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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Apr 24. 2023

아들의 반항기

뾰족뾰족

아들이 하원 차량에서 내리면 길을 건너 상가 피아노 학원을 간다. 피아노 재미있다더니, 지난 목요일부터 안 가겠다고 한다. 주말 지나면 괜찮을까 했는데, 더 완강히 싫다고 한다. 그럼 오늘 못 가는 거 알려드린다고 간판 전화번호를 본 김에 전화를 걸자, 전화하지 말라고 울기 시작했다. 통화는 바로 끝났지만, 자기가 하지 말라는 것을 해버린 엄마를 쉽사리 용서하지 못했다.


갑자기 낮아진 기온에 바람까지, 아파트 정문은 추웠다. 아들은 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 집도 안 들어가겠다며 삼십여분을 울었다. 벤치에 앉지도 못하게 해서, 내내 서서 바람을 맞았다. 감기 들고 콧물 난다 했더니, 콧물 나는 게 좋다고 생떼다. 겨우겨우 집으로 들어와서도 한참을 더 울었다.


나름대로 억울하고 분하고 이유 있는 항변이라 생각할 텐데. 마냥 받아주기엔 어미의 배터리가... 저녁도 먹지 않고 잠들어 버린 아들. 새벽녘에 일어나 놀자고 하겠지.


아들의 마음을 읽은 일본 작가 한 분이 귀여운 책을 만들어 놓으셨다.

아이들의 시각으로, 화가 난 이유를 조곤조곤 말하는 토끼가 귀여웠는지. 여러 나라에서 박수갈채를 보내준 책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번역본 제목은 <우리 엄마는요> 다. 프랑스 피추(PITCHOU)상과 네덜란드 은 석필상, 벨기에 영 북 라이온(Young Book Lion)상을 받았다. 이 책 외에도 그림이 사랑스러운 다수의 작품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Mommy, I AM SO MAD AT YOU!


엄마한테 화가 난, 이유 있는 반항. You always sleep late, especially on Saturdays. 늦잠 자는 엄마... 특히나 토요일엔. You always watch your shows, 엄마가 좋아하는 프로만 보고 자기는 만화도 못 보고. You yell for no reason. 아무 이유 없이 소리 지르고.(그림: 한 소리 들을 만한 사고 저질러 놓았음). 자기한테는 맨날 서두르라고 하면서 Hurry up, hurry up, 엄마는 온종일 옆집 아줌마랑 얘기하고...


화가 날만 하네. 급기야 집을 나가겠다고 선포하는데...

닫히자마자 열리는 문.

엄마는 아이에게 잊은 게 있느냐고 묻는다.

Did you forget something?


돌아온 아이는 뭐라고 말을 할까요.


<Mad at Monny>  by Komako Sakai

https://www.youtube.com/watch?v=vxfNHx2vLEc


배터리 충전을 하고, 아들의 반항을 예술로 승화하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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