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2세대 모델로 진화를 예고했다. 신형 텔루라이드는 전면부부터 후면부까지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모두를 새롭게 다듬어 경쟁이 치열한 북미 SUV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에서 시험주행 중인 프로토타입이 포착됐다. 두툼한 위장막 없이 외관을 노출해 구체적인 변화 폭이 확인됐다. 현행 모델 보다 더 날을 세운 각진 모습은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연상 시킬 정도로 날카롭다.
전면부는 기존 모델보다 각지고 수직적인 비율을 강조했다. 대형 직사각형 패턴 라디에이터 그릴이 중심에 자리한다. 좌우에는 수직으로 배치된 LED 헤드램프가 새롭게 적용됐다.
주간주행등은 이전 세대보다 면적이 넓어졌다. 범퍼 디자인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견인 고리가 포함된 범퍼는 오프로딩 전용 트림에 사양이다. 이 사양에는 올시즌 타이어 대신 올터레인 타이어가 조합된다. 범퍼 하단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용 중앙 센서가 일체형으로 탑재됐다.
측면에서는 각진 차체 패널과 매끈하게 다듬은 유리창, 검은색 필러가 어우러지며 단단하고 견고한 인상을 강조한다. 사이드미러는 각을 살린 디자인으로 통일감을 유지하고 블랙 및 바디컬러 투톤 마감으로 구분된다.
차체 크기는 기존 모델보다 소폭 증가하고 폭 역시 넓어져 실내 거주성과 적재공간 모두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면부는 군더더기 없는 직선적 비율을 유지하면서 테일램프 디자인을 헤드램프와 동일한 콘셉트로 맞췄다. 트렁크를 연 상태에서는 넉넉한 적재공간과 3열 시트 공간이 드러나 대형 SUV 본연의 활용도를 보여준다.
가장 큰 변화는 파워트레인이다. 기존 3.8리터 V6 엔진은 새로 개발된 3.5리터 V6로 대체된다. 신규 파워트레인으로 효율과 출력 모두를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북미 시장을 겨냥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새롭게 도입하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2.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 출력 329마력, 46.9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내연기관 단독 출력은 258마력이며 변속기 케이스에 통합된 전기모터가 최대 90마력을 보조한다. 이 조합은 주행 질감을 부드럽게 유지하면서도 즉각적인 가속 응답성을 구현한다.
견인능력도 북미 소비자들의 사용 편의성을 고려해 설계됐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최대 견인능력은 1,814kg이며 이중 접합 유리를 기본 적용해 정숙성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비도 개선될 예정이다. 북미형 하이브리드 모델은 고속도로 기준 갤런당 30마일(약 7.8L/100km)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기존 2025년형 텔루라이드의 최고 연비(고속도로 26mpg) 대비 약 15% 이상 개선된 수치다.
경쟁 모델로는 현대 팰리세이드, 쉐보레 트래버스,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 등이 거론된다. 특히 현대 팰리세이드는 지난 4월 2025 뉴욕 오토쇼에서 먼저 공개돼 시장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텔루라이드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지만 기아는 외관과 내장 디자인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팰리세이드가 비교적 세련되고 곡선적인 인상에 중점을 뒀다. 반면 텔루라이드는 각진 비율과 SUV다운 존재감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실내 디자인과 세부 사양은 아직 공식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외부 위장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말 북미 시장 출시가 유력하다. 생산은 기존과 동일하게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진행된다.
기아는 현행 텔루라이드의 높은 인기에 기반해 차세대 모델 역시 북미 시장에서 주력 판매 모델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주력 시장이 북미인 만큼 국내 출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