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친환경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사실 전기차는 그렇게 친환경적이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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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탄소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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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 대비 운행 시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한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배터리 원료를 생산하는 과정이다.
전기차 배터리(리튬이온)의 핵심 원료인 리튬, 코발트, 니켈은 대부분 개발도상국에서 채굴된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토양 파괴, 물 사용, 탄소 배출이 발생한다. 심지어 아동 노동 문제도 자주 거론되고 있다.
1개의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할 때 평균 10~15톤의 CO₂가 배출되며, 이는 내연기관차 한 대가 2년간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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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는 무엇으로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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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충전할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도 문제다. 아직도 전 세계 전기의 약 60%는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로 생산되고 있다.
중국, 인도 등 화력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전기차 1대를 충전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디젤 차량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더 많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석탄이 34%, LNG(천연가스) 29%, 원자력 27%의 비중이다. 재생에너지의 대표로 꼽히는 태양광과 풍력은 불과 5%로 일본(12%), 중국(16%)보다 낮다.
유럽연합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가 진정한 친환경이 되려면 재생에너지 비율이 80%를 넘어야 하는데, 터무니 없는 수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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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재활용,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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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수명을 다한 배터리도 앞으로는 문제다.
전기차 배터리는 독성 물질과 중금속이 포함돼 있다. 현재까지 재활용률은 아직 5%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하다.
기본적으로 재활용 기술 부족과 비용이 문제고, 결국 대부분 매립이나 소각으로 폐기된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2차 환경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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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친환경으로 거듭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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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생산 구조를 바꿔야 한다. 유럽연합 보고서처럼 재생에너지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이는 게 핵심이다. 당연히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도 더 발전되어야 하고, 다양한 인프라 구축이 더 필요하다.
광물 채굴 방식의 환경 및 기술도 보완이 필요하며, 재활용 비중도 현재 5%에서 80% 이상까지 비약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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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연료전지는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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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넥쏘와 같은 수소연료전지차(FCEV)는 배출가스가 없고, 오직 물만 배출한다. 정말 궁극의 탈탄소 이동 수단이다.
하지만 수소 역시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수소는 천연가스 개질(SMR)로 생산되고 있고, 여기서 상당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수소에도 그린수소가 있는데, 이건 태양광, 풍력, 수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해서 생산한 수소를 의미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반적인 천연가스 개질로 생산한 수소 대비 단가가 너무 비싸다는 문제가 있다. 생산만 2~5배까지 비싼 게 아니라, 저장이나 운송 기술 등 인프라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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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차부터 바꾸는 게 '현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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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궁극의 친환경을 실현한 전기차는 없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승용차보다 보급에 힘써야 하는 건, 상용차다. 버스나 트럭 등은 일반 승용차 10대에서 15대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심지어 수소버스나 수소전기트럭은 움직이는 공기청정기 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사회 전반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이미 국내에서도 수소전기버스나 트럭이 운행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세계적으로 봐도 아직까지는 현대차를 제외하면 수소전기버스나 트럭을 판매하는 브랜드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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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친환경에 소비자 부담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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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대비 비싼 전기차의 가격은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까지 가중시키고 있다. 요즘 전기차들의 가격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는 얘기가 괜한 게 아니다.
또한 전기차를 구입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낸 세금도 결국은 전기차 보조금으로 활용되는 상황도 문제다.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제조사들은 궁여지책으로 엔진을 발전기로 사용하면서,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EREV(주행거리 연장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한다. 이런 게 과연 친환경인가. EREV는 말 장난이고, 그저 꼼수에 불과하다.
전기차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건 아니다. 분명히 내연기관보다 친환경적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의 정책이 전기차 보급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도 분명히 문제가 있다. 정부나 제조사 모두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