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과 파도가 그리울 때

멕시코 와툴코 - 산 아구스틴 해변(Playa San Agustin)

와툴코의 해변들을 소개하는 글들을 찾아보니, 사람마다 추천하는 해변에 약간씩 차이가 났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강력히 추천하는 해변이 있었으니, 바로 산 아구스틴 해변이다. 그런데, 단서가 있었다. 약간의 품을 팔아야하고, 그 품이 절대 아깝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였다. 도데체 얼마나 대단하기에 그러고, 얼마마한 품이길래 그렇까 궁금해졌다.

포장된 큰 도로에서 산 아구시틴 해변 방향의 표지판을 보고 방향을 틀자, 바로 비포장도로 외길로 접어들었다. 입구에 있는 판잣집 가게에서 물놀이 용품들을 팔기에 그리 멀리 않나보다 했다. 그런데, 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따라 한참을 가도 해변 비슷한 것은 커녕 웬 소떼들이 보이질 않나, 야자수나 파파야 농장이 나오질 않나, 사람은 보이지 않는 시골집 앞에는 타조나 공작새가 어슬렁거리고, 큰 도마뱀은 해가 잘드는 바위 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고, 이거 길을 잘못 든 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들어 지도를 계속 확인해도 길은 맞단다. 뒷쪽에서 오던 사륜구동 자동차들은 쉭쉭 잘도 지나쳐서 어디론가 사라진다. 역시 멕시코같은 곳에서는 사륜구동을 타야해, 한탄하며 한 30여분을 달리자, 마침내 "Bahía San Agustin"라는 간판이 나타난다.


화살표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자, 과연 넓은 모래사장과 함께 해변이 나타난다. 산 아구스틴 해변은 크기도 하고 레스토랑도 제법 많이 있었다. 특이한 것은 모래사장에 큰 바위들이 많이 있었고, 물이 얕은 곳에 산호초처럼 까실까실한 바위들이 깔려있다. 해변의 중심부 앞바다에는 바위산이 솟아있다. 그런 바위 근처는 파도가 치지 않고 물이 고여있기 때문에 물고기들이 많이 있어서 스노쿨링 도구 없이도 물고기들을 구경할 수가 있다. 그리고, 모래사장과 바위 사이의 공간은 바위가 파도를 막아주어서 어린 아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천연 수영장이 되었다.



La Casa del Abuelo(할아버지의 집)이라는 레스토랑에 가서 점심을 시켰다. 파인애플 안쪽을 도려내고 그 안에 해산물과 치즈를 넣고 가마처럼 생긴 멕시코의 전통 오븐에 구운 요리를 시켰는데, 신선한 해산물과 파인애플, 치즈의 맛이 잘 어울려져 아주 맛있었다. 이 지역에서 타코를 시키면 또띠야를 바삭하게 튀겨서 내오는 것이 특이했다. 그런데, 같이 나오는 소스는 정말 맵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 빨간색이든 녹색이든, 정말 맵다.

이 지역 해변에 있는 레스토랑은 비치 레스토랑처럼 음식을 시키고 나서 계속 테이블을 이용할 수 있다.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선베드에서 누워있다가 물놀이 좀 하다가, 배 고프면 음식 좀 먹고, 다시 낮잠 좀 자다가, 다시 물놀이 하다가... 물은 맑고 잔잔하고, 해변이 넓어서 사람들에 치일 일도 없고. 왜 모든 사람들이 강력히 추천하는지 알았고, 나도 강력 추천한다.


그리고, 올해 초부터 스페인어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이번 여행에서 쏠쏠하게 써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지역에 있는 큰 리조트나 비치 클럽에 가면 직원들이 영어를 말하지만, 이런 작은 레스토랑이나 보통 가게들의 직원들은 스페인어밖에 못한다. 멕시코를 패키지로 여행가는 것이 아니라면, 스페인어를 조금이라도 공부하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레스토랑에도 영어를 하는 직원이 한 명밖에 없어서, 내가 말을 시키니 다들 피하며 영어를 하는 직원을 부르고 기다리라고 했다. 그래서, 실례합니다, 화장실은 어디죠, 같은 단어를 익혀두니 요긴하게 써먹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여행할 때는 역시 화장실이 제일 중요하다!!

산 아구스틴 해변이 큰 해변이기에 큰 보트를 타고 해로를 이용해서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