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했던 엄마 현실
같은 또래 아들이 있는 중학교 동창과 오랜만에 만나 능동에 있는 상상나라를 함께 방문했다.
입구에 들어서니, 낯선 듯 낯익은 느낌.
감회가 참 새로웠다.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 부르던 시절. 능동 어린이 대공원 옆자리에 위치했던 어린이 회관에서 여름이면 수영을 겨울이면 스케이트를 배웠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과학관.
외출 시에도 집안의 가전제품을 컨트롤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거라는 시뮬레이션이 있었던 것 같다.
믿어지지 않던 사실 속의 현실을 살고 있어도, 이젠 별 감흥이 없을 만큼 모든 것이 너무 빠르고 새롭다.
어린이 대공원을 다시 찾을 일이, 지난 이십 년간 없기도 했었지만 이 근처로 올 일이 이토록 없었는지 참 신기하다. 아직도, 언니들 따라 버스 타고 다니던 기억이 생생한데, 어느새 아들이 그 자리를 찾아 놀고 있다니.
두 시간의 여정. 매 정거장마다, 다 왔냐고 묻던 녀석은 상상나라에서만 네 시간을 쉬지 않고 놀았다. 인기 있는 활동에 긴 줄을 대신 서주고. 엄마 아빠들은 공을 날라 아이들이 물의 흐름에 공을 띄울 수 있도록 놀이에 공을 들였다.
네 눈빛이 빛나고 입꼬리는 올라가니
다리가 아파도 몸은 계속 움직여지는구나.
아이 둘의 합이 잘 맞아 더 놀고 싶었으나,
저녁 스케줄이 있어 땡볕의 어린이 대공원은 다음으로 기약했다.
꼭 다시 와서... 그때 모습이 어딘가에 남아 있는지 다시 좀 잘 보고 싶다.
문득.
박봉의 교사 월급으로, 세 딸의 피아노 레슨, 철마다 수영과 스케이트를 배워주기 위해 쪼개고 쪼갰을 생활비.
아버지의 얇은 월급봉투.
아들 하나 키우다 보니... 딸 셋 키우는 게 얼마나 큰 일이었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