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유형 체크리스트
아이의 학습을 지도할 때 드러난다고 하는...
아들은, 유치원에서 일찍 하원하게 될 때 선생님들이 마이크로 '00 이 하원합니다'라고 알리는 소리가 좋았나 보다. 오늘 자기를 꼭 데리러 오라고 했다. 그게 너의 소원이라면 오케이.
유치원 옆에 도서관이 있다. 이왕 가는 길에 도서관에 들러 책도 좀 보고 가려고 일찍 나섰다.
<엄마와 보내는 20분이 가장 소중합니다> by 김성효
저자는 아이의 학습을 대하는 부모 유형을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1. 회피형
2. 동일시형
3. 고정형
4. 불안형
5. 코치형
한 페이지 가득 나열된 부모 유형 체크리스트에, 도서관 책인 것을 잊을 만큼 강한 충동으로 스스로를 테스트해보고 싶었던 분의 결과가 남아 있었다.
YES라고 답한 항목을 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1. 아이가 공부를 못하는 것은 부모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2. 아이가 점수를 잘 받지 못하면 창피하고 수치스럽다.
3. 아이의 점수가 내 점수처럼 느껴지는 일이 많다.
4. 아이가 시험에서 점수가 낮으면 속상하고 괴로운 마음이 오래간다.
5. 아이가 혼자 공부하면 성적이 떨어질 것 같아서 불안하다.
6. 스스로 공부하는 것은 일부 특별한 아이들에게나 해당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7. 공부머리는 타고난다고 생각한다.
8. 시험 점수를 잘 받는 것이 공부를 즐기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9. 공부에서만큼은 친구들을 늘 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10. 아이의 학습을 지도하는 데 어려움을 자주 느낀다.
그렇다고 공부는 타고나는 재능이기 때문에 노력은 크게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었다. (하긴, 이 문항에 노력이 의미 없다고 답할 부모가 어디 있을까 싶긴 하다.) 아이의 과제가 무엇인지 알고 도움을 주려 노력하고, 아이가 잘 모르는 부분을 도와주고 개선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즐거운 옆 집 이웃 같기도 하다. 아이를 가르치는 일은 부모로서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부모로서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보완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는 모습도 들어있다.
부모 교육 강연이나 교육 프로그램에도 관심이 많고,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를 기대하며, 잘할 거라고 믿고 있으며 아이의 노력이 머리보다 중요하다고 믿는 코치형 부모님이기도 하다. 다만, 구체적인 공부 방법이나 학습 전략을 모르다 보니, 학습을 지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건 흔히 있는 일. 그러다 보니 귀찮다는 생각도 가끔 할 수 있는 평범한 엄마나 아빠가 아닐까 상상해 보았다.
코칭형 부모에 동그라미와 밑줄을 그어 놓은 것으로 보아, 스스로를 코칭형이라 생각하고 지내실 듯하다. 그래도, 1-10의 항목은 한 번 다시 생각해 보면 어떨까. 공부머리를 타고나는 거라 생각하면서 공부를 못하는 것은 부모에게 부끄러운 일이라 여기면... 공부머리 물려받지 못한 아이는 조금 억울하지 않을까. 부모와 아이가 서로 다른 존재인데, 점수를 동일시하고 감정이입을 과하게 하는 것이 건강한 일일까.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데, 눈앞의 점수에 연연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아이를 위한 일인지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 시기마다 여러 가지 감정들이 교차하고,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크고 작은 고비를 넘길 때마다, 아이를 믿어주는 것이 진리임을 잊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아이도 스스로를 믿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힘을 가진 아이로 성장하기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즐겁게 몰입하고 행복하기를 소망한다.
앞으로는 지금보다도 가까워진 세상에서
각 국의 인재들이 모여 선의의 경쟁도 하고 협업도 하며 더 큰 가능성을 펼쳐나갈 것이다.
토플점수 만점보다, 자신의 생각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함께 있으면 유쾌한 재치와 유머감각도 적절히 챙기며,
따뜻한 마음과
AI가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함으로 세상을 놀이터 삼아 신나게 꿈을 펼치는 삶을 위해
지금의 시간을 아이와 소중히 보내고 싶다.
(미래 지향적 이상향 형 모친은 현재, 하츄핑 티니핑 색칠놀이 이틀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