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 날

by 일상의 봄
이미지 출처 : pixabay

2006.11.09 목요일 세션 소감



1. 털기 + 몸 느끼기


온몸으로 뛰고 흔드는 움직임을 하고

네다섯 명씩 모여 소감을 나누었다.


그동안 내가 그렸던 내 신체 이미지는

항아리 같은 모양과 색깔이 있다.

예전에 그렇게 그려놓고 스스로 뜨끔 했다.


'내가 이렇게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그러면서 다른 사람에게 자존감을 높이도록

안내하는 것이 가능할까 싶었다.


춤을 추면서 몸의 감각에 집중하고

알아주고 괜찮아 괜찮아하면서

토닥이고 두드려주면서

조금씩 가까이 다가오는 나의 몸..


오늘은 느낌은

두꺼운 껍데기 안에 있는

예쁜 내 몸을 보는 기분이었다.

살갗이 얇아 생채기 나기 쉬운 듯

느껴지는 내 몸... 반가웠다.


드디어 내 몸을 만나는구나...

그동안 예뻐해주지 못했던 만큼

예뻐해 줄게.

이제라도 만나게 돼서 반가워...




2. 새가 되어 보세요


손을 위아래로 흔들며

새가 되어보라고 했다.


어떤 새?

조심스레 날개를 펴는 새..

얇은 날개, 작은 파닥 거림,

작게 움직여 본다.


가고 싶은 곳에 가라고 해서

날개짓하며 움직였다.

이 공간에서 내가 머물고 싶은 곳은 어딘가.....

찾아보았다.


벽.

벽 중에서도 꺾여 구석 같은 벽


또 등이 등장했고

역시나 벽에 등을 댄다.


등...

내 관계의 상징이었다.
한 번도 내가 안아주지 못했던 내 등.


누군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다른 이의 등에 마음이 흔들렸고,

인사동 화랑에 가서 그림을 보면 등이 저렸다.

슬픈 영화를 보면 등이 추웠고

얼굴은 무표정인데 등은 울었다.


한동안 벽에서 등을 떼었는데

다시 이 공간 어디에 내 몸을 놓을까 싶으니

또 벽에 등을 대나..


주르르 주저앉아 고개를 숙이고

왼손을 머리 위로 뻗어 올렸다.

손 하나 까닥이면서

아직 굳어진 것은 아니라고


'나 여기 있어요... '

나 아직 살아있다고 신호를 보낸다.


인사를 하고 그곳을 빠져나오라는 말에

떨어질 듯 떨어질 듯

다시 벽으로 되돌아가는 움직임 반복.


닫고 뒤돌지 못하고

강박처럼 불안해서

다시 등을 대어 보고

멀어지려다가 다시 벽을 마주 보고.


딱지가 생길만하면

또 떼어내어 후비고 들추어내며

아프다, 아프다 하는 습관대로

움직임 또한 그랬다.


마지막 리듬에

겨우 발끝만 구석에 대고

마루중앙을 향해 누웠다.


그래 기억이 없어지는 건 아니랬잖아.

희미해진 빛바랜 사진 같아진다고 했잖아.

언젠가 웃으며 농담처럼

가볍게 누구와도 얘기할 수 있을 거야.


오늘의 춤 일기 끝~~~!!


--------------------------

소통하는 법을 잃어버렸을 때,

언어를 되찾는 출발점은

내 몸의 감각이었다.

- 일상의 봄

이전 02화5개의 리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