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판매 중인 메르세데스-벤츠 모델 중 가장 판매량이 높은 차는 E-클래스, 반대로 선호도와 명성이 가장 높은 차는 S-클래스이다. 둘은 한 체급 차이가 나지만, 트림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지 않기도 하다.
실제 E-클래스 중 가장 비싼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매틱+(이하 AMG E 53)은 1억 3,860만 원이다. 반면 가장 저렴한 S-클래스인 S 350d 4매틱(이하 S 350d)는 1억 5,160만 원이다. 1,300만 원 차이, 그렇다면 상품성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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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차이로 더 큰 S-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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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는 상위 모델인 S 350d 압승이다. 전장부터 AMG E 53은 4,970mm인 반면, S 350d는 롱 휠베이스 버전이 아님에도 5,180mm로 210mm 더 길다. 축간거리 역시 AMG E 53 2,960mm, S 350d 3,106mm로 S 350d가 146mm 앞선다.
전폭과 전고도 마찬가지다. AMG E 53은 기본 E-클래스 대비 전폭을 20mm 넓힌 1,900mm인데, 그럼에도 1,920mm인 S 350d보다 20mm 좁다. 전고 역시 AMG E 53 1,475mm, S 350d 1,505mm다. 모든 수치에서 S 350d가 우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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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6기통, 차원이 다른 성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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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은 AMG E 53이 압도적이다. 두 차 모두 직렬 6기통 3.0리터 엔진과 9단 자동 변속기,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했다. 하지만 AMG E 53은 가솔린 터보 엔진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더했고 S 350d는 디젤 터보 엔진이라는 차이가 있다.
그 결과 AMG E 53은 최고출력 560마력,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4초를 기록한다. 반면 S 350d는 각각 313마력, 5.5초로 뒤처진다. 복합 연비는 AMG E 53 8.6km/L과 2.4km/kWh(순수 전기 66km 주행), S 350d 13.0km/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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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 대동소이, 내장은 하극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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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 사양은 비슷한 편이다. 디지털 라이트 헤드램프와 어댑티브 플러스 상향등 어시스트, 파노라마 선루프 등을 제공한다. 차이점으론 AMG E 53이 20인치 휠과 후륜 조향 기능을, S 350d는 19인치 휠에 에어 서스펜션을 더했다.
실내로 들어가면 기본적인 사양은 얼추 겹친다. 열선 기능 포함 나파 가죽 스티어링 휠, 1열 시트 메모리 기능 및 열선/통풍과 2열 시트 열선 기능, 4-존 에어컨과 소프트 클로징 등 각종 고급 사양과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공통으로 적용됐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체급 차이가 무색할 정도로 역전이 일어난다. 대표적으로 S 350d는 일반 천연 가죽 시트를 장착했으나, AMG E 53은 AMG 전용 나파 가죽 시트로 더 질 좋은 소재를 썼다.
풀 LCD 계기판 크기는 12.3인치로 동일하다. 반면 중앙 디스플레이는 S 350d가 12.8인치인 반면, AMG E 53은 14.4인치로 더 큰 데다 조수석 디스플레이도 들어갔다. 또한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은 AMG E 53에 더 상위 사양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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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감과 성능 vs 크기와 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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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크기는 S 350d가 앞서나, 성능과 사양에서는 AMG E 53 승리다. 이로 인해 가격 차이도 퇴색된다. 다만 ‘가성비 S-클래스’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S 350d와 달리 AMG E 53은 E-클래스 볼륨 모델 대비 가격이 상당히 높다.
이에 소비자는 고급감과 성능, 크기와 명성에서 후자에 더 큰 구매 가치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월 판매량은 AMG E 53이 29대로 E-클래스 중 1.3%에 불과하나, S 350d는 98대로 3배 이상 차이에 S-클래스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한편, E-클래스 중 가장 저렴한 E 200 아방가르드 리미티드는 6,900만 원이다. 반면 S-클래스 최고가인 메르세데스-AMG S 63 E 퍼포먼스는 2억 9,160만 원으로 4.2배 차이다. 마이바흐(S 680, 3억 9,360만 원) 포함 시 5.7배로 불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