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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리셋 Sep 17. 2019

흔한 초등학교 1학년 남아(제1화)

여아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다행이다.



학기 초.
알림장에 교과서를 배부했다고 쓰여있었다.

나: 아들, 오늘 교과서 받았네?
아들: 교과서가 뭔데?
...........



방과후 학부모 공개수업 시즌.

나: 아들, 엄마 공개수업 바둑만 가면 안 돼? 축구는 안 가도 되지?
아들: 나 축구 공개수업 해?
........

어 그래 괜히 물어봤네?



그렇게 쟤도 나도 학교생활에 차차 적응해 나가고 요즘은 급식에 대해서 종종 물어본다.


나: 아들, 오늘 점심메뉴는 뭐였어?
아들: 야쿠르트.
............


다음 날 또 물어본다.
나: 아들, 오늘 점심땐 뭐 나왔어?
아들: 아이스홍시.
.........


애미가 잘못했네!!!!!!
애미야 앞으로는,
'아들아, 오늘 너의 식판 세 칸을 채운 반찬은 무엇이었으며, 국은 무슨 국이었고, 디저트로는 뭐가 나왔니?'라고 묻도록 해라... (기왕이면 묻지를 마)



지난주 월요일 알림장에는 '연필 깎아오기'가 적혀있었다.

나: 연필 깎아가야 하네. 필통 갖고 왔지?
아들: 아니.


나: 왜? 연필 뾰족한 거 아직 남아있구나?
아들: 아니.


나: (최대한의 가능성을 생각한다)아하, 그럼 교실에도 연필깎이가 있나보구나.
아들: 아니.


나: 그럼임마 왜 안 갖고 왔는데?
아들: 그냥!!!


야이씨진짜...............

그렇게 이틀을 내리 안 갖고 오다가 수요일 밤이 되었다.

엄마: 아참, 필통 갖고 왔어?
아들: 아, 까먹었다...


엄마: 왜왜왜왜 대체 언제 갖고 올 거야!!! 빌려 쓰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거 참!!
아들: 내일 꼭 갖고 올게!


그리고 목요일 아침, 우연히 본 아이의 책가방 속에는 필통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아들: 나 필통 가져왔었어?
............


그렇게 연필을 4일 만에 무사히 깎아 갔다는 이야기는 끝이 난다.


초1이란 무엇인가


흔한 거 맞다는 위로를 듣고 싶었는데, 들어보니 흔한 건 물론이고 여아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다행이다..(?)



아이가 셋이나 있는데 자꾸 첫째 아들에 대해 쓰게 되는 요즘이다. 아들도 1학년, 애미도 1학년.

아들, 사랑해.

아들, 널 사랑하는 만큼 기록하는 거야.

믿어!!

믿으라구!!


*제2화 커밍수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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