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 장면을 떠올리자, 몸이 먼저 움직였다

by 일상의 봄
이미지 출처 : pixabay


2006.11.11 토요일 세션 소감


1. 일대일 작업


두 명씩 짝을 짓는다.

한 사람은 몸통을 움직이며

'정서가 묻어있는 과거...'를 떠올린다.

어렸을 적 기억 중 한 장면을 움직임으로 꺼내보고,

현재라면 어떻게 할지를 몸으로 표현해 본다.


다른 한 사람은 움직이는 사람의 동작을 관찰한다.

움직임을 하던 사람이 동작을 멈추면

관찰하던 사람은 동작의 의미를 듣고

움직임을 새롭게 바꿔준다.


그러면, 움직임 하는 사람은 새롭게 변형된 동작을

직접 해보고 나서 기존 동작과 새로운 동작의 차이점,

무엇이 다른지 어떤 느낌인지 나누는 것이다.



나는 꼬마였을 때 옆집 친구집에 갔는데

어느 아주머니가 마당 수돗가에서 소변을 보고 있었다.

처음 보는 장면이라 신기했다. 집에 와서 따라 해 봤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남자 어른의 큰 호통소리가 나서 깜짝 놀랐다.


평일인데 웬일로 집에 계신 아버지가

마루에 나오시며 야단을 친 것이다.

그 놀라고 당황스러움에 심장이 쪼그라들고

가 큰 잘못을 했나 싶었다.

그때 그 느낌으로 움직임을 했다.


그런데,

아프리카님이 동작을 바꿔주었다.

귀엽게 웃는 얼굴로 뒤를 돌아보며

손을 흔드는 움직임으로..


그렇게 해보니 느낌이 확 달랐다.

마치, "아빠.. 나 쉬해... ㅋㅋㅋ "

장난치며 웃는 듯이 기분도 전혀 달라졌다.

그렇구나.

내가 다르게 반응할 수도 있었던 거였네...


그 기억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바뀌지 않을 장면처럼

화석처럼 굳어져 있었는데, 동작을 바꿔보니

개구쟁이 꼬맹이가 된 듯해서 기분이 좋았다.


재밌어서 손도 흔들었다.

"아빠도 해봐..ㅋㅋㅋ " 하듯이.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바뀐 동작을 리듬에 맞춰 움직임을 확장했다.

움직임을 확장한다는 말은,
더 크거나 더 작게
더 빠르거나 더 느리게
온몸으로 하거나 반대로 하는 것이다.

과거의 그 사람에게 하고 싶었던 감정으로 소리쳤다.

너나 잘해!!! 꺼져!! 필요 없어!! 저리 가!!!

이제 와서 왜 그래~~ 하던 대로 해!! 이제 상관없어!!


마지막 리듬이 조용히 들리고

격렬하던 춤이 느려지면서

아버지와 나는 별개라는 덤덤한 느낌.


이젠 각자의 삶으로 가는 거라고

선을 긋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잘 가시라고...


'반드시 화해를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나의 대답은 '아니다'였다.


사람이 완전하지 않듯이

관계도 완전하지 않아도 된다고

나에게 말해주면서 선을 그었다.


손과 팔로 선을 긋다가

내가 그 선이 되었다.


내 앞과 내 뒤의 가운데에 서 있었다.

조금 혼란스러우면서도 편안하고

어?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

어떤 생각들이 멈춰졌고 차분해졌다.


천천히 오른손이 올라가 정수리에 얹어졌다..

내가 나로 바로 선 느낌.

더 이상 어떤 존재를 찾아다니지 않을 것 같은 안도감.


나는 그동안 절대자를 찾아

이 방을 열고 저 방을 열며 헤매 다녔다.

여기 있을까 저기 있을까 이게 맞나 저게 맞나

그 말들은 정말일까...


오른 손바닥을 내 머리 정수리에 내려놓고

왼손은 편하게 내려놓고 바로 서서

'행복한', '평범함', 완전한', '절대자'라는 개념들을

내려놓는다...


오른손이 왼손을 만나

에너지가 모인 원을 만들고

점점 커졌다가 천천히 작아지면서

움직임이 마무리되었다.



2. 5개의 리듬에 따른 움직임


앞 시간에 깊이 들어가서 그런지

마음이 묵직하면서 졸렸다..

초콜릿을 두 개 먹고 춤을 추었다.


1번 flow 리듬을 하면서

상체를 크게 둥글게 몸통 전체를 움직였다.


어지러웠다.

앉아서 이어갔다.

그러다가..

상체가 모두 바닥에 엎드린 상태에서

오른팔 하나만 위를 향했다.


'살려줘.. 살 거야.. '


상상되는 장면은

깊은 우물에 빠져서

누군가 우물을 지나갈 때

손을 위로 뻗는 그림.


마지막 리듬에서

편안하게 바로 섰다.


가만히 움직이다가

조용히 마무리되었다.


오늘의 춤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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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잘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 일상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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