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도전은 헛되지 않았다
숏폼 영상 공모전 '대상'
40살이라는 나이에 유튜버가 되겠다고 결심한 후, 나는 곧바로 가족들의 걱정과 반대에 직면했어. 처음에는 시부모님의 귀국을 종용하는 압박에 시달렸고, 그 일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친정 부모님까지 모두 내 상황을 알게 되었지. 부모님께서도 나의 선택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거야. 나이가 들어서 안정된 직업을 가지지 못하고 이런 무모한 도전을 한다고 생각하실 테니까. 부모님을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뿐이야. 나를 얼마나 걱정하고 계신지 알기에, 그 무게가 나를 더 짓눌렀어.
사실 나도 스스로가 걱정돼. 40살이라는 나이에 유튜버를 꿈꾸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하게 보일지, 그리고 그 결과를 반드시 만들어야만 한다는 압박감이 내게 끊임없이 다가왔어. 결과물을 내지 않으면 실패자처럼 보일까 두려웠고, 여러 가지 이유로 치앙마이에 도착한 이후에 단 하루도 마음이 편한 날이 없었지. 매일매일 ‘이게 맞는 선택인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고, 스스로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어.
가족들에게 걱정만 끼치고 있다는 생각도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어. 그래서 나는 무조건 결과물을 만들어야만 했어. 단순한 도전이 아니라, 이 도전이 성공적이라는 증거를 보여줘야 했으니까.
나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시기에 ‘나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영상 공모전이 열렸어. 나는 퇴사부터 영상 편집 강의 수강, 치앙마이에 오기까지를 영상으로 만들어 공모전에 제출했어. 치앙마이에 도착하고 일주일이란 시간 동안 시댁과의 갈등 속에서도 영상을 만들어야 했지. 최대한 영상에 집중하려고 했고 최선을 다했어. 하지만 마감일까지도 ‘이걸로 충분할까?’라는 생각이 나를 끝까지 따라다녔어.
그러던 중, 10월 18일이 되던 날. 치앙마이에서 한 달이 되어가던 어느 날이었어. 그날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하루였는데 갑자기 핸드폰에 알림이 울렸어. 주체 측의 연락이었어. 내가 해외에 있어 통화가 되지 않으니 연락을 달라는 문자였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답장을 했고 곧바로 보이스톡이 걸려왔어.
“영상 열심히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고...”
'뭐지? -아쉽게도 수상은 못했습니다-이건가?'
차분하고 조심스러운 그분의 목소리가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어.
그리고 이어진 말.
공모전에 제출한 내 숏폼 영상이 대상을 받았다는 거야. 순간 믿기지 않았어.
'내가? 그것도 대상을 받았다니!'
그 소식을 듣는 순간, 그동안 나를 짓눌러왔던 모든 압박감이 한순간에 녹아내렸어. 가족들의 걱정과 반대, 스스로에 대한 불안감,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중압감이 모두 사라졌어. 이제는 내가 당당하게 나의 선택을 말할 수 있게 되었고, 영상 제작자로서 첫 성과를 이루었다는 자부심이 생겼어. 더 이상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나를 옥죄지 않았어.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내 도전이 헛되지 않았고, 내가 꿈꾸던 일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