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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Nov 26. 2021

<러덜리스> 어쩔 줄 모르는 주인공 샘과 밴드 이야기

아들 잃은 슬픔과 아들 총기 난사사건으로 보낸 방황의 세월


Rudderless, 2014

개요  드라마 / 미국 / 105분 / 2015. 07 개봉

감독  윌리암 H. 머시

출연  빌리 크루덥(샘), 안톤 옐친(쿠엔틴), 셀레나 고메즈(케이트), 펠리시티 허프만(에밀리), 

       마일즈 헤이저(조시)


 


  <러덜리스>는 멋진 음악영화이며, 가슴을 아프게 하는 가족영화다. 

영화 속 '센트럴 폴리스 주립대학 총기 난사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픈 기억과 상처만 남긴 채 2년이라는 세월이 흐른다. 샘은 아들 조시를 잃은 슬픔과 아들이 일으킨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괴로워하며 살아간다. 아들은 다른 학생들을 6명이나 죽이고 자살했다. 


  샘은 잘 나가던 광고 기획자였지만 자신의 과거조차 숨긴 채 요트에서 방황의 세월을 보낸다. 살아남은 이들의 괴로움과 아픔이 그들의 삶을 얼마나 힘들게 짓누르는지! 그는 페인트 공으로 근근이 일하며, 계획 없이 살아간다.


  샘은 이혼한 에밀리가 가져온 아들의 유품을 정리하다, 아들이 만든 노래를 발견한다. 그는 조시를 그리워하며 아들이 작곡한 곡을 직접 노래한다. ‘멀리 떠나 갈수록, 더 깨달을수록, 집으로 가고 싶네.’ 샘은 노랫말에서 방황했던 아들의 외로운 마음을 진하게 느낀다. 


  샘은 아마추어 뮤지션들이 즐겨 찾는 클럽에 갔다가 우연히 무대에 오른다. 그는 아들이 작곡한 곡을 직접 통기타로 치며 노래한다. 뮤지션을 꿈꾸고 있는 섬세한 청년 쿠엔틴은 처음 들어보는 특별한 샘의 노래에 빠져든다. 함께 노래하고 싶다던 쿠엔틴을 계속 거절하던 샘은 쿠엔틴의 노래하는 모습에서 사랑하던 아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우여곡절 끝에 밴드 ‘러덜리스’가 만들어지고, 멤버 조합부터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이 밴드는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참신하고 매력적인 노래로 커다란 인기를 얻게 된다. 러덜리스는 ‘어쩔 줄 모르는’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러덜리스 밴드는 신곡 노래와 연주 실력으로 많은 인기를 누린다. 

  쿠엔틴의 뮤지션 꿈도 곧 이뤄질 듯하고, 샘도 무척 기쁘다. 밴드 러덜리스는 점점 유명해지고, 정식 데뷔 무대까지 오르게 될 꿈에 부푼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의 여자 친구였던 케이트가 조시 아빠인 샘을 찾아와, ‘어떻게 그 노래를 부를 수 있느냐?’며 질타한다. 샘은 다시 깊은 자괴감에 빠져든다. 


  조시의 21살 생일날, 무덤을 찾은 샘은 아들 비석에 ‘살인자, 악마’라고 쓰인 낙서를 보고 괴로워한다. 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샘이 사랑하는 아들은 아직도 사람들에게 '미치광이 살인자'로 남아있을 뿐이다. 아빠 샘에게 조시는 소중한 아들이었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다. 

  그러나 조시가 지은 살인죄 때문에 아무 말도 못 한 채, 모두에게서 잊혀 지내고 있는 샘이다. 아들의 어두운 그림자는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더 아픈 상처로 깊게 남는다. 


  샘은 아들 무덤에서, 마침 비석의 낙서를 지우러 온 조시 엄마 에밀리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함께 낙서를 지운다. 조시가 연쇄 살인죄를 지었으니, 부모는 아들의 죽음을 겉으로 드러내고 슬퍼하지도 못한다.



  케이트는 중요한 공연을 앞두고 들떠있던 쿠엔틴에게도 찾아가, 러덜리스 밴드가 노래하는 모든 곡들은 총기난사 사건 가해자인 조시 곡이라는 것과 샘은 그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린다. 

쿠엔틴은 ‘그럴 수는 없어!'라며, 괴로워한다. 예정되어 있던 공연도 취소하고, 뮤지션 꿈까지 접는다. 

  나중에, 샘은 쿠엔틴을 찾아가 "짧은 인생 하나, 또 망치게 하고 싶진 않아. 계속 앞으로 나가. 나 때문에 포기하지 마. 포기하는 자는 이길 수 없어."라며 진심을 담아 충고한다. 아버지의 마음으로.


  영화 내내 겉으론 무심한 척 보이던 샘은 누구보다 아들을 사랑했다. 그런데 그 아들은 총기난사 사건 가해자다. 객관적으로 아들은 용서받을 수 없는 사건을 일으켰다. 아버지 샘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아들 사랑하는 마음을 전한다. 그런 아버지 마음까지 손가락질할 수는 없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상황에서 어찌 보면, 현실은 답답하고 답이 없어 보이지만.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마지막 장면, 뮤지션 클럽에서 샘이 부르는 조시 노래는 아버지의 진정한 사랑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곳에서 샘의 노래를 듣던 사람들은 모두 눈시울을 붉힌다. - ‘세상은 너 없이 돌아가지. 어딘가에서 이 노래를 듣고 있다면, 같이 불러다오.’ -

  이혼한 샘과 에밀리는 각기 다른 방법으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자식 사랑을 보여주지만, 부모 사랑은 하나같이 절절하고 소중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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