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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포국수 Sep 15. 2024

내만사 - 거스 히딩크

스포츠인 14

거스 히딩크 (1946 ~ )

2002년 월드컵은,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널리 알렸던 스포츠 행사였다. 붉은 악마와 태극전사들은 시대정신을 만들었다. 앞으로 100년이 더 지나더라도, 2002년은 사회문화적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그 중심에 히딩크가 있었다.




금년 아시안컵에서 역대 최강멤버로 구성된 한국 축구대표팀이 졸전을 거듭하다가, 4강에서 탈락했다. 우승을 못해서 비난받은 것이 아니라, 클린스만 감독의 근무태만, 전술 부족, 리더십 부재, 선수들의 반목이 어우러져 온 나라가 들썩였다.


네덜란드 출신의 거스 히딩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떠올랐다. 그는 2년간 대표팀 감독을 지내며, 우리나라를 월드컵 4강에 올려놓았다. 그는 원 팀을 저해하는 선수들을 철저히 관리했다. 주전에서 뺄 뿐만 아니라, 스스로 반성하고 돌아오도록 문제 선수들을 철저히 외면했다고 한다.


축구란 스타플레이어 한두 명의 경기가 아니라, 약세팀이라도 전력이 우수한 팀을 이길 수 있다. 감독의 전략/전술과 리더십, 선수들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이 어우러진다면 어떤 팀과 맞붙어도 이길 수 있는 구기 종목인 것이다.


나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서울시청 인근의 사무실에서 근무했다. 시청 앞 광장에서 붉은 악마들과 축구팬들이 열광할 때, 나는 휴일에도 사무실에서 일을 했다. 그룹 근무시절 당시에, 내가 좀 특별한 일을 수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회 기간 중 2번 정도는 아파트 단지 야외광장에서, 대형 TV로 우리나라의 축구경기를 봤다. 경기에서 이기고, 회사 후배들과 새벽에 아파트 단지에서 생맥주도 마셨다. 2002년 여름은 정말로 즐거웠다.


클린스만과 비교한다면, 히딩크 때는 분명 달랐다. 축구 감독의 리더십이 정말 중요하다. 히딩크와 당시 선수 및 코치들의 관계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들이 만든 결과만 봐도 원 팀 정신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축구는 드라마인데, 막장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FIFA 랭킹 23위 한국이 종이호랑이로 바뀐 기분이다. 중동팀에 밀리고, 동남아시아 팀들과 비등한 경기에 머물고 있다. 히딩크의 리더십과 선수들의 팔로우십이, 지금 우리 국가 대표팀에 과연 있는지 묻고 싶다.


월드컵 예선전 태국과 2차전에서 겨우 이겼지만, 홈경기에서는 어처구니없이 1:1로 비겼다. FIFA랭킹도 한 계단 떨어졌다. 지금 다시 히딩크를 떠올려야 하다니, 그냥 아쉬울 따름이다. 2024년 파리 올림픽에 결국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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