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코리아가 1월 1대 판매에 그치며 매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 강화로 직격탄을 맞았는데, 한 해 농사 시작마저 망치며 우울한 2024년 초를 보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이하 KAIDA)는 지난 5일, 1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가 총 1만 3,083대였다고 밝혔다. 최하위 순위에 자리한 것은 놀랍게도 테슬라였는데, 고작 1대 판매에 그쳤다. 2022년 7월 한 대도 팔지 못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벤틀리 13대, 롤스로이스 9대, 그리고 람보르기니가 7대 판매와 대조적인 상황이다.
테슬라 판매량 폭락은 2024 전기차 보조금 미확정으로 인한 이유로 추정할 수 있다. 작년 12월 대비 3.6% 상승한 인플레이션 수치도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 판매 대수 1대를 납득하기 쉽지 않다. 4달 전인 작년 9월 테슬라 코리아 판매량은 4,206대에 달했는데, 올 1월은 0.02% 수준에 그쳤다.
테슬라가 1월에 판매한 1대는 모델 Y RWD로 알려졌다. 환경부가 고지한 2023년 전기차 보조금 기준에 맞춰 중국 생산 및 LFP 배터리 적용으로 단가를 낮춰 들여온 차종이다. 모델 S와 모델 X 등 고가 차량이 즐비했던 테슬라에서 가장 실용적이고 저렴한 차량으로 테슬라 한국 판매를 견인했지만, 지난달은 1대 판매에 그쳤다. 여기에 보조금 지급 기준 강화가 겹쳐 앞으로도 예년 판매량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외신 역시 이에 주목했다. 해외 경제 매체 <Finbold>는 테슬라 1월 한국 판매량에 대해 보도하며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의 말을 인용했다. 이 기술원장은 “한국 사람 대부분이 테슬라를 사고 싶어 하지만, 중국에서 들여오는 모델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 <Carscoops>와 미국 언론 <RTTNews>도 같은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여러모로 사면초가 상태에 놓인 테슬라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주가 폭락과 400만 대 넘는 대량 리콜로 우려를 사고 있는데, 올 1월 판매 둔화와 함께 보조금 지급 기준 강화까지 맞았다. 국내 브랜드 런칭 이래 높은 인기와 인지도로 매년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이전과 다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나마 연내 출시하는 모델3 부분 변경 모델 ‘하이랜드’ 도입이 유일한 희망이다.
한편, 테슬라는 물론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환경부가 발표한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전기 승용차 보조금 지원 금액 100만원 감소, 전액 지원 차량가격 기준 강화, 배터리효율계수와 배터리환경성계수 등 많은 기준이 추가 반영됐다. 여기에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00km를 넘지 못할 경우 보조금 지원 폭도 제한한다.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점점 줄어들면서, 자동차 제조사들도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