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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그램 Dec 17. 2018

드라이에이징? 웻에이징? 놉 아이스에이징!

새로운 고기 숙성방법, 빙온숙성



 여러분들은 드라이에이징, 웻에이징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몇 년 전부터 고기마니아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해 현재는 식당에서, 또는 부띠크 정육점들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죠! 드라이에이징은 오랜 숙성으로 인한 부드러운 육질도 특징이지만 육향, 그리고 치즈향과 비슷한 꿉꿉하면서 고소한 향이 결합해 아주 독특한 향과 맛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유명한 스테이크하우스에서도 가장 비싼 메뉴가 드라이에이징 일만큼 고기계의 하이엔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숙성 방식입니다. 반면, 웻에이징은 진공 포장된 상태로 저온에서 숙성되는 방식으로 특유의 향이 나지는 않지만 고기 본래의 육향이 응축되고, 육질이 아주 부드러운 상태로 되어 우리가 보편적으로 기대하는 '숙성'의 맛을 내주는 정석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을 끌어내 주는 것이죠.



드라이에이징 중인 소고기. 겉면이 말라 딱딱해진게 느껴지시나요?



 드라이에이징은 겉면이 부패하고, 그 부분은 잘라내야하기 때문에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드라이에이징 된 고기가 비싼 이유도 바로 저장을 하는데 드는 비용과 온습도 유지비용에 더해 손실까지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또한 부패하는 부분의 관리를 잘못하면 고기 전체가 변질되기 때문에 신경 쓸 요소가 많은 것이죠. 반면에 웻에이징은 고기를 진공 포장된 채로 숙성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손실률이 거의 없고, 컨트롤해야 할 요소들이 비교적으로 적기 때문에 가격은 비교적으로 더 낮게 됩니다. 혹시 정육점이나 고깃집에서 수족관에 진공 포장된 채로 물속에 고기들이 잠수하고 있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것은 바로 웻에이징의 일종인 워터에이징입니다. 워터에이징은 웻에이징과 대비되는 특별한 효과를 내지는 않지만 물속에서 숙성시키므로 온도 관리가 용이합니다. '나 숙성되고 있어!!!'라고 사방팔방 알리는 듯한 홍보효과도 불러일으킬 수 있죠. 저도 드라이에이징, 웻에이징, 워터에이징 고기를 모두 먹어봤지만 제 입맛에는 드라이에이징의 독특한 향이 가장 매력 있었습니다!



물 속에서 숙성중인 고기들. 출처: 소믈리에 타임즈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기 관광지인 오사카 도톤보리의 맛집 중에 '0℃ 숙성 스테이크'라는 식당이 있습니다. 인기가 많은지,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수많은 리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식당이에요. 이 식당은 고기들을 표면부부터 중심부까지, 고기 전체의 온도를 0℃로 냉각하여 숙성한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숙성 방식으로 깊은 감칠맛과 독특한 향, 그리고 맛을 낸다는 것이 이 식당의 인기 비결인 것이죠.


 0℃. 물의 어는점. 고기는 얼지 않을까 걱정되지 않으신가요? 하지만 고기의 어는점은 다행히 0℃보다는 조금 더 낮습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경우 평균적으로 -1.7℃정도가 어는점입니다. 따라서 0℃와 고기의 어는점 사이에서는 영하이면서도 고기는 얼지 않게 되는 것이죠. 냉동이라 하기도 애매, 냉장이라 하기도 애매한 바로 이 온도 구간을 빙온구간이라고 합니다. 냉장으로 보관하는 것에 비해 빙온구간으로 보관하는 것이 보관기간이 더 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냉장온도에서 부패되어 이취가 나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각종 오염에도 더 저항성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고기의 숙성 방식으로 이용되기 전부터 커피나 술, 생선, 야채 등 다양한 식품들의 저장 방법으로도 사용됐답니다. 보관기간의 이점 외에도 식품이 가진 특유의 향을 보존해줌으로써 본래의 맛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숙성방법으로 사용된 것이죠. 보통의 웻에이징은 0℃ 이상의 저온에서 숙성합니다. 빙온숙성은 0℃ 이하로 일정하게, 장기간 유지하는 기술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웻에이징과 구분하여 아이스에이징이라고 명칭을 붙일 수 있는 것입니다. 고기에 어떤 처리를 한다면 고기의 어는점이 낮아져 더 낮은 온도에서도 숙성을 할 수 있겠죠.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빙온숙성이 아직 생소하지만, 일본에서는 빙온숙성협회가 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연구되고 있고, 시중에 판매되는 상품들도 있습니다. 빙온숙성된 고기로 만들어진 도시락이 로손편의점에서 팔리고 있을 정도입니다(!) 일본의 빙온숙성 고기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세포가 어는점에 가까워지면 이에 대응하기 위한 물질 변화들이 일어나 특유의 감칠맛이 생성된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세포 스스로 부동액을 만드는 것이죠. 전분과 단백질이 분해되어 당과 아미노산이 생성되고, 아미노산 중에서도 글루탐산이 증가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단맛과 감칠맛이 증가한다는 매우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이야기이죠. 맛이 궁금해지지 않나요??



빙온숙성된 고기로 만들어진 도시락들. 출처: 로손 홈페이지



 하지만 이 모든 설명은 직접 맛보기 전까지는 와 닿지가 않습니다. 일반적인 웻에이징과 차별되는 맛과 향이 있다고 하니 비교시식을 해보고 싶지만, 직접 해보지 않는 이상 구하기가 힘들어 보입니다. 한국에도 개인적으로 빙온숙성 고기를 실험해 보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지만, 업체에서 대량으로 생산하여 유통하는 단계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한 업체에서 젤 아이스를 이용한 빙온숙성 기술을 개발해 고기에 적용시켜 유통시키려고 하는 시도를 하고 있고, 머지않아 식당으로, 또는 소매점으로 유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루빨리 빙온숙성육을 먹어보는 날이 오길, 또 그 맛이 특별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아참, 설명을 들으니 빙온숙성육의 맛이 너무나 궁금해서 유통될 때까지 못 참겠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일본의 한 블로거가 쓴, 집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간단 빙온숙성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따로 냉장 챔버가 있는 냉장고나 김치냉장고가 있으시다면 시도해보실 수 있습니다. (없으신 분들... 죄송합니다.. 저도 자취생이라 없어요 흑흑) 이 방법대로 따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고기 얼리어답터이자 고기 힙스터!


1. 숙성시키고 싶은 고기를 알루미늄 포일에 3중 포장한다.


2. 알루미늄 포일로 감싼 고기를 밀폐할 수 있는 용기에 넣는다.


3. 냉장고의 냉장 챔버에 넣고 온도 설정하고 1일 재운다.


 이때, 주의할 점은 냉장 챔버 온도를 0 ℃ ~ -3 ℃로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숙성 다음날 빙온숙성 한 고기와 하지 않은 고기를 비교해서 드셔 보세요!



글 - 이진영



참고

https://ko.wikipedia.org/wiki/%EB%B9%99%EC%98%A8

https://mi-journey.jp/foodie/42473/

http://wagyu-otoriyose.com/gyuniku-hyouonjyukusei-3646http://www.lawson.co.jp/recommend/original/bento/hyo-on_bento/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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