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을 위한 The End

안젤라는 지금도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by J Lee

얼마 전 아들은 아빠의 나라에 다녀왔다.

쓰나미에 꽂혀 보던 영상 속엔,

빅벤이 무너지고 타워 브리지가

물에 휩쓸려가는 갔었는데...

(멀쩡히 제자리에 잘 있는) 빅벤을 보고

아이는 감탄했다.

그러게, 그냥 건물이고 그냥 다리가 아니지...

쓰나미가 와도, 이건 피해 가줘야 하는 게 예의지.

다시 봐도 멋진 건축의 세계다.


박물관에 가면 지진을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눈을 뜨면서부터 조르는 아이에게,

안젤라를 먼저 보고 가자고 했다.


그녀는 그 때나 이 때나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녀의 집 전화번호도 내겐 없었다.

꽤 긴 거리를 걸어야 가는 거리.

안젤라는 집에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었다.

오늘 하루 런던의 박물관과 시내를 걸어야 할 47개월 아이를 데리고

모험을 했다.


벨을 눌렀다.

설렜다.

불투명한 꽃무늬가 새겨진 유리 너머로

누군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문이 열렸고,

안젤라가 놀란 얼굴을 삼켜 넘기며 웃고 있었다.


어디에서도 맛본 적이 없는

그녀의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동안,

아들은 오 분만 일찍 왔어도 먹을 수 없었을

딸기와 바나나와 비스킷을

먼지 하나 없는 그녀의 거실 바닥에

쓰나미를 만들며 먹고 있었다.


양말만 신고 정원을 뛰어다니는 아들의 신발을 들고

안젤라는 쫓아다니며 신발을 신으라 했고

여분의 양말도 안 가져왔으면서

그 아들의 엄마는

정원에 핀 꽃 사진만 찍고 있었다.


Angela's Fig Tree 스토리는

해피 엔딩으로 끝이 났다.

런던의 강북구에 살고 있는 안젤라도,

여전히 해피하게 지내고 있다.

대한민국엔,

내 돈 내 간(내 돈 주고 내가 출간한) 책을 상상하며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일인이 있다.

(그렇다.

알아보니, 색칠공부로 만들어 쓰기엔 비용이 과했다.)


무슨 수가 또 생기겠지.

내겐, 최소한 한 명의 독자가 있다.

설령, 모든 페이지가 무지개로 변신할지라도.

책장을 넘기는 순간,

너는 나의 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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