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지 않는 삶
여전히 거울을 보면,
나는 내 안에 ‘다름’이라는 감각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거나
자존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당당하다.
얼핏 보면 모를 정도로
치료는 잘 되었지만,
흉터는 여전히 남아있다.
어쩌면,
이 흉터 때문에
대학교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난 한 친구가
처음 나를 보고 쌈박질을 잘하는 아이인 줄 알았다고
웃으며 이야기한 적도 있다.
물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그런 오해는 금세 사라졌다.
그런 소소한 오해도 이제는
웃어넘길 수 있다.
나는 이제 도망치지 않는다.
상처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금도 가끔,
순수한 아이들의 질문을 들으면
주춤할 때가 있다.
“입술이 왜 그래요?”
잠시 움츠러들다가도,
이제는 웃으며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아직 완전히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지만,
언젠가는 이 모든 흉터를
훈장처럼 여길 수 있기를
조용히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제 나는
사람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살고 싶지 않다.
하나님 앞에서 떳떳한 주의 자녀로
살아가고 싶다.
선교사로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친구로서,
그리고 때로는
잠시 스쳐가는 사람으로서도.
어떤 모습으로든,
그분 앞에서만
당당한 삶을 살고 싶다.
다음 이야기:
함께 싸우는 삶
가족을 이루고, 서로의 약함을 품으며 살아가는
진짜 싸움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