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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버섯 Feb 16. 2024

몸살

몸살


지독한 몸살이 계속되고 있다.

토하다 떨다가 식은땀 흘리다가를 반복하다가

오늘은 기절하듯 쓰러지고야 말았다.


정신차리니 해질녘이 되어버린 오늘.


어둠이 시작될 무렵 슬그머니 거실로 나와보니

서향동백이 한가득 만개했다가 이제는 꽃이 지기 시작해

하나둘씩 꽃이 떨어지는 동백나무가 보였다.


동백꽃이 한아름 피었을땐 몰랐다.

뭔 나무에 꽃이 이리 한꺼번에 피나 흘끔 쳐다나 보았을까,

꽃이 한창일때 나는 또 그것을 즐기지 못한 것을

이제서야 그저 알아차렸을뿐.


아픈 김에 눈치보지 말고 쉬어가야겠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지금 내 주위에 피어나는 꽃은 무엇인지 생각을 해봐야겠다.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면서 달리는 것을 멈추고,

가까이에 피어나고 있는 것을 둘러보라고,

삶의 정수는 무엇인지 찾아보라고,

이번에도 나의 신은 나에게 기회를 주고있다 생각하며

슬그머니 몸살을 핑계하여 천천히 숨을 쉬어봐야 겠다.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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