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아이오닉 9을 출시했다. 이를 전시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는 주말 이른 아침부터 구경하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가득했다. 특히 맞은편에 있던 신형 팰리세이드와 비교가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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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와 같은 크기, 체감은 ‘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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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9은 외장 수치가 팰리세이드와 거의 같다. 전장 5,060mm와 전폭 1,980mm는 동일하며, 전고는 1,790mm로 팰리세이드 대비 15mm 낮은 수준이다. 대신 축간거리는 3,130mm로 팰리세이드보다 160mm 길다.
크기로만 보면 사실상 같은 셈이다. 하지만 실제 인상은 팰리세이드보다 거대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공기저항계수 0.259를 달성하기 위해 큰 차체를 최대한 유선형으로 만들면서, 더욱 덩어리감 있는 디자인으로 등장한 때문이다.
앞모습부터 그렇다. 드높은 후드와 그 바로 아래 가로형 주간주행등, 세로형 헤드램프와 아랫부분을 전부 둘러싼 검은 패널이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측면은 긴 축간거리와 짧게 설정한 앞 오버행으로 안정적인 차체 비율이 돋보인다.
후면부는 더욱 생소하다. 테일램프가 차체 일부도 아니고 전체를 감싼 모양을 하고 있다. 또한 뒤로 올수록 차가 물방울처럼 모이는 형상을 하고 있어 입체적이다. 일반적인 SUV와 달리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 라인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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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트 빠지니 여유 넘치는 1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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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보드 구성은 팰리세이드와 대동소이하다. 12.3인치 풀 LCD 계기판과 같은 크기 내비게이션을 엮은 커브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가 큼지막하게 들어가 있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칼럼에 붙은 전자식 변속 레버도 동일한 디자인이다.
센터패시아부터는 조금씩 달라진다. 팰리세이드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조작 패널과 공조 조작 패널을 두 개 층으로 나눈 반면, 아이오닉 9은 한 면으로 통합했다. 그 밑으로 USB-C타입 포트를 둬 팰리세이드보다 활용성이 높고, 더 깔끔하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센터 콘솔이다. 팰리세이드 9인승처럼 중앙 시트가 없는 덕분에 ‘유니버설 아일랜드’를 2세대로 진화시켜 장착했다(6인승 한정). 앞뒤로 움직일 수 있고, 양방향 멀티 콘솔 및 공용 수납함도 마련했다.
실제 좌석 크기를 측정하지 않았지만, 운전석이나 조수석에 앉아보면 팰리세이드보다 더 여유로운 느낌이다. 다만 시트 포지션은 상당히 높다. 가장 낮춰도 후드 끝이 보일 정도다. 또한 상당히 누운 윈드실드 때문에 전면 시야 자체가 생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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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열 크기는 팰리세이드와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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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과 3열은 공간성이나 편의 장비에서 팰리세이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세부적으로는 조금씩 다르다. 3-존 에어컨은 조작 패널 위치나 송풍구 디자인이 다르다. 팰리세이드엔 두 개로 나뉜 선루프도 아이오닉 9은 한 장에 넓게 배치했다.
6인승 기준 2열 독립 시트 착좌감은 넉넉하다. 전동으로 리클라이닝과 슬라이딩이 가능하며, 레그레스트도 조절할 수 있다. 7인승에는 벤치 시트가 들어가는데, 솟아오른 센터 터널이 없어 중앙에 사람이 타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3열은 차이가 있다. 팰리세이드는 기본 3인승이지만, 아이오닉 9은 2인승이다. 덕분에 팰리세이드 대비 좌우로 여유롭게 앉을 수 있다. 레그룸도 2열을 조정하면 나쁘지 않다. 다만 팰리세이드처럼 3열 자체를 슬라이딩하는 기능은 빠져있다.
트렁크 용량은 3열까지 모두 펼친 기준 620리터다. 3열을 접으면 908리터, 2열까지 모두 접으면 2,462리터까지 늘어난다. 옵션 추가에 상관없이 평면에 가깝게 접혀 차박 용도로도 좋다. 다만 6인승은 2열 가운데가 뚫려있어 제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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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와 고민, 결국 취향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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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9은 전반적으로 팰리세이드와 동일 포지션선 상에서 특화 요소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엿보인다. 하지만 전체적인 상품성과 공간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전기차 선호 여부와 승차감 차이에서 선택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이오닉 9 시작 가격은 6,715만 원이다(세제혜택 적용). 보조금을 반영한 실구매가는 6천만 원 초반대부터일 전망이다. 이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캘리그래피와 겹치는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