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평화로워 보이는 사진 한 장. 사진은 말이 없다는 띵언은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 설명충 등판) 세 살 막내가 어린이집에서 받아온 퍼즐을 제 멋대로 막 맞춘 뒤 엄마한테 보여준다.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게 "빼~ 빼~" 하면서 배 그림 퍼즐을 보여주고, "삐요 삐요" 하면서 경찰차 그림 퍼즐을 보여준다. "오구오구 우리 애기~ 이제 퍼즐도 하는구나. 잘해쪄 잘해쪄." 발단은 이 말 한마디였다. 엄마의 말 한마디에 얼른 동생 퍼즐 몇 개 낚아채서는 "엄마 엄마 나 퍼즐 하는 거 봐봐!!!!" 하고 둘째가 자리를 잡고 앉는다... 퍼즐 빼앗긴 막내 달래서 다른 그림 쥐어주고는, 칭찬받겠다고 자리 잡은 둘째한테 시선 고정하니 방에서 느닷없이 첫째가 튀어나온다!!! "엄마 나 어제 태권도 심사했잖아. 나 엄청 잘해!!! 이거 봐봐." 갑분태권도..... "엄마 이건 1장이고.... 엄마 이건 2장인데 어쩌고저쩌고...." "와, 엄만 태권도 하나도 모르는데 진짜 잘한다 너~" "아니 엄마!!!!!!! 내 퍼즐 안 봐???!!!!!!" "아니 다 보고 있어 화내지 마 ㅠㅠ" "엄마!!!!! 빼~~ 빼~~ 삐요 삐요!!!" "알았어 알았어 어 배구나 배야 ㅠㅠ" 언젠가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에 갔을 때 눈이 세 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나는 스크린 보고, 하나는 실물 무대 보고, 하나는 장관을 이루는 팬석 좀 보게. 지금은 눈도 세 개, 입도 세 개였으면 좋겠다. 눈 입 한 세트로 아이 한 명씩 전담마크, 얼마나 참신한가... 어제는 저녁 먹다가 첫째가 갑자기 "나도~ 나도~" 하며 애기소리를 냈다. "너도 뭐~ 너도 김치 잘라달라고?" 아니란다. "그럼 뭐. 너도 된장찌개에 비벼 줘?" 아니란다. 아니라고 질질 짤면서 울어 버린다!!! "야!! 말을 해야 알지!! 너도 뭐 어떻게 해주라고!!!" 나도 배고프고 나도 애들 먹이느라 바쁜데. 짜증이 나서 버럭 내뱉었더니 아이는 서럽게 울면서 안 말해줄 거라고 했다. 시간이 지나고 둘 다 이성을 되찾은 뒤(?) 아이를 달래서 아까 일을 물어봤다. "나도 칭찬해 달라고. 엄마가 쟤들만 밥 잘 먹는다고 했잖아." 아이고 머리야.... 애미가 잘못했네 잘못했어. 동생들이 무엇을 집어 먹고 내가 뭐라고 칭찬해 줬는지는 기억은 1도 안 나지만 애미가 죄를 지었네!!! 차라리 뽀뽀해주고 안아주는 건, 얘 한 번 해주면 쟤도 해줘야지 이게 좀 의식적으로 되는데. '말'은 그냥 후루룩 지나가기도 하고 이 말이 칭찬인지 의식도 못 하고 뱉을 때가 많아서 1인 1말 챙기기가 어려운 것 같다. 이러나저러나 신경 써야 하는 건 내 몫!
오늘도 첫째는 실뜨기를 아주 무슨 기법 인지도 모를 만큼 예쁘게 모양 잡아 나를 보여준다. 실뜨기 사실 좀(많이..) 질리긴 하는데 이번 건 무지개색 빨 인지 진짜 예쁘고 신기해서 자연스럽게 큰 반응이 나왔다!! 이 아이에게는 화려한 무지개 실 자체보다(물론 내가 사주긴 했지만), 엄마의 AI 같지 않은 진심 어린 눈빛과 말투의 반응이 더 필요한 것 같다.(사실 애미는 AI 전문이라고 함...) 덧) 좀 아까 첫째가 학교에서 만들어 온 클레이를 보며 "요즘은 학교에서 클레이도 주고 학교 좋네!" 했더니 옆에서 듣던 둘째가 소리 지름.. "아니 어린이집도 좋아!!!!!!!!" 경쟁하기 위해 태어났냐 인정받기 위해 태어났냐 이놈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