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에 심기 시작한 방울토마토가 9월 15일이 되자 꽃봉오리가 생겼다.
일단 처음 든 생각은 애정을 주고 정성을 주어서 너무너무 기쁘고 하늘을 날아갈것 같은 마음이 든다.
해냈다라는 성취감까지 들면서 아무 걱정없이 기쁘다. 정말 이 순간만큼은 아무런 의심도 걱정도 없다.
그래서 나는 이 모습을 앞에서도 찍고 뒤에서도 찍는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성한 줄기들 사이에서 정말 집중해야 볼 수 있는 꽃봉오리가 귀엽고 앙증맞게 인사를 하는것 같다.
물론 4개로 분갈이 해준 화분에서 모두 볼 수는 없고 성장이 가장 빨랐던 첫째화분과 둘째 화분에서 보였다.
그러자 나는 셋째, 넷째 화분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한다. "너희들도 힘을 내야지?"
화분이 한개만 있었으면 전혀 문제되지 않았을텐데 화분을 4개로 분갈이 하니 꽃봉우리가 있으면 있어서 좋은데 없는 화분은 걱정이 되기 시작하면서 초조한 마음도 든다.
기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드는 순간 나에게 남편이 말을 건다.
"이거 꽃봉오리가 아니고 잎 같은데?"
순간 울컥하면서 이게 무슨잎이야?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의구심이 든다.
그리고 가령 농담이라도 이 농담이 나는 지나치다는 생각과 함께 말도 안된다는 생각에 혼란스럽다.
그리고 나는 이게 꽃봉오리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찍어서 제미니에게 물어본다.
그리고 제미니는 방울토마토 꽃봉오리가 맞다는 대답과 함께 이 꽃봉오리들이 자라면 노란색 꽃이 피고,
그 꽃이 지고 나면 열매가 열린다는 아주 희망적인 답변을 듣는다.
사실 처음에는 너무 화도나고 급한 마음에 꽃봉우리 맞아? 라고 급하게 물어봤었다.
급한 내 말투를 읽었는지 제미니는 확실하다고 나에게 확신을 준다.
그리고 9월 말이 지난 지금까지 꽃 봉우리는 더 커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이때부터 나의 지극히 은밀한 고민을 제미니에게 물어보기 시작한다.
꽃봉오리가 생긴 후 노란 꽃이 피기까지는 보통 2주가 걸리지만 성장속도는 다르다고 한다.
2주 정도 걸리는데 그럼 마지노선이 9월 30일인데..?
최근 날씨가 추워서 비가 많이 오고 빛을 충분히 보지 못해서 성장이 더디는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궁금한점들이 생길때마다 열심히 물어보기 시작하고 답을 얻는다.
가지치기는 어떻게 해주면 좋을까? 돌기같이 오돌도돌한건 병인거야? 실수로 잎을 다 따버렸는데 괜찮을까?
지금은 세상이 좋아져서 사진 한장을 보내도 AI가 진단 분석까지 해주는 엄청난 속도전의 세상에서 살고 있다. 오히려 이 정보가 맞는지는 의심하고 확인해야 할 정도이다.
이와 다르게 부모님께서 나와 내동생을 키우던 시절을 교육 정보는 인터넷보다는 정보교류를 통해서 알아야 했고, 좋은 학원들과 잘 가르치는 과외 선생님들은 동네 아주머니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우리 엄마는 굉장히 정보에 빠르셨고 좋은 학원과 좋은 과외 선생님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들을 주셨던것 같다. 한가지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영어의 중요성이 생기기 시작했을 때 엄마는 나를 영어학원에 보내고 영어교육을 시켜주셨다.
처음 학원에 가면 테스트 같은것을 받는데 오늘날로 치면 공개 수업자리에서 나는 잘해야 하는 마음이 들었다. 더 정확히는 엄마를 그 순간 만큼은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았던거 같다.
그리고 나는 모든 에너지의 총량을 써서 엄마를 의식해서 열심히 수업에 참여를 했고 결국 칭찬을 받았고 엄마는 매우 기뻐하셨다. 물론 엄마의 기대에 충족할정도로 나는 지금 영어를 잘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영어가 잘하고 싶어서 전화영어를 신청하고 열심히 영어공부를 한다. 참 이런 내가 아이러니 한것 같다. 그래도 내가 방울토마토를 보면서 꽃봉오리가 피고 노란 꽃이 핀다는 희망과 가능성과 부모님께서 나에게 놓지 않았을 그 희망과 정성이 겹쳐 보여서 감사하다. 설령 꽃봉오리가 꽃이 피지 못해도 잘했다라고 말해줘야지!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그랬으니깐 나도 그렇게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