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400여 개의 글을 올린 작가를 알게 되었다.
어렵지 않게 삶의 이야기를 풀어낸 그의 글을 읽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당분간 종이책을 들지 않아도 탐독할 수 있는 책을 만난 것 같아 반가운 마음마저 들었다.
그동안 바빴지만 생각할 시간은 없이 지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TV를 틀어주곤 했는데 , 어느새 익숙해졌는지 서로 엉켜 장난을 치거나 책을 보기보다는 대뜸 리모컨부터 찾는 모습이 미안하고 또 얄밉다.
오랜 시간 사유하는 습관을 위해 쌓아주었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금방 무너진 것 같아 야속한 마음이 드는 것 같다. 좋은 것들이 그렇다. 쌓아가는 것만큼이나, 아니 쌓아가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에 더 많은 에너지가 들곤 한다.
요즘의 나는 때론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지 못한 채로 쉬지 않고 떠들곤 했고,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맘속은 화가 치민채 안절부절못하지 못했다. 변화가 다가오면 늘 그랬듯이 어김없이 짜증은 극에 달했으며 무언가 탓할 것을 매의 눈으로 찾고 있었다.
행정적인 것들 정리가 마무리되고, 변화된 환경에 적응이 될 때쯤이면 다시 쌓아가면 되겠지.
그날이 분명 지척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역시나 적응에 거친 몸살을 앓고 있는 내가 가장 원망스러운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