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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리셋 Apr 23. 2019

#7. 이 밤에 공유하는 소소한 억울함

먹은 것도 없는데 설거지거리가 나오는 마법



애들이 다 자는 밤중에 설거지를 하면서 뭔가 억울하다는(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나만 설거지를 해야 해! 이런 거 아님!




1. 먹은 것도 없는데 설거지거리가 너무 많다. 아니 뭘 제대로 엄청 먹었으면 억울하지는 않을 텐데... 아래층 집사님이 주신 생선가스 하나, 남편이 먹고 싶다고 했던 비빔국수 하나 해 먹었는데 대체 이 설거지 다 어디서 나온 거냐고ㅠㅠ

역시 설거지거리 줄이기 최고의 방법은 굶는 것인가!!! 아, 아닌가? 하긴 누군가는 나한테 말했다. 아무것도 안 먹어도 설거지거리는 반드시 나오게 돼있다고....

(이 와중에 밤 11시 넘어서 찍은 사진인데 에어프라이어 왜 일하고 있냐..)



2. 아니 나는 옷도 없는데 빨랫감 쌓이는 속도 진짜 소름 돋는다. 난 등하원 때 교복처럼 입는 티랑 바지로 몇 날 며칠을 버티는데 저거 다 누구 옷이냐!!(답은 이미 정해져 있음)

우리 가족은 옷을 제 때 정리 안 하는 애미 덕에 주로 마른 빨래를 '낚시' 해서 입는다. 근데 오늘 애가 낚시를 잘못했네? 기모티셔츠를 낚았네?(기모가 거기서 왜 나와... 이건 뭐 밥솥으로 치면 보온 60시간에 버금가는 마른빨래 탑쌓기 아니냐) 애미가 또 그 사실을 등교하고 나서 깨달았네? 오늘 낮 기온은... 생략한다.

뻘하게 눈물이 날 뻔했던 오후.






3. 싹 다 치웠는데 내일 아침이 되면 대체 어젯밤에 왜 치웠는지 모르게 되는 거.
그래, 다시 어지르라고 치워주는 거지 뭐. 다시 빼라고 넣어주는 거지 뭐... (이쯤 되면 정신승리)


옆에 벽이 보이고 각도가 저따위인 이유: 식탁의자에 앉아서 부엌 사진을 먼저 찍었는데 엉덩이가 의자에 붙어버려서 그냥 거기서 나오는 거실바닥만 대충 찍음



4. 낮에 이 집 저 집에서 총 13명의 아이들이 나와서 놀았는데 12명이 아들들..... 아 뭐 이런 깝깝한 귀여운 남초현상이!! 근데 저 중에 내 지분이 25프로나 돼서(최대주주잼) 성비의 불균형을 투덜댈 수 없네?

모쪼록 우리 동네 남아들 몸 마음 건강하게 자라서 남혐 여혐 같은 단어 없는 화합의 세상 만들어 나가기를... 쓸데없이 풀밭에서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뒷쪽에 더 있음


되도 않는 억울함을 토로하다가 화합의 세상을 꿈꾸는 포스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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