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진 공원, 연화정 도서관 - 나 홀로 산책 스케치 2

연화교, 연화정 도서관, 연화루, 별똥별 체험장, 격자문살, 한강 '흰'

by Someday

연화정 도서관 가는 길

연화교와 연화정 도서관

연화정 도서관은 전주시립도서관 직영 도서관이며, 덕진공원 덕진호 한가운데 자리한 ㄱ자 형 단층 한옥이다. 한옥의 아름다운 선과 면 사이로 곳곳에 여백을 품고 있는 연화정 도서관은 2022년 6월 개관했다.

일제강점기 뱃놀이 보트를 띄우던 유원지였던 덕진공원의 대표적인 건축물이었던 연화정을 재건축한 건물이 한옥 도서관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덕진공원의 탈바꿈은 연화정 도서관, 연화루 쉼터로 더 빛나 보였다.

지금 덕진호에서, 봄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무리가 '사각사각 서걱서걱~' 내는 음률은 사색의 읊조림으로 들린다. 고독해 보이는 갈대 무리의 읊조림은 긴 여운을 남기며 귓가에 스쳐간다. 이렇게 4월이 가고, 눈부신 5월이 다녀가면 짧은 봄날도 떠나겠지!

계절이 바뀌는 6월이 되면, 이곳 덕진호 연꽃 자생지에는 만개한 연꽃 무리가 가득 차오를 것이다.

이런 장관이 펼쳐질 아름다운 계절에도 덕진호에 다시 서서, 연꽃과 초록 잎이 서로 속살대는 그 청아한 소리를 듣고 싶다. 각 계절마다 아름다운 풍광을 다 품지 못하고 스쳐가는 섭섭한 나그네 마음일랑 누가 알까!

올 6월, 이곳 연꽃 군락지에 다시 들리지 못하더라도, 나는 상상 속에서 이곳을 다시 찾아와 거닐거나, 충남 아산 외암민속마을 연꽃 군락지나 천안 천호지 근린공원 연꽃 무리, 경기 의왕 초평동 연꽃 단지를 찾을지도 모른다.

연꽃은 연못 위 둥둥 떠 있는 수생식물이라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지만, 논과 늪지의 진흙 속에서도 쑥쑥 성장한다. 관상용으론 물론, 식용, 약용으로도 쓰이고 연의 줄기(연근)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우리의 먹거리이기도 하다. 연꽃은 아름다운 자태뿐 아니라, 너무 진하지 않은 날 듯 말 듯 향기 역시 매력적이다.

6월엔 책 한 장 넘기고, 연꽃 무리 두 번, 아니 서너 번씩 쳐다보아도 기~인 여름 햇살이 우리의 아쉽던 시간을 다 품어 줄 것이다.


별똥별 체험장 - 연화정 도서관 앞뜰

연화정 도서관 앞뜰에는 신기해 보이는 체험장이 있다.


별똥별 체험 - '연화정의 소원'

연화정 도서관 앞뜰에는 방문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특별한 체험 공간이 있다. '연화정에 내린 별들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운영되는 별똥별(운석 조형물) 체험장으로, 설치된 운석 모양 조형물을 활용한 참여형 미디어 콘텐츠다.

1) 체험 방법: 마당에 떨어진 듯한 형상의 별똥별(운석 조형물)을 직접 손으로 만지며 소원을 빌어본다.

2) 시각 효과: 별똥별을 만지는 순간, 연화정 도서관 주변으로 수많은 디지털 풍등이 하늘로 떠오르는 환상적인 영상 연출을 감상한다.

3) 의미: 연화정이라는 전통적인 공간에 현대적인 미디어 기술을 접목, 참여자들에게 특별한 추억과 행운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기획된 체험이다.

4) 운영 정보: 야간 경관을 활용한 콘텐츠이므로 해가 진 뒤에 운영된다.


나그네에게 시간의 제약은 늘 아쉬움으로 남지만, 밤풍경을 혼자 상상해 보는 것으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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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운석 조형물 뒤쪽과 앞쪽


연화정 도서관과 연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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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루와 연화정 도서관 / 도서관 출입구. 뒤로 나란히 보이는 또 따른 출입구


오른쪽 연화루 / 정면, 연화정 도서관 입구 1/ 오른쪽 ㄱ자로 꺾인 건물, 도서관 입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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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 및 쉼터 누각인 연화루 안과 문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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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정 도서관 입구 1 안쪽서 바라본 덕정호 풍경 / 오른쪽 사진 입구 1을 나선 후, 뒤뜰에서 바라본 연화루 쪽

연화정 도서관 뒤뜰에서 연화정 주위 풍경을 가득 품는다.

하늘과 회색 구름, 봄바람과 연못의 잔 물결, 철 지난 갈대와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한 여윈 연대가 잔 물결 위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눈과 귀를 열고 잠시 사색에 잠긴다. 생로병사는 모든 생명체에 적용된다. 세상 만물은 모두 제때가 있다. 이는 단순한 생애 단계를 넘어, 삶의 유한성이란 한계에 직면하는 과정이기도 하나, 크게 아쉬워하거나 슬퍼할 일이 아니다.

