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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Jul 25. 2023

브랜딩을 다시 해보자.

야 영어. 너두 굿 브랜딩 될 수 있어.

이웃작가 '캡선생'님은 브랜딩에 관한 글을 많이 쓰신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좋은 브랜딩이란, "'소비자가 생각하는 이미지'와 '생산자가 추구하는 이미지'의 간극을 긍정적으로 좁히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 어떤 영어 콘텐츠 광고에도, 어렵고 힘들지만 해볼 만한 학습이란 말은 없다. 생산자가 추구하는 이미지는 하나같이, 즐겁고 재미있고 놀이처럼 하다 보니 원어민처럼 말을 해서 엄마도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물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아이들의 말하기나 영어에 대한 친밀도가 이전보다 높아졌다. 유튜브 영상을 통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문턱이 낮아진 것도 한몫을 했다. 간극이 좁아지고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문제는, 유 초등 저학년의 시기를 지나면서, 가까이 다가가면 멀어지는 당신처럼, 사이가 급격히 다시 벌어진다는 것이다. 초등 고학년에서 중학생이 되면, 영어는, 힘들지만 넘어야 하는 험준한 산의 이미지를 덮어쓰고, 교육의 소비자들은 양육자의 재정 능력에 맞춘 등산장비로 중무장을 한다.


산은 너무 진부한가. 그렇다면, 대평원의 이미지가 맞을까.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태평양은? 점수가 곤두박질치고도 더 내려갈 곳이 남아있는 깊은 바다. 사막은?  발목이 푹푹 빠지는 뜨거운 문법의 모래구덩이.


그 어느 것 하나, 캡선생님이 말한 좋은 브랜딩에 가깝지가 않으니, 이를 어찌할꼬.


그런데 잠깐.


죽음의 계곡으로 악명이 높은 산도, 산이 거기에 있어 오른다는 이가 있고.

상어 떼를 만날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물속으로 뛰어드는 이도 있다.

누가 등 떠밀지 않아도 800킬로에 달하는 산티아고 순례길 행렬은 멈추지 않고.

3시부터 '너'를 기다리는 여우를 놓칠세라, 사막투어를 서두르는 이들도 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아이가 유치원에 가기 전에 그날 정한 분량의 책이나 학습지를 보고 갈 수 있도록 습관을 들이기까지 1년 반정도의 공과 시간을 들인 분을 안다. 그럼에도, 영어까지는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신다. 마음은 굴뚝같지만, 첫 번째 이유는 엄마가 영어를 잘 못해서이고. 두 번째는 영어까지 집에서 봐줄 시간 혹은 공부할 시간이 나지 않아서이다. 어떤 마음인지, 어떤 상황인지는 충분히 알겠다.


하고 싶은 말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산, 강, 바다, 들이 내게 어떤 이미지로 들어오는가에 따라 이를 넘어가는 이의 마음도 달라진다는 단순한 이야기다. 말씀을 나누는 동안, 아이의 어머니는 영어를 '학습'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능력으로 가르칠 수 없는 이미지가 강해 보였다. 게다가, 어린 두 남매의 양육. 때마침, 한 달간의 방학이 시작된 시점에서 삼시 세끼 챙겨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히 부담스러운 하루가 기다리고 있음도 안다.


새롭게 브랜딩 해 볼 여지가 전혀 없는 걸까?  


일상 속의 엄마는 보이지 않지만, 제삼자의 눈에는 바로 보이는 것이 하나 있다. 공부 습관을 잡아주고, 모국어 일본어를 훌륭하게 습득하도록 했던 엄마의 가능성. 의지, 인내, 실행력.


엄마가, 영어에 대한 시선을 조금만 바꾸어 주면 새로운 공간이 생긴다. 이미, 좋은 습관이 들어져 있는 아이다. 새로운 공간에서 아이의 영어 미래는 틀림없이 달라진다.


내 아이가 생각하는 영어 이미지와, 내가 아이에게 전달하고 싶은 영어의 이미지 간격을 좁히는 데, 진정으로 내가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일도 없다는 말. 참일까 거짓일까. True or False? 


다른 언어를 새로 배워간다는 것은 마냥 쉽고 재미있는 과정은 아니다. 앎의 즐거움과 성장의 즐거움이 있기에, 당장의 귀찮음 + 굉장한 에너지 소비를 감내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지까지 부정적이면 너무 힘들지 않을까. 반전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자. 각자의 상황이나 성향에 맞게, 기꺼이 잠수복을 입고 깊은 바닷속으로 뛰어들 만큼 매력적인 이미지를 영어에 선물해 보는 것이다.




영어,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와 영어가 본질적으로 가진 이미지의 간극을 긍정적으로 좁혀가다 보면,

분명.

아이의 영어자립을 위해 할 일이 생각날 것입니다.

아무리 사소해도 생각이 났다면 꼭 한 번 실천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생각처럼 되지 않으면,

또 다른 방법 찾기를 권합니다.

아이는,

영어는 아직 모르겠지만

자신을 위해 애쓰고 있는 당신의 모습은 또렷이 기억할 것입니다.

영어와, 영어보다 큰 자산에 공동투자 하시는 겁니다.


おかあさん 오까아상,

기꺼이 함께 걸어드릴게요. 같이 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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