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 Lee Sep 01. 2023

스스로 찾아 즐기는 반복의 힘

영어를 언어로

같은 자극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순간, 아이의 뇌에서 비로소 의미 있는 연결이 이뤄진다. 충분히 반복되지 않은 자극은 그냥 사라진다. 이때 필요한 것은 오직 한 가지. 재미나 기분 좋은 느낌을 통해 반복을 '스스로' 찾고 즐기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는 점이다.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by 서천석


소아 정신과 의사 서천석 선생님은, '반복은 뇌세포 간의 연결을 만드는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아이들은 재미있으면 알아서 무한 반복을 하지만, 흥미가 없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린다.


유치원이나 초등 저학년의 영어 습관 들이기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다. 재미를 못 느끼면 영어가 뒷전으로 밀려나고, 충분히 듣고 말해보지 못한 언어는 그냥 사라진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몇 번씩 써가면서 반복을 시키다 보면 힘들고 지루한 기억을 남길까 걱정이 된다.


12월 일본어 시험을 위해 단어를 외우면서, 새로운 언어 학습의 경험을 하니, 반복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볼 땐 알 것 같은데, 들려주는 단어나 글자를 막상 쓰려고 하면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성인은 그래도 목표가 있어서 해야겠다 싶으면, 스스로에게 당근을 주어가며 지난한 시간을 버텨낸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똑같은 방법을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 반복할 수 있는 영어 습관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이것은, 언어가 언제 가장 효과적으로 '습득' 되는지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여러 연구에서, 많은 학생들이, 학습으로의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에서 소통을 통해 언어를 가장 잘 배운다고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지만, 사방팔방에서 들려오는 언어가 영어가 아닌 나라에선 위와 같은 환경을 조성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집에서 하는 방법으로 다시 돌아온다.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e?> By Bill Martin Jr and Eric Carle.


어린이 영어 그림책의 고전으로 불리는 책을 한 번 보자. 유아기까지는 재미있게 반복해서 보고 또 보고 읽어주고 또 읽어주는 책이지만, 왠지 초등학생에겐 유아틱 한 느낌에 무한 반복 가능한 이 고전이 살짝 밀린다.


그림을 떼어놓고, 문장만 보자.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e?

I see a red bird looking at me.


Red Bird, Red Bird,

What do you see?

I see a yellow duck looking at me.


이런 패턴으로, a blue horse, a green frog, a purple cat, a white dog 외에도 여러 동물이 등장한다.


What do you see?

What do you eat?

What do you want?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도 의문문을 만드는데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말에 없는 관사는 성인들도 어려워한다.

나는, 나를 보고 있는 노란 오리를 보고 있다'를 바로 영작해 낼 아이들은 또 얼마나 될까.


물론, 학년과 그림이 맞지 않아, 아이들이 유치하게 느끼는 포인트가 있음을 안다. 그래서, 문장만 떼어서 이용해 보시길 권해본다.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좋아하는 캐릭터를 동물들 대신 넣어서, 혹은 아이 이름을 넣어서...


이렇게 해서 아이의 유창성과 임계량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영어를 스스로 찾아서 하려면, 소통하는 언어로 재미가 느껴져야 가능하기에,

어렵지 않은 도화선 한 줄에 불을 붙여 보자는 것이다.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일이지 않은가.


Go Go Go!



매거진의 이전글 공포에 먹힌 과학 VS 합리적 의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