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그랑 콜레오스가 출시 1년도 안 되어 누적 판매 4만 5천 대를 돌파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를 구매한 차주들은 오히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나날이 폭락하는 중고차 시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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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 석 달만에 1,200만 원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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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기준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에 등록된 그랑 콜레오스 중고차 매물은 총 122대다. 가장 많은 사양은 99대가 등록된 E-Tech 하이브리드(이하 하이브리드)이며, 이어 2.0 가솔린 2WD 19대에 2.0 가솔린 4WD가 4대 판매 중인 상태다.
렌트와 리스를 뺀 114대 중 가장 저렴한 매물은 올해 3월 출고한 매물이다. 차가 나온지 4개월도 안 된 셈이다. 더군다나 주행거리는 205km에 불과하며, 트림도 가장 비싼 하이브리드 에스프리 알핀이다. 그런데 그 가격은 3,350만 원이다.
하이브리드 에스프리 알핀 신차 가격은 4,352만 원이다(세제혜택 적용, 개별소비세 3.5% 기준). 등록된 매물은 풀옵션 사양으로, 이를 반영할 경우 4,567만 원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중고 매매가는 신차 가격 대비 1,217만 원이 떨어졌다.
다른 매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엔카닷컴이 밝힌 하이브리드 에스프리 알핀 평균 시세는 최저 3,605만 원이다. 기본 사양과 비교해도 750만 원 가까이 내려갔다. 하위 트림 아이코닉도 700만 원가량 떨어진 3,442만 원에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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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려도 중고가 폭락,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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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는 출시 후 매달 국산차 판매량 10위 내외를 유지하는 등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가 전체 91.3% 비중을 차지하는 등 판매 성황에 있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중고차만큼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지목된다. 첫째는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가 발휘하는 강력한 존재감이다. 그랑 콜레오스가 우수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이들과 경쟁하고 있지만, 아직 두 차가 세운 벽을 넘지는 못한 상황이다.
둘째는 브랜드 파워다.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한정된 인지도와 충성도 문제로 인해 불리한 위치에 있다. 특히 지난해 남성 혐오 표현 논란 등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한계에 그랑 콜레오스는 큰 감가를 맞고 있다. 비슷한 시기 출고된 싼타페 하이브리드나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감가가 적은 편이거나, 출고 지연과 맞물려 신차 가격보다 비싼 사례도 있다. 그랑 콜레오스와는 완전히 반대인 셈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에도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