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고통 앞에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유를 찾는다. 그 일이 왜 일어났는지, 누구의 책임인지. 그리고 때로는,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본다.
그가 떠난 뒤, 내 마음속에 남은 가장 무거운 감정은 죄책감이었다. 그날 더 자주 연락했더라면, 그 표정을 좀 더 유심히 봤더라면, 무언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 생각은 조용히 다가와, 기도 중에도, 꿈에서도, 나를 붙들었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편지가 내 안의 무언가를 바꾸었다.
그는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나는 오래전부터 힘들었지만, 네가 있어서 여기까지 왔던 거야.”
그는 고맙다고 했다. 내가 있어서 15년을 더 살아 있었다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보았기 때문에, 버텼다고.
그 고백은 내게 새로운 시선을 열어주었다. 고통을 '이유'로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보는 눈.
어느 날 제자들이 물었다. “이 사람이 맹인으로 태어난 건,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이 사람인가요, 그의 부모인가요?”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사람이나 그의 부모가 죄를 지은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려 하심이라.” (요한복음 9:3)
예수님은 책임을 묻지 않으셨다. 대신, 앞으로를 가리키셨다. 슬픔과 고통을, 하나님의 일이 시작되는 자리로 보셨다.
나도 그 시선으로 다시 보려고 한다. 이 일이 왜 일어났는지를 묻는 대신, 그 속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셨는지를 바라본다.
혹시 당신도 지금, 통제할 수 없었던 일에 대해 자신을 탓하고 있다면 —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당신은 사랑했고, 기도했고, 곁에 있었어요.
그 사실 하나가 그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당신은 아마 다 알 수 없을 거예요.
책임은 내려놓고, 사랑은 간직하세요. 그리고 나머지는 하나님께 맡기세요.
그분은 결코 실패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절대 혼자 두지 않으십니다.
“나는 확신하노니, 죽음도 삶도… 그 어떤 피조물도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 (로마서 8:3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