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흑돼지를 주문해도 괜찮을까

제주고기의 AtoZ, 신명축산농업 양승도 대표

May 30. 2018

불판 위의 삼겹살을 보며 간혹 '이 고기는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걸까' 궁금해 한적이 있다. 대규모 사육농장과 대형마트가 떠오르지만 정작 그 중간에 어떤 일들이 있는지는 상상하기 힘들다. 물론 유통과정까지 하나하나 신경쓰며 고기를 먹을 수는 없지만, 제주 흑돼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좋은 고기일수록 품질과 신선도 유지에 공급자가 얼마나 힘쓰는지를 살펴야 한다. 전국 약 700여 곳의 마트/편의점/식당과 거래하면서도 클레임이 들어오면 직접 방문하고 문제를 확인한다는 신명축산농업 양승도 대표를 만났다.

신명축산농업 양승도 대표

신명축산농업은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가요

제주돼지와 한우를 기반으로 한 축산 유통회사입니다. 살아있는 돼지를 갖고 있는게 농장이라면 저희는 1차 가공(삼겹살, 목살 등 부분육 제작) 과정과 그 이후의 판매 및 마케팅까지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 롯데마트, CU편의점, GS편의점 등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 약 700곳 정도의 거래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규모가 커질수록 관리가 어려울텐데, 고객 클레임을 하나하나 확인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클레임을 받으면 반드시 전화하고 직접 방문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봅니다. 식당이든, 편의점이든 아무리 좋은 고기를 납품해도 현장에서는 보관문제 등 여러가지 변수가 있으니까요. 신명축산의 이름을 달고 나가는 곳이라면 소비자의 의견을 들어보고 직접 먹어보면서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하물며 김치찌개에 들어가는 돼지고기도 어느 부위를 넣느냐에 따라 소비자 반응이 달라지니까요.

제주돼지의 맛이 다른 건 어떤 영향일까요

사실 돼지는 사료나 사육방식에서 큰 차이를 내기 어렵습니다. 제주돼지가 맛있는 비결은 물에 있죠. 생수로 비교하면 에비앙과 삼다수의 차이에요. 함께 놓고 비교하면서 마셔보면 확실히 달라요. 에비앙은 부드럽고 살짝 느끼한 맛이 나지만 삼다수는 씹히는 맛이 납니다. 제주는 화산섬이기 때문에 지하수에도 흙과 돌의 성분이 섞여 있어서 그런 거죠. 깐깐한 물을 마시고 자란 제주돼지는 자연스럽게 육질이 탄탄하고 쫄깃합니다. 제주의 물이 일종의 천연조미료인 셈이에요.

깐깐한 물을 마시고 자란 제주돼지는 육질이 탄탄하고 쫄깃하죠

흑돼지를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을까요

두께가 가장 중요해요. 일정 두께 이상이 되어야만 흑돼지의 식감과 육즙을 제대로 즐길 수 있으니까요. 시중에 판매되는 삼겹살이 6mm 정도 되는데, 흑돼지 육즙을 제대로 맛보려면 1cm 정도가 적당합니다. 캠핑장에서 직화로 굽는 경우는 1.5cm ~ 2cm 정도가 되야 하구요.

최근 온라인 정육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그 중 육그램과 파트너십을 맺은 계기가 궁금합니다

소비자들은 눈으로 먼저 먹는데, 육그램에서 포장 매뉴얼을 갖추려고 하는 점이 좋았어요. 보냉백에 담는 깔끔한 포장에 퀵서비스 배송까지 신경썼다는 티가 났죠. 신명 이름을 걸고 나가는 제품이 허술해 보이면 안되니까요. 대형 쇼핑몰과 다르게 1~2인분 용량으로 판매하는 것도 요즘 소비자가 원하는 걸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주공항 픽업 서비스도 준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공항 픽업 서비스는 말그대로 공항에서 고기를 받아가는 서비스입니다. 제주에서 맛본 흑돼지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거죠. 공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매장이 있어 확실히 신선함이 오래 유지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소비자들에게 계속 합격점수를 받고 싶습니다. 아무리 질좋은 고기를 공급해도 누군가의 입맛에는 맞지 않을 거에요. 꾸준히 소비자의 접점에 다가가고 공부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어요.

소비자들에게 계속 합격점수를 받고 싶습니다

신명축산농업의 가장 큰 미덕은 소비자가 가는 곳 어디에나 있다는 점이다. 식당에서 클레임이 들어오면 직접 찾아가 고기 상태를 확인하고,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처의 배송속도와 포장상태까지 신경쓰는 일은 유통업체로서 신명의 자세를 잘 보여준다. 공항, 식당, 온라인 정육점까지 고기를 소비하는 모든 공간에 함께있는 것이다.

제주돼지는 기본적으로 맛있는 고기다. 하지만 '이렇게 맛있으니까 소비자가 알아서 찾아오겠지'라는 생각은 통하지 않는다. 처음 한두번은 관심을 가질 수는 있지만 불편하면 결국 찾지 않게 된다. 좋은 제품일수록 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육그램이 첫 산지직송 파트너를 신명축산농업으로 결정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