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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May 12. 2023

실수의 아름다운 변신

아들아, 괜찮아.

그림책을 볼 때마다 아들은 묻는다.


"이 그림은 누가 그렸어?"

"000 작가님이 그리셨데."

"우와, 잘 그렸다."


종이를 쌓아놓고 저도 그림을 그려본다. 기분 좋게 잘 그리다가도, 선 하나 뜻대로 되지 않거나 색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드라마틱하게 속상해한다. 종이를 접다가도, 종이를 자르다가도... 수시로 장인정신이 발현된다. 이제 태어난 지 60개월도 안되면서, 수십 년 작가들의 경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은 마음은 높이 살게. 그래도, 하루아침에 되는 건 없는 거야 이 녀석아. 매번, 말은 해주지만... 아들이 가진 기질은 쉽사리 말로 바뀌지 않을 터이니... 그림책의 힘을 빌어 봐야겠다.


쏟아진 물. 참 별거 아닌데... 심신이 우물 속에 잠겨 있으면... 컵이 넘어가는 동시에 필요 이상으로 격한 화를 동반하는 사건이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양육자가 아이보다 한 두 번 더 보았으면 한다. 알록달록 가능성을 마음에 담고, 쏟아진 물도 다시 볼 수 있기를.


꼬맹이들이 저질러 놓는 아름다운 실수들. 내 안에 에너지가 채워져 있어야... 실수에 너그럽고, 실수에 웃을 수 있음을 잊지 마시고... 가족과 맛있는 저녁 잘 챙겨드시기 바랍니다.


제목이 참 예쁜 책.

<Beautiful OOPS!> by Barney Saltzberg

https://www.youtube.com/watch?v=q5NaB60jxrw




신랑은 한국말이 아직도 많이 서툴다. 사람과 연습을 많이 해야 말이 는다. 원체 말수도 적은데, 남들 앞에서 실수하고 싶지 않은 마음 + 자신의 불완전한 한국어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방해하고 싶지 않다는 지나친? 배려로... 한국어의 성장이 느리다.


(언제라도... 결코 늦지 않은 나이에) 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한 지, 2년 정도의 시간이 될 즈음. 얼떨결에 외국 명문대생이 모인 곳에서 20여 분간 영어로 강의를 하게 된 김미경 강사님이 말했다. 너무 떨리고 무서웠는데, '아 뭐... 듣는 사람이 힘들지 내가 힘들겠냐'라는 심정으로... 문법, 발음 다 내려놓고 열정 강의를 하셨다고 한다. 그녀의 진심과 에너지는 이십 대 학생들의 눈물샘도 자극했다는 후문. (본인이 직접 알려준...)


60세가 되면, 외국에 가서 공부하고 싶은 그녀의 꿈을 응원한다. 누구보다 신나고 재미있게 공부를 놀이 삼아 몰입하실 양반일 거다. 듣는 사람이 힘들지... 내가 힘들겠냐... 의 멘탈. 나의 타깃 독자님들께 한 보따리씩 담아 선물로 드릴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


아웃풋 한 줄 영어.

화. 이. 팅.

당신의 실수는... Beautiful OOPS!로 포장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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