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졸리다더니

Opposites Abstract

by J Lee

"엄마 나 쉬 안 마려."

"응, 기다릴게, 다녀와."


"Good night."

"I'm not sleepy"

"Okay, sweet dreams."


누가 들으면, 아이에게 참으로 무심한 사람 취급 당하기 딱 좋은 대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아들은 의도와 반대되는 말을 해서, 말만 듣고 믿다간 오히려 무심한 엄마가 되어 버릴 수 있었다. 특히나 밤이 되면, 더 놀고 싶어 끝까지 졸리지 않다고 우겨보지만, 그림책 속 비둘기처럼 스르르 잠이 들어 베개에 바로 누이면 코까지 골며 잔다.


아이를 지켜보면서, 말을 바로 하든 거꾸로 하든, 아이가 원하는 것을 찾아낸 것으로 만족하는 삶도 있고, 아이의 반대적 표현을 심오하게 파 들어가는 삶도 있다. 작가 Mo Williems. 그는 대립하는 것들의 공존에 관심이 많다. 그것을 책으로 만든 것이 <Opposites Abstract>이다. 색, 선, 형태만으로 대립이 무엇인지 표현하고,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아이디어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여정'을 함께한 독자들이 궁극적으로 자신만의 대립을 찾아내도록 하는 것이 작가의 목표이기도 하다.


The artist may get to create the work—
but the audience gets to create
the meaning.

MO WILLEMS


2019년 베토벤의 아홉 개의 교향곡을 거대한 추상화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할 때 전시되었다고 한다. 이 작업을 계기로 그가 새로운 작업에 눈을 떠, <Opposites Abstract>의 창작으로까지 연결이 되었다고 한다. 작가 본인의 설명이니 그게 맞을 텐데, 2006년에 출간된 비둘기 시리즈로 미루어 보았을 때, 이미 작가는 '반대'가 반대가 아닌, 혹은 반대 속에 공존하는 반대의 미학을 표현하는 재능을 탑재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둘기는 대단히 요란하고 구체적인 캐릭터여서 비둘기의 심오함을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걸까. 혼자만의 상상을 해본다.

<Don't Let the pigeon stay up late!> by Mo Willems

https://www.youtube.com/watch?v=ifnXQIosZ3s

아이들이, 비둘기에게 익힌 협상 기술로 인해 양육과 훈육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을까. 그렇다 할지라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어린아이들 대상의 그림책 등장인물들이 그렇듯. 재치 발랄하고 말도 많고 재미있다. 새들에 관한 대단히 교육적인 다큐멘터리를 보기 위해 취침 시간을 연장해 달라고 아주 간절하게 요청하면, 당신의 결정은?


아들은 원하는 것이 있으면, 목소리를 살짝 더 어리게... 물론 지금도 어리지만... 지금보다 더 어린 아기처럼 귀여움을 덧댄다. 표정은 선량하게. 조그마한 손을 꼭 쥐고, 'Please'를 공손하고 애절하게 반복한다. 그래도 제 뜻대로 되지 않으면 와락 울음을 터뜨리며 발을 구른다. 갑자기 세상 모두가 나쁨으로 돌변해 버린다. 이 극과 극의 미학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가님의 작품을 양육에 지친, 극과 극에서 갈등하는 모든 분들과 공유합니다.


Symphony No. 9, No. 5, No. 8 (위에서부터 오른쪽, 아래 왼쪽, 아래 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