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 Lee Jan 09. 2023

작동 흥분 이론

뭘 흥분시키라고?

어떤 일을 일단 시작하면 우리 뇌의 측좌핵 부위가 흥분하기 시작해 점점 더 그 일에 몰두할 수 있게 의욕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정신의학자 에밀 크레펠린은 이런 정신현상을 ‘작동 흥분 이론 work excitement theory’라고 불렀다. 이론에 따르면, 몸이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추는 데에도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뇌는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


러시아 심리학자 블루마 자이가르닉(Bluma Zeigarnik)이 이름 붙인 자이가르닉 효과라는 것도 있다. "우리 뇌는 진행 중인 일,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끊임없이 생각해서 잊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라고 한다. 시작은 했는데 마무리가 되지 않고 있으면, 끝을 보고 싶은 게 우리의 본성인가 보다. 그러니, 일단 시작을 하라는...


하루 5분, 아이 영어가 술술... 뭐 이 비슷한 제목의 책을 보고, 누군가 옆에서 그랬다. 하루 5 분한다고 아이 영어 술술 안되거든요.라고.


5분만 보겠다던 유튜브 50분 이상 넋 놓고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적이 있을까. 아마도 저자는, 일단 5분 시작을 하라는 얘기가 아니었을까. 이제야 그 의미를 내 맘대로 유추해 본다. 영어가 듣기 싫다는 아이, 엄마더러 영어말 하지 말라는 아이, 영어만 틀면 귀를 막는 아이를 데리고 영어를 집에서 해보겠다는 불꽃만 살려내고 있어도 장한 일이다.


알파벳 두 글자만 갖고 놀아보자. 책 두 페이지만 읽어보자... 오늘도 오분만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해라는 의미였겠지. 무엇을 계획했든, 일단 낮은 기대치로 시작해 보라고.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머릿속에선 그 일이 떠나지 않으면서도 몸은 '작동'을 거부하고 있다. 실제로 하면 금방 끝낼 수도 있는 일인데, 미루면서 스트레스받고 있는 시간이 더 길 때가 있다. 일단 시작해서 가보자. 가다 보면, 우리의 뇌는 알파벳을 떼고, 한 장이 두 장 되고, 두 장이 세장 되는 책 넘기기가 충분히 가능해진다.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영어 습득은 영어만 이야기 해선 답이 없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그 마음을 먹어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할 마음이 없는 일에 일 분이든 이 분이든 그 시작은 없다. 마음의 시동은 어떻게 걸어야 걸릴까. 50개월 아들이 책을 좔좔 읽고 토익에 만점이라도 받으면 그땐 누군가를 흥분시키게 될까.


먼저, 엄마가 건강하고 아빠도 당연히 건강하고. 일을 한다면 밖에서 편한 맘으로 집중할 수 있는 가정이 되시길 간절히 소망한다. 토양이 만들어져 있어야 씨앗이라도 뿌려 보지 않겠는가.


영어를 집에서 시작해 주는 분들도 많고 '아직' <<Not Now...>>인 분들도 있다. 어떤 방법을 접하게 되더라도, 아이들의 영어가 안녕했으면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Jl_iRgMLXPU


David Mckee는 <<Elmer: The Story of a Patchwork Elephant >> 이야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87세로 타계하셨는데... 40여 년 동안 아이들의 그림책을 작업하면서 행복하셨기를 바란다.

<<Not Now, Bernard>> 는 불혹을 바라보는 중년? 의 책이다. 사십여 년의 세월 동안 울림을 주고 있는 책.


당신의 'Not Now'는 무엇인가?






 






작가의 이전글 타이탄의 게임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