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가면 시 한 줄 읽어줘요.
1912년부터 출판된 시를 한가득 품고 있는 공간이 있다. 1953년 문을 연 The National Poetry Library. 런던 Southbank Centre 로열 페스티벌 홀 5층에 가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템즈강을 내려다보며, 작가들이 고르고 골랐을 단어들을 감상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린이 동시코너 규모도 꽤 크다. 이 많은 책들이 모두 시집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영국인들의 시 사랑도 참 대단하다.
런던. 짧은 일정에 굵직한 것만 봐도 시간이 모자를 수 있는 도시. 그래도 언어의 신묘함에 잠시 빠져 보고 싶다면, 꼭 한 번 들러보시라 권해보고 싶다.
친구 넷이 Southbank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 모두 제각기 흩어져 한 시간 넘게 시집을 읽다가 나왔다. 친구들끼리 수다를 떤 것은 아니었는데... 각자 다른 취향을 가득 채우고 흐뭇해져서 문을 나섰다.
전에 일하던 런던 초등학교에선, 선생님들의 재량에 따라, 시인을 초청하여 시를 짓는 수업을 꾸준히 하기도 했다. '완두콩'이란 시어로 마치 재미난 음악놀이처럼 수업을 한 기억이 있다. 아이들이 둘러앉아 함께 시를 짓지만, 완두콩은 모두에게 조금씩 다르게 자라나, 각자의 색깔이 담긴 동시로 탄생을 했다.
https://www.southbankcentre.co.uk/
<EACH PEACH PEAR PLUM> by Janet and Allan ahlberg.
https://www.youtube.com/watch?v=TNfVAF9pAB0
영어 동시를 소리 내어 읽을 때 그 묘미가 더 산다. 운율이 잘 맞추어진 문장의 리듬을 타면서. 천천히 읽다 보면 언어가 점점 재미있어진다. 해석보다는, 단어와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를 따라가 보면 어떨까. 단어들의 조합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며 언어와 친해져 보자.
In this book
With your little eye
Take a look
And play “I spy”
Each Peach Pear Plum
I spy Tom Thumb
Tom Thumb in the cupboard
I spy Mother Hubbard
Mother Hubbard in the cellar
I spy Cinderella
Cinderella on the stairs
I spy the Three Bears
Three Bears out hunting
I spy Baby Bunting
Baby Bunting fast asleep
I spy Bo-peep
Bo-peep on the hill
I spy Jack and Jill
Jack and Jill in the ditch
I spy the Wicked Witch...
시를 모아놓은 도서관만으로 어필이 조금 어렵다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상 저작물을 보유한 BFI Southbank Reuben 도서관은 어떠실런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개방되는 곳이다. 물가 비싼 런던이지만, 대부분의 도서관과 박물관이 무료개방이다. 고마운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