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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Aug 05. 2023

입추 삼 일 전

아직은 덥지만...

연일 더운 날씨다. 그래도 오늘 아침엔 어제와 다르게 바람이 조금 불었다. 밤이 되자, 낮동안의 열기가 한 풀 꺾인 바람에 숨통이 조금 트인다. 절기를 찾아보니 가을로 들어선다는 입추가 삼일 남았다. 실제로 선선한 가을 날씨가 되는 것은 처서쯤이 된다. 올해는 8월 23일 정도. 아직은 덥지만, 입추가 가까워 온다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


절기는 중국 화북지방의 날씨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절기와 날씨가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가을로 들어선다는 입추가 실제로는 더위의 정점을 찍고 있는 시점이기에, 가을이 피부로 와닿지는 않는 이유이다. 그래도,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 + 이 찜복 더위가 영원하지는 않다는 사실에 문득 여름이 아쉬워진다.


이제 길어야 삼주 정도.

새벽 다섯 시, 새들보다 먼저 자신의 존재를 알리던 매미 소리도 잠잠해지고,

언제 더웠느냐 싶게 나무들은 옷색깔을 바꿔 입고 겨울 준비를 하겠지.


시간은 가고,

절기는 어김없이 찾아오고

계절은 바뀐다.


황진이는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허리를 베어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했더랬지.


대서의 찜복 더위 한허리를 베어내어

동짓날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소한 대한 차례로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펼 수 있다면

핫팩이 필요 없을 터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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