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박물관이 선택한 단어
Lunar New Year name battle?
어제 올린 글에서,
'비록 웹사이트 안내문에서는 Korean Lunar New Year 표현대신 음력설 기원에 관한 설명을 추가했지만, 현장 안내문에 'the Korean Lunar New Year Festival'이란 표현을 남겨 놨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라고 했었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나 보다.
Sophie 님께서,
"결국 British Museum은 한국 설 문화에 대한 포스트는 지우고 Chinese New Year이라고 올렸더라고요. Cultural tolerance 가 없다고 느껴졌습니다."라고 댓글을 남겨 주셨다.
“Join us in celebrating the Korean Lunar New Year and enjoy the magical performance of the Silla Orchestra,” wrote the British Museum’s Twitter account in an event preview posted on January 12.
The British Museum told the BBC that the event was a performance of Korean music and dance aimed at “presenting the traditions of Lunar New Year celebrations in Korea”.
영국 박물관 행사는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후원하여, 한국의 음악과 춤 그리고 한국 설문화가 소개되는, 말 그대로 한국의 설날 행사였다.
음력설은 중국인들만의 명절이 아니다. 한국이 되었든, 베트남이 되었든, 싱가포르가 되었든... 그 나라의 문화를 소개하는 페스티벌에 그 나라 명칭을 넣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싶은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수가 많아, 그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Sophie 님 말대로라면, 영국 박물관은 한국의 설 행사 포스트를 결국 Chinese Lunar New Year로 표시했다는 얘기인가.
특정한 나라의 문화 소개를 하면서 박물관 측에서는 당연히, 행사의 고유성을 부각할 수 있는 단어를 선택한 것이다. 박물관 측에서 변경한 Chinese New Year를 문제 삼고자 한다면... 이번에는 한국인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Give me back Chinese New Year!”
“Isn’t it stealing to put your own country’s name on it despite adopting the traditional Chinese calendar?”
중국 네티즌들이 한 코멘트 중 일부다. 단어 선택에 조금 더 신중을 기하면, 자신의 무지함을 다 드러내지 않을 수도 있다. 행사 당일날에는, 몇몇 중국 학생들이 박물관을 방문해 Korean Lunar New Year 표시의 잘못됨을 바로 잡아주고자 했다고도 한다. 방문하신 김에, 한국 문화 감상도 함께 하고 가셨길 바란다.
중국인이지만 싱가포르에 사는 친구는, 공유한 기사를 보고 '중국 내' 중국인들이 좀 예민한 거 같다고 한다.
인간 만사에서는 오랫동안 당연시해 왔던
문제들에도
때때로 물음표를 달아볼 필요가 있다.
Bertrand Russell
버트런드 러셀. 영국의 수학자, 철학자.
아무튼,
이렇게 한 번씩 이슈화되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본다.
그동안 별생각 없이 받아들였던 Chinese New Year에 대해, 누군가는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을 테니까.
영국 박물관에서, 한국 설 문화 페스티벌이 다시 열린다면, 그땐 박물관 측에서 이번과는 다른 결정을 내려 줄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
'이번 행사의 목적은 한국의 음력설, 설날을 알리는 행사입니다. 박물관측에서 신중히 고려하여 선택한 단어에 문제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행사의 본질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대응해 주면 더 좋고.
그나저나, 없는 단어를 만들어 낸 것도 아닌데... 그들은 왜 그렇게 반응했을까.
https://brunch.co.kr/@6ff42b0988794dc/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