소통하기 시작했으니 기쁘다.


'브런치'에는 읽을만한 글들이 많다.

시간이 부족해서 다 못 읽지, 좋은 글은 항상 차고 넘친다.

이곳에서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삶의 기복이야 여전하겠지만, 소소한 글을 쓰면서 조금 더 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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