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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버섯 Feb 06. 2023

아무 소리

브런치에 400여 개의 글을 올린 작가를 알게 되었다.

어렵지 않게 삶의 이야기를 풀어낸 그의 글을 읽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당분간 종이책을 들지 않아도 탐독할 수 있는 책을 만난 것 같아 반가운 마음마저 들었다.


그동안 바빴지만 생각할 시간은 없이 지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TV를 틀어주곤 했는데 , 어느새 익숙해졌는지 서로 엉켜 장난을 치거나 책을 보기보다는 대뜸 리모컨부터 찾는 모습이 미안하고 또 얄밉다.


오랜 시간 사유하는 습관을 위해 쌓아주었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금방 무너진 것 같아 야속한 마음이 드는 것 같다. 좋은 것들이 그렇다. 쌓아가는 것만큼이나, 아니 쌓아가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에 더 많은 에너지가 들곤 한다.


요즘의 나는 때론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지 못한 채로 쉬지 않고 떠들곤 했고,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맘속은 화가 치민채 안절부절못하지 못했다. 변화가 다가오면 늘 그랬듯이 어김없이 짜증은 극에 달했으며 무언가 탓할 것을 매의 눈으로 찾고 있었다.


행정적인 것들 정리가 마무리되고, 변화된 환경에 적응이 될 때쯤이면 다시 쌓아가면 되겠지.

그날이 분명 지척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역시나 적응에 거친 몸살을 앓고 있는 내가 가장 원망스러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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