깨어있는 삶은 오히려 시간의 소중함을 인지하고, 인생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왔다가는 인생의 길이에 상관없이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적극적인 태도는 늘 필요했다.


KakaoTalk_20260406_032519227_28.jpg 일랑이는 덕정호 위 연꽃대무리와 연화교 풍경


https://m.blog.naver.com/joopokey/clip/14104849

사색을 접고, 연화정 도서관으로 들어섰다.

이 도서관은 덕진공원(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390) 중앙에 위치해 있다.

고즈넉한 감성이 담긴 연화교를 건너오면, 현대와 예스러움이 어우러진 한옥으로 지어진 연화정 도서관과 만난다.

* 연화정 도서관 운영시간 10:00~19:0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와이파이 무료 이용


연화정 도서관

덕정호수를 뒤로 하고, 뒤뜰에서 연화정 도서관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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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정 도서관 창밖으로 절로 시선이 멎었다.

창밖에 담긴 그윽한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다 보니 그저 딱 멈춰 서서도 세상을 다 품은 듯 행복했다.

이곳은 네 폭 혹은 두 폭 짜리 풍경화가 제각기 조금씩 다른 그림을 품고 있는 명화 전시 갤러리였다.

연화정 도서관과 연화루 문과 창의 틀을 채운 격자 문살은 우리 전통미의 뛰어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연화정의 소박한 풍경에서는 꽃, 구름, 십이지신상 등의 무늬조차 더 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질 만큼, 오히려 단순한 격자 문살이 돋보였다.

연화정 도서관 한옥 창문 밖 풍경 2점

ㄱ자로 이어진 연화정 도서관 실내

연화정 도서관에서 한강 작가의 작품들도 만났다.

한강 작가의 작품들 속에 푹 빠져 지냈던 지난해 행복했던 시간들이 생각났다.



과거와 현대의 품격과 조화로움을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나의 한계를 현장 사진 스케치가 대신해 주는 것이 참 다행이다.

손가락 염증이 들고나지만, 이렇게 기록을 멈추지 못하는 것도 이젠 습관이 됐다.

이런 습관 몇 개쯤은 죽는 날까지 날 지탱해 주는 작은 힘이 될 것이다.

희미해지는 기억의 용량에 상관없이 다른 한편에서 나를 꿋꿋하게 지켜주는 것이 쌓이는 기록이다.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담아두는 것이라기보단 살아있을 때 필요한 기억 창고이다. 필요할 때나 생각날 때 펼쳐보다가 내 존재의 소멸과 함께 묻힐 기록이기에 계속 쉬엄쉬엄 담아 간다.



연화정 도서관 ㄱ자로 이어진 쪽도 한국적인 매력이 가득 담겨있다.

바라만 보아도, 스쳐만가도 힐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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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정 도서관을 둘러보고 나서는 내 발걸음이 자꾸 미적미적 꺼렸다. 오랫동안 이곳에 앉아, 한강 작가의 <<흰 >>을 다시 읽고 싶었기에.

그녀의 '흰'이 생각났다.

눈송이들, 진눈깨비, 입김, 각설탕, 모래, 백열전구, 흩날린다. 넋 그리고 모든 흰.....

'부서져본 적 없는 사람의 걸음걸이를 흉내 내어 여기까지 걸어왔다. 꿰매지 않은 자리마다 깨끗한 장막을 덧대 가렸다. 결별과 애도는 생략했다. 부서지지 않았다고 믿으면 더 이상 부서지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그러니 몇 가지 일이 그녀에게 남아 있다;

거짓말을 그만둘 것.

(눈을 뜨고) 장막을 걷을 것.

기억할 모든 죽음과 넋들에게 -자신의 것을 포함해- 초를 밝힐 것.' 작품 <<흰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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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정 도서관 안에서 바라본 도서관 밖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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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막한 연화정 도서관 담장의 정겨움 / 연화정 도서관을 나서서 돌아본 풍경


연화정 도서관을 둘러보고 나선 길, 반대쪽으로도 이어진 연화교를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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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자로 껶인 연화정 도서관 뒤쪽과 덕진호 풍경 / 도서관을 가운데 두고 계속 이어진 연화교

고즈넉한 연화정 도서관의 아침풍경- 사진 왼쪽, 연꽃자생지(지금은 갈대무리 가득한 곳) / 오른쪽은 맑고 투명한 덕진호

한 폭 그림으로 걸려있는 듯한 영화정의 조용한 아침 풍경은 마냥 곱기만 했다.

6월 이후가 되면, 이곳 연못에도 만개한 연꽃 무리가 가득 차오를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작은 전율이 일었다.


연화교와 이어진 산책길, 연꽃 자생지인 갈대무리 습지/ 멀리 오른쪽 연지정과 연지교


*덕진공원 창포길로 향하는 산책 스케치는 다음 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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