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무도 아닌 것과는 다른 힘.
No one is You
and that is your power
인상적인 일러스트레이션, 기가 막힌 문장. 숨 막히게 재미있는 스토리. 화려한 수상경력, 신나는 발행부수.
어느 것 하나 해당되는 것 없어도...
그저 한 줄 한 줄 끼적여 가던 어느 날 마주한 문장.
Nobody에서 방황하던 영혼을 끌어올려준 응원의 소리. 누구나 한 번쯤 빠져들게 되는 nobody의 늪. 그 곁에 서성이고 있는 모든 분들과 공유합니다.
Have faith in you.
이 이야기는 런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지내면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만들어 보았다. 갈색 곱슬머리의 여섯 살 오딘이 빵 속에 빵을 넣어 만들었던 식빵 샌드위치는 참신했다. ‘빵’ 터지는 순간이 많았던 그 친구와 지냈던 시간이 오래도록 기억난다. 엉터리 말놀이 장난을 하며, 생각나는데로 던진 단어의 나열에 매일매일 웃어주던 그때 친구들이 고맙고 또 그립다.
줄거리
올리라는 친구는 학교에서 놀림을 당하고 속이 상한- 혹은 일상에서 지치고 상처받을 수 있는 내가 될 수도, 그 누가 될 수도 있는 - 평범한 아이입니다. 그 속상한 맘과 상처를 위로해 주는 것은 김춘수 님의 시 ‘꽃’에서처럼, 그의 이름을 불러주고, 친절하게 주고받는 말 한마디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마술 같은 만남, 그리고 마술 속 누군가가 베풀어준 뜻밖의 선행. 그렇게 힘을 얻고 또 하루를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만들어 본 이야기입니다.
커다란 가방이 걸어가고 있어요.
아, 가방이 아니라 작은 소녀였네요.
그런데 소녀의 어깨는 왜 이렇게 축 쳐져 있을까요.
팔도 늘어져 있고, 고개도 떨구어져 있고.
가방이 무거워서 일까요.
터덜터덜,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데 꽤 긴 시간이 걸리네요.
땅에 뭐라도 떨어 뜨린 듯,
땅만 보고 걷는데...
문득 바닥에 보이는 글자가 있어요.
‘들어오세요.’
소녀는 흠칫 놀라 걸음을 멈추었어요.
가방도 함께 덜컹하네요.
그제야 소녀는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새로 생긴듯한 예쁜 가게 유리문에도 똑같은 글이 적혀 있어요.
‘들어오세요'
마치 누군가가 밀어 올리듯, 소녀는 어느새 유리문을 열고 가게 안으로 들어섰어요.
노란 오렌지 빛 조명이 예쁜 카페엔 빗방울 튀듯 ‘통통’
경쾌한 피아노 소리가 퍼지고 달콤한 크림냄새가 솔솔 났어요.
소녀는 찬찬히 가게를 둘러보았어요.
벽에 걸린 재미난 그림들은 자세히 보니 올리가 재미나게 읽었던 책들의 주인공을 닮아 있지 않겠어요.
그림책에서 본 듯 한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볼 땐 소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어요.
마치 딴 세상에 와 있는 듯.
(일러스트레이션:오딘은 유리 진열장 옆으로 나오면서 올리 가방에 붙어 있던 못된 낙서종이를 떼어 휴지통에 버리면서 말합니다. 종이에는 바보 외계인 올리라고 쓰여있네요)
‘어서 와 올리! 뭘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지 한 번 볼까’
‘글쎄요…’ 소녀는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 목소리의 주인공을 돌아보며 말을 흐렸어요.
‘바다맛 스무디는 어때?’
‘바다맛 스무디? 안에 뭐가 들어가요?’
‘우유랑, 바나나 아이스크림 그리고 당연히 바다에서 건진 바다맛 열매지.’
‘글쎄요… 좀 짭짤할 거 같아요. 저 짠 거 못 먹어요’
‘그래?. 그러면 빵 샌드위치는 어때?’
‘빵 샌드위치요? 안에 뭐가 들어가요?’
‘호밀 빵 두 조각 사이로 부드러운 우유 식빵을 넣어 돌돌 만거지.’
‘글쎄요... 왠지 좀 목이 메일 거 같아요.’
‘그렇군. 그러면 헤어드라이어 마카로니 토스트는 어때?’
‘헤어드라이어 마카로니 토스트라고요? 그건 대체 뭔가요?’
‘헤어드라이어 마카로니 토스트는 말 그대로 헤어드라이어 마카로니 토스트지.’
‘글쎄요… 왠지 좀 이상한 거 같아요.’
‘흠, 그렇군. 아! 딱 적당한 것이 지금 막 나왔어. 핑퐁 꽃 컵케잌은 어때?
‘핑퐁 꽃 컵케잌이라고요? 그건 또 뭔가요?’(Ping-pong flower cupcake? What the heck is that?!!!)
‘바로 요 녀석들이지. 설탕 알갱이보다 작고 달콤한 가루를 녹여 세심하게 공을 들여야 만들 수 있다고.
한 입 깨물면 탱그르르 알갱이가 터져 기분이 좋아지지.’
(일러스트레이션: 방부제 알맹이 만한 미니 탁구공 옆으로 하얀 꽃잎이 붙은 핑퐁꽃을 돋보기로 확대해서 보여줌, 꽃술은 노랑)
‘아, 정말요! 지금 내게 딱 필요한 거네요. 그런데 너무 작아서 백 개는 있어야 할 거 같은데... 비싸겠죠?'
‘자, 여기 핑퐁 꽃 컵케잌 백 한 개, 백 개는 내가 주는 선물이란다.’
‘정말요!’
작은 꽃다발 같은 컵케잌을 받아 들고, 새콤달콤한 향을 맡으니 한 입 베어 물기도 전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소녀는 가방이 무거운 줄도 잊었는지 한 달음에 유리문을 열고 나가며 말했어요.
‘고마워요, 핑퐁 컵케잌. 그런데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어요?’
‘올리 가방이 알려주었지.’
올리는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신나게 문을 닫고 집으로 달려가요.
올리가 나간 유리문 밖으로 주홍빛 해님이 져물어가요.
‘잘 가, 올리. 이제 나도 문을 닫을 시간이네. 난 미스터 오딘이라고 해’
(그림: 유리 진열장 뒤에서 연한 밤색의 곱슬머리를 한 작은 소년이 가게를 종이집 접듯 닫아 옆구리에 끼고 소녀가 걸어오던 길을 걸어감.)
‘좋은 꿈 꿔요 나의 해님. 시원한 달님에겐 좋은 아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