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결정. 존중해.
지난 8월에는 일본에서 온 사촌형과 놀러 다니느라 유치원 결석이 많았다. 그래서였을까. 9월이 시작되면서 여섯 살 아들 토리의 등원거부 횟수가 늘었다. 선생님은 원에 오면, 누구보다도 신나게 잘 논다고 했다. 아침 등원 루틴이 자리 잡으면 등원거부도 차츰 나아질 거라 했다. 어른들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토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오늘도 유치원 가야 해?' 라며 집에 있고 싶어 했다.
"재미없어."
유치원이 재미없다고 했다. 석 달 동안 일관성 있게 답한 등원거부 이유였다.
그리하여.
사흘 전, 이 년 동안 다니던 원을 그만두었다. 활동사진마다 웃고 있던 모습 뒤엔 여섯 살 아이의 어떤 고민이 숨어 있었을까. 그래도, 내년 3월부터 다시 다닐 유치원은 잘 다닐 거라고 약속했다. 그래. 잠시 쉬면서, 너만의 관심과 속도에 집중해 보자꾸나.
실컷 자고 일어난 아들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수면부족이 등원거부 원인이었나 싶을 만큼.
하루종일 이 방 저 방 다니며 놀기에 바쁘다. 수요일도 목요일도 신나는 토요일처럼.
태권도를 시작했다. 한겨울, 집에서 다 발산할 수 없는 에너지 가져가라며.
동네 친구랑 노는 맛에 빠졌다. 이 재미를 모르고 유치원과 집만 왔다 갔다 한 게 억울하기라도 한 듯.
세상 즐거운 아들을 바라보며...
일단, 아들과 같이 잠들고 아들보다 서너 시간 일찍 일어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양육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은 육아의 핵심이기에.
참고로, 아이를 집에서 돌보게 되면, 유아학비 대신 가정양육수당이 나온다고 한다. 동 주민센터나 복지로 앱에서 따로 신청해야 받을 수 있다. 내겐 새로운 정보였는데, 글을 쓰다 '유치원 퇴소' 키워드로 우연히 보게 되었다. 역시, 글쓰기는 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