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시작한 abc
그는, 다섯 살부터 미국에서 살았다. 아버지의 사업으로 급하게 귀국이 결정되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 2학기가 되어서 부랴부랴 ㄱㄴㄷ을 배웠다.
90만 구독자, 라이브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신용하 쌤의 이야기다.
어릴 적 언어환경이 영어였기에 영어는 당연히 잘하겠지. 혹은, 한국인이니까. 한국에서 살면, 늦게 배우기 시작했어도 지금처럼 한글을 쓸 수 있겠지.라고 편하게 생각할 그 이면엔,
또래들과 한국말로 편하게 소통을 할 수 없는 청소년기가 있었다.
한국인이면서 적응해야 하는 한국문화 속 갈등과 능숙하지 않은 한국말로 인한 맘고생은,
우리가 '아 그랬구나' 하는 그 이상이지 않았을까.
그의 한국어와 영어는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본인은 한국어도 영어도 모국어가 아니라며, 구독자들에게 자신이 모르는 한국어 철자를 묻고, 알고 있는 영어를 모두 알려주고 싶어 하는 (진)정성으로 라이브 수업을 한다. 그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이 말을 들으면, '아, 제가 그래요?' 라고 유쾌하게 웃어줄 거 같다.
겸손과 단단함.
그에게서 받은 인상이다.
영어만 잘한다고 해서, 90만 구독자를 만들었을까.
'영어 공부 무리하세요'라고 해도, 그 진심이 무엇인지 알게 만드는 힘이 그의 언어 속에 있다.
한편에는,
중학교 때까지 abc도 몰랐다가 EBS 영어강사가 된 샤이니쌤도 있다. 영어책을 읽을 수가 없어, 미리, 한글로 소리를 다 적어놨다가 위기를 넘기곤 했던 그녀. 그랬던 사람을 영어에 꽂히게 만든 것은, 팝 가수의 감미로운 목소리였다고 한다. 가수와 짝사랑에 빠진 그녀에게, 영어는 더 이상 학과목이 아니었다. 미래의 남편과 소통을 하게 해 줄 도구가 된 것이었다. 틈 나는 데로, 듣고 읽고 말하고 열심히 하다 보니, 지금의 자기가 되어 있더라는...
언어습득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우리 아이들 모두,
그 시기가 언제이든. 이루고자 한다면 소통의 자유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조기교유, 적기교육으로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이가 중심이 된다면.
아이의 언어가, 관계 속에서 소통의 도구로 인식될 수 있다면.
배움의 그릇이 단단하게 받쳐 준다면.
엄마 아빠가 믿어주고 있다는 걸, 아이도 알고 있다면.
*사진출처:2016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 B3팀의 수상작. DM 미술과 디자인, DM군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