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GSM
아장아장 걷는 아기가 진공청소기의 버튼을 누른다. 요란한 소음이 시작되자, 아기는 서둘러 의자에 기대어 있는 청소기를 열심히 밀어 청소를 한다. 제 주변을 대여섯 번, 그것도 의자 밑까지 신경을 써주고 돌아와 청소기를 껐다. 진공청소기 소음은 튜브로 연결된 유선 본체에서 나오는 소리였고, 아기가 민 것은, 청소기 본체에서 분리된 밀대뿐이었지만, 이를 모르고 열심히 청소를 하는 아기가 세상 깜찍하고 귀엽다.
아기의 영상은 앙증맞기 그지없으나,
기껏 열심히 했다고 했는데 효과가 없을 땐, 더운 날 열기 속의 아이스크림처럼 마음도 힘없이 녹아내린다.
혹시,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란 생각이 든다면, 잠시 스테르담님의 <생산자의 법칙>에서 제시하는 OGSM 전략 모델을 상기해 보면 어떨까 싶다.
간혹, 목적과 목표를 혼동한다. 목적은 목표보다 큰 개념으로 이 일을 왜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일을 하는 이유와 방향성이 들어 있다. 이에 비해, 목표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상이다.
가령,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가 목적이라면, 삼 개월 내로 몇 킬로 감량하겠다고 하는 것은 목표가 된다. 그리고 이것을 이루기 위해,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전략이 된다. 중간중간, 목표 달성에 얼마나 가까워지고 있는지 변화를 측정하고 체크하는 과정을 통해 전략을 수정할 수도 있고, 목표를 변경할 수 있다.
급진적인 변화를 바라며
목적도 모르고 세웠던 목표 앞에 무너지던 일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끈 떨어진 연처럼, 관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 진공청소기 밀대만 민다고 청소가 될 리 없다. 그런데 무심코 살다 보면, 목적은 사라지고 목표가 목적인지 목표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삶이 되기 십상이다. 나의 목표가 목적에 단단히 연결되어 있는지, 에너지를 쏟기 전에 점검부터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