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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Aug 23. 2023

공포에 먹힌 과학 VS 합리적 의심

의구심을 풀어내는 과정도 과학의 역할 아닌가요

2011년 3월. 일본 동북지방 근해에서 강진(M 9.0) 및 쓰나미 발생으로 후쿠시마 원전폭발사고가 났다. 12년이 지난 지금,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방류를 하루 앞두고 나라가 더욱 뒤숭숭해졌다.


그린피스를 비롯, 티머시 무쏘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생물과학 교수,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학과 백도영 교수 측의 반대 입장에 맞서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는 일상에서도 이미 각종 방사성 물질 노출이 되고 있으며, 알프스(정화장치)가 제 기능을 못해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강건욱 교수는 "정화한 후쿠시마 오염수라면 1리터라도 마시겠다"라고 말한 옥스퍼드대 명예교수 웨이드 엘리슨의 저서 <Radiation and Reason- The Impact of Science on a Culture of Fear> '공포가 과학을 집어삼켰다'를 공동 번역한 인물이기도 하다.


거리마다 걸린 플래카드에는, 후쿠오카 오염수, 안전하면 당신이나 드세요 와 같은 감정적 문구가 많다.


독도 문제를 영국과 이탈리아 친구들과 얘기하다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그들은 독도에 대해 절대 나와 동일한 감정을 가질 수 없다는 것. 친구라고 무조건적으로 내 나라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 독도가 왜 한국에 중요한 섬인지, 일본의 주장이 왜 잘못된 것인지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자료와 증거로 얘기하면 될 문제라는 것을.


결론은, 이러한 사안에 감정적 플래카드는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신, 보다 구체적인 자료와 합리적인 의심의 입증을 요구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 물질로 오염된 물, 어마어마한 양과 앞으로 30년간의 방류 계획만으로도 무언가 꺼림칙하다. 그러나 이것이 무지에서 비롯된 공포라고 치자. 그렇다면 250여 개의 논문을 분석한 생물학자들과 백도영 교수의 공통적인 의견: IAEA 종합보고서에 나오는 단편적 분석은, 삼중수소가 먹이사슬 구조에서 일으키는 영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 은 어떨까.


이 관점을 '합리적 의심'으로 고려해 볼 순 없을까. 이것이 공포의 원인이라면, 단순한 삼중수소 방류의 무해함 주장이 아닌, 시간을 갖고 무해함을 입증하는 과정 또한 정부와 과학의 할 일이 아닐까. 백교수님은 탱크마다 다른 수치 결과 역시 신뢰성에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며,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모르는 방류조치에 보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어느 날 문득, 생선이 사라진 밥상에서 아이들이 이제 생선은 먹을 수 없느냐고 물을 때 우리는 어떻게 답해야 할까. 우리 아이들이 언젠가 이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이슈화하고 싶을 땐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상대가 우려하는 부분을 인정하고 검토하지 않은 채, 근거 없는 감정적 문제로 치부하고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모습은 자라나는 세대가 그 힘을 발휘해야 할 때 도움이 되지 못한다. 


건강하게 논의하고 토론하는 모습은 지금 당장도 물론 필요하지만 미래를 위해서 더욱 중요하다.


시작이 반이다. 10세 기준으로 ChatGPT 4가 작성한 토론 시나리오를 참고해 보자. 


Pros (Positive Aspects):  찬성


Safety Measures: The water has been cleaned, and only a tiny part that's hard to remove is left. Experts have made sure it's safe to put into the ocean.


Space for Cleanup: Releasing the water makes more room at the plant, helping with the ongoing cleanup efforts.


Cons (Negative Aspects):  반대


Concerns About Fish: Some fishermen are worried that people might be afraid to eat the fish from the area, which could hurt their business.


Distrust and Fear: Some people and nearby countries don't trust the decision and are scared it could harm the environment or their health.

 

다소 두려움의 감정만을 부각한 듯싶어, 과학적 증거를 보충하라고 지시했다.


Cons (Negative Aspects):  


Impact on Marine Life: Though the water is treated, some worry about the remaining tritium, a radioactive substance, and its potential effects on marine organisms.


Long-term Uncertainties: The long-term impact of releasing tritium into the ocean is not completely understood, so some scientists and environmentalists call for caution.


Potential Concentration in Food Chain: There's concern that tritium might concentrate in the food chain, possibly affecting seafood safety, although experts believe the risk is low.


Monitoring Challenges: Keeping track of the water once it's in the ocean to make sure it's spreading and diluting the way scientists expect can be a difficult task.


These cons are based on various scientific concerns and uncertainties, which are part of the ongoing debate and discussions related to the release of treated water from Fukushima.
 

바다야, 지구야 미안하다.


photo from NEWN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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