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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m Jan 23. 2018

혼돈의 카오스 속 주니어  디자이너 이야기-2

혼돈의 카오스 2017년을 마치며 part.2

유난히 정신없이 바빴던 2017년을 보내면서 한 해의 마무리로 글을 쓰다 보니 이런저런일들이 다시 생각이 난다.
너무 바쁘게 지낸 탓에 바로 한 달전에 일들도,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았었다.
글을 쓰면서 생각을 되짚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게 되니 새록새록 생각들이 다시금 떠올라서 한 해를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거같다.

지난 1년, 그리고 입사 이후로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을 적어보는 시간들을 갖는 것이 떠돌아다니는 생각들을 형태화 시킬 수 있는 것 같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을 적고는 있지만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고 한 해를 의미 있게 마무리하는 좋은 기회가 된 거 같다.




프로젝트는 내 것이 아니다, 디자인은 내가 아니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은 개인의 작업물이 아닌 클라이언트 요청에 의해 만들어지는 프로젝트 참여자들의 공동 작업물이다.
내 생각과 의견들이 프로젝트에 녹여지지만 프로젝트 자체가 나 자신은 아니다. 하지만 가끔 디자이너들은 그 프로젝트가 개인에 영역이라 착각하기도 하기도 한다.
프로젝트 내에서 처음 시각화 작업을 하는 포지션이다 보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모든 디자이너가 그렇듯이 자신의 손에서 나온 디자인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있을 것이다.
그 작업물에 자신의 노력과 고민들이 한껏 녹아 있으니 말이다.

그 자부심과 애정은 높은 퀄리티와 책임감으로 이어질 때도 있지만 가끔 엉뚱한 방향으로도 빠져들곤 한다.
작업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타인에게서 나오는 의견들에 대해 굉장히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한 질문과 의견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를 불편해한다는 것이다.
작업과 나를 동일시 시켜 다양한 의견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지 말자.
더 나은 해결책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자신이 걷어차는 경우가 된다.


중간 공유를 두려워하지 말자

특히 디자이너들은 완성되지 않은 상태를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 것에 대해 어려워한다.
내가 생각한 그 어떤 것을 타인에게 이해시키고 보여주기 위해서는 완벽한 상태여야만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공동의 작업을 진행하는 한 명의 작업자이다.
기획자의 기획의도가 부합된 작업물인지, 개발자가 구현할 때 문제가 되는 요소가 있지는 않은지 확인이 되어야 한다.
사전에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모든 정보들이 명확하다 하더라도 시각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다 보면 그들의 시각으로 보이는 문제점들을 간혹 놓치기도 한다.

디자이너 본인도 작은 의문이 생기는 부분을 명확히 하고 내가 그릴 그림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넘어가는 것이 서로의 리스크를 줄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불평을 말하기 전에 문제해결방법부터 이야기해 보자

‘이게 왜 이렇게 된 거죠?’ ‘지금 이 문제 때문에 시간이 얼마나 늦어졌는지 아세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처음부터 예측했지만 막지 못했던 이슈들, 아예 예상치도 못했던 이슈들과 같이 다양한 이슈들이 생겨나게 된다.
이런 이슈들이 생겼을 때 보통 우리는 그 이슈에 따른 불만감에 빠지게 되는데 그 이슈에 대한 첫 언급을 불평으로 시작할 때가 많다.
불평으로 시작된 이야기의 흐름은 계속 불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예상치 못한 리스크로 인해 서로의 불평을 공유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먼저 해결 처리에 대해 논의를 해보자.
리스크가 있어지만 같이 일하는 작업자들 간의 분위기도 더 나아지고, 서로 같이 해결책을 논의하면서 더욱 더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 줄 것이다.

문제를 해결한 후 그 후에 회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들, 리스크가 있었던 부분들에 대해 원인을 파악하고 다음 프로젝트에서 그런 문제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결방안도 찾아보자.


팀원들에게 “뭐 하세요?”라고 물어보자

지난 2017년도에는 하고자 하는 바가 비슷한 주니어들끼리 팀을 결성해 1년을 보냈었다.
주니어 시절은 사실 내 일만 하기도 벅찬 시기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나는 주어진 일만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벅찼다.
2017년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연초에는 주니어끼리만 팀을 구성하다 보니 굉장히 시행착오들이 많았고, 내가 맡은 일을 처리하는 것도 하루하루가 짧게만 느껴졌었다.
각자에게 주어진 문제를 홀로 해결해 보려고 다들 하루 종일 끙끙 됐었다.
그 와중에 팀장님인 내 사수는 항상 하루에도 몇 번씩 옆에 있던 나에게 과자 거리를 나눠주며 뭐 하냐고 가볍게 물어왔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뭐 하는지에 대해 공유를 하다가 그런 질문을 자주 던지던 사수에게 진행 중인 작업의 고민거리에 대해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정말 그냥 가볍게 말이다.
지금 어떤 페이지를 작업 중인데 어떤 구성이 더 효과적인지 잘 떠올리지 않는다든지, 이 ui보다 더 나은 ui를 찾고 싶은데 잘 모르겠다든지, 어딘가 이상한데 어디가 이상한지 모르겠다던지 와 같이 혼자 생각하고 있었으면 몇 시간이 지났을 일들을 둘이 고민하다 보니 금방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모르겠을 때 모르겠다고 말하는 게 조금은 어려웠던 나는 어느 순간부터는 팀원들에게 가볍게 물으며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제공받을 수 있었고, 일의 처리도 빠르게 이뤄낼 수 있었다.
혼자 끙끙 되다 보면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생각의 영역이 좁아진다. 좋은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답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럴 때 팀원들과의 가벼운 대화는 생각의 환기를 가져다준다.

“뭐 하세요?”라는 가벼운 질문은 나에게 항상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었던 기분 좋은 질문이었고, 역으로 내가 상대방에게 영감을 제공해 줄 수도 있다.이 가벼운 질문이 팀원들의 생각과 고민거리를 같이 공유하게 만들어 주었고 1년 동안 우리의 팀워크도 더욱더 돈독하게 만들어 주었던 거 같다.


생각을 계속 말하자 그러면 생각이 진짜가 된다.

내가 회사를 다닌 지 2018년 3월이면 3년을 꽉 채우게 된다.
3년 동안 다양하고 좋은 경험들을 통해 내 업에 대한 생각과 목표가 바뀌기도 하고 단단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수동적으로 일하던 디자이너에서 능동적으로 일하는 방법에 대해 계속해서 배워나가는 중이다.
돌이켜 보면 능동적으로 일하는 디자이너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가지게 된 계기는 내가 내 생각을 말하고 생각을 공유하면서 작업했던 때인 거 같다.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했을 때 보다 훨씬 더 빠르고 다양한 피드백을 받으며 프로젝트 역량을 키워갈 수 있었던 그 경험을 통해 내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처음 나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주니어인데 이런 내 생각을 말해도 되는 걸까 하고, 머리에 있는 생각들을 잘 꺼내 놓지 못 했던 거 같다.

프로젝트에서 생각의 공유는 맞고 틀리고를 가르는 문제가 아나라 다양한 생각들에서 나오는 보다 더 좋은 해결책을 찾는 것인지를 몰랐다.
내 생각들을 공유하지 않으면 내 의도도 설명할 수 없고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도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최대한 많은 생각들을 말로 꺼내보자.
머릿속에서 떠돌던 생각이 더 명확하게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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