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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May 08. 2022

이웃과 SNS 이웃 - 함께 브런치 하실래요!

브런치도 관계로 치면, SNS로 형성된 끈이다.

'가까운 사람'

'가까이 사는 사람'

이웃하면, 일단 옆집 아랫집 윗집 사람들을 생각한다.

같은 통로, 한 지붕 아래 사는 사람들 얼굴까지 떠오른다면 더 좋다. 

살가운 이웃, 까칠한 이웃, 미더운 이웃, 무관심한 이웃, 심지어 마주치고 싶지 않은 이웃까지...

주관적일 것 같지만 서로 비슷한 감정을 갖고 살아간다. 

유명인이나 BTS 같은 스타라면 모를까, 관계란 대부분 상대적이다. 

목례 정도 주고받는 사이도 아니라면, 까칠하거나 무관심한 이웃으로 치부해 버리면 끝난다. 

무늬만 이웃인 셈이다.


2017년 6월 4일 내가 블로그에 남긴 기록을 보니 

- 7년 전, 내 블로그 이웃은 딱 한 명, 딸뿐이었다. 

어설픈 글과 사진을 올리면서, 이웃이 10명만 생겨도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어느새, 232명의 이웃이 생겼다.

내겐 과분하게 많은 이웃이다.  

7년간 한 분  한 분 연을 맺은 이웃들이니, 모두 고맙고 소중하다.

정치적 성향, 취향, 느낌이 다른 분들과의 이웃도 마다하지 않았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도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그러나 종교나 정치적인 글은 다름을 인정해도 공감♡을 누르기 쉽지 않다.   

방문 횟수와 공감 누르기가 줄어들면, 멀어지기 마련이다. 

이곳에서도 주거니 받거니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서로 무늬만 이웃으로 그 인연이 다 한다. 


공감 누르기보다 읽기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포스팅한 글에 들어오지도 않고 눌러지는 공감은 무늬만 공감인 셈이다. 

그것도 모르고 꼬박꼬박 답방하고 읽고 공감을 꾸~욱 누르며 성실한 이웃 노릇을 꽤 오랫동안 해 왔다.  

순진하게도 내 글을 올리자마자 공감이 눌리면, 와! 감탄하며 좋아라 했다.

어떻게 10초 만에 글을 읽고 공감을 누를 수 있단 말인가, 100초도 아니고.

네이버 블로그는 포스팅한 글 오른쪽 상단 통계로 들어가면, 조회수와 공감수가 나타난다.

블로그를 2010년 8월에 시작했지만, 7년 동안 조회수와 공감수를 대조하며 들여다본 적은 없었다.(실은 이런 기능도 몰랐다. ㅋ) 

블로그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던 딸이 "엄만 너무 순진해!"라고 실상을 짚어 주고 나서야  

조회수보다 공감수가 많다는 사실에 놀라며,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현재 대부분 이웃은 SNS 상에 있다!?

SNS는 인터넷상에서 형성된 관계 구조인 '소셜 네트워크'를 다른 사람들과 형성하여 소통망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최근 올리는 블로그 포스팅엔 가끔 공감과 댓글 기능을 끄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러나 이도 옳은 방법은 아닌 듯하다. 물론 이웃과의 소통망을 아예 차단한다면 SNS라 할 수 없다.

내 블로그 댓글 기능은 거의 닫고 있다. 

정성껏 댓글까지 달아주고 달리면 좋겠지만, 공감만 있는 경우보다 댓글만 있는 경우엔 서로 피곤해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도 어쩌다 방문한 이웃이 공감을 차단해 버렸을 때, 왠지 허전했던 경험이 있다. 

누군가 내 글을 읽지 않는다고 해서 상대방을 탓할 이유도 없다.

올린 콘텐츠가 흥미롭지 않거나 보편타당함이 부족해 공감받지 못할 수도 있으니, 글 쓰는 사람 탓도 있다. 


언제부터인가 '블로그 이웃 늘리는 방법'까지 검색어에 뜨기도 한다. 

'이웃이 많을 필요가 있을까?'

'양과 질이 함께 상승하지 않는다면, 무의미하지 않을까?'

나도 누군가도, 서로에게 무늬만 이웃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늬만 이웃, 그렇다고 정리도 못한다.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라고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통계로 보이는 숫자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SNS도 'give and take'가 정확하게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저울로 달듯, 자로 재듯 같은 무게와 길이의 관심과 공감이 오고 간다.

유명 블로거 중에는 기부엔 인색한 사람들도 있으나, 유명인이 되면 어쩔 수 없다. 너무 많은 이웃을 두었으니 다 오고 가려면 바쁜 것도 맞다.  

SNS에서도 부익부 빈익빈(富益富貧益貧)이라는 것이 세상과 똑같다. 

give and take는 인간의 속성이면서, 한계이기도 하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12년 차 블로거지만 오히려 먼저 이웃을 선뜻 신청하지도 못한다. 이제는 혹 고맙게도 볼거리, 읽을거리가 있다면 서로 다녀 가면 되겠거니 그냥 편하게 생각한다. 

블로그에서는 가끔 사업이나 상업적 목적으로 이웃을 두는 사람들도 있다. 이도 탓할 바는 아니다. 자신의 사업이 번성하길 바라는 마음이나, 책이나 글이 많이 읽히길 바라는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을 테니까. 100% 광고성 글은 제외하고. 


한 유명 스타를 줄기차게 응원하면, 그 스타의 많은 팬들이 찾아와 열렬히 응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공감도 개인적인 문제(건강상)로 포스팅이 뜸해지면, 썰물처럼 쫘악 빠진다. 

원하는 콘텐츠의 글을 올리지 못하니 이도 정상적인 현상이다. 

삶처럼 SNS에서도 왔다가 가고, 몰렸다 흩어진다. 

브런치도 관계로 치면, SNS로 형성된 끈이다.  

블로거와 꼭 같진 않아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 간다. 

그리고 종종 다시 11년 전, 새내기 블로거처럼 마음 통하는 이웃이 10명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쓴웃음을 짓는다. 




블로그던 브런치던 글쓰기를 즐겨야 지속할 수 있다. 이웃이 많고 적음을 떠나 같은 부류의 즐거움을 쫓는 이들이 들고나는 곳이니, 시간이 날 때마다 계속 찾게 된다.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마음 같아선 죽을 때까지 이어가고 싶다. ^^

좀 더 브런치를 일찍 만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몸이 아프고 나서 이젠 회복기를 완전히 지났다 싶었지만, 아주 가끔 수술부위 아래쪽이 살짝 당기거나 불편하다. 연세(?)가 많은 사람이 수술하면 이런 상태가 꽤 지속된다. 역설적이게도 '수술도 배움처럼 젊어서 하는 것이 낫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혼자 피식 웃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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