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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rque Jun 02. 2023

"기아 픽업트럭이 모하비 기반?" 이게 사실이라면...

기아 픽업트럭이 모하비를 기반으로 출시된다는 소식과 함께 관련 예상도를 비롯해 잘못된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기아는 모하비를 기반으로 픽업트럭을 출시할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불가능에 가깝다.

(사진=오토에볼루션)

기아 픽업트럭이 모하비를 기반으로 출시될 것이라는 소식은 기아가 출시할 픽업트럭의 외형 디자인을 신규 개발 차량에 적용하지 않고, 모하비 디자인을 사용해서다. 이는 스타리아 트럭과 같이 디자인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보안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 


픽업트럭의 경우 디자인이 일반 승용차 대비 단조롭다. 이런 이유 때문에 기아가 아무리 위장막을 잘 씌워도 그 디자인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고, 요즘처럼 예상도 품질이 높은 시대에는 신차 디자인이 너무 빨리 공개돼 신차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디자인이 쉽게 예측된다면 경쟁사의 신모델 개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기아 입장에서는 디자인 외적인 정보도 함께 노출되어 고스란히 리스크가 될 수밖에 없다.

(사진=theophiluschin)

기아는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모하비 픽업트럭을 테스트했다. 2017년에는 해외 예상도 디자이너마저 모하비 픽업트럭을 공개할 정도로 모하비 픽업트럭 소식이 국내외로 퍼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아는 2023년까지 모하비 픽업트럭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사진=엠티이엔지)

만약 기아가 모하비 픽업트럭을 KG모빌리티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 칸처럼 뒷부분만 적재함 형태로 제작해 출시하려고 했다면 이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일도 아니었다. 뒷부분을 자르고 적재함을 만드는 것은 이미 국내 특장업체들도 가능할 정도로 크게 어려운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신차를 개발하는 것만큼 시간이나 비용도 필요치 않는다. 거꾸로 모하비 픽업트럭을 출시하려고 했다면 진작에 출시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현시점에서 출시를 결정한다고 해도 모하비 픽업트럭은 경쟁력이 떨어진다. 모하비는 프레임 바디 기반에 3리터 디젤 엔진을 사용해서 픽업트럭으로도 손색이 없지만, 이미 디젤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현대 포터와 기아 봉고마저 올 연말까지 디젤을 생산한 뒤 LPG로 판매될 계획이 최근 확정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사진=오토에볼루션)

그렇다면 결국 기아 픽업트럭의 파워트레인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가솔린 엔진과 하이브리드, 모터 세 가지뿐이다. 그러나 승용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는 픽업트럭의 주행 성능에서 강점을 발휘하기 어려워서 적용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에는 대배기량이 아닌 터보 기술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픽업트럭은 화물로 분류되어 세금 부담에서는 비교적 자유롭지만, 대배기량 엔진이 시대적 흐름도 아닐뿐더러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심리적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그런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활용하면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모두 강화되는 강점을 얻을 수 있고, 효율성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 픽업트럭들도 다운사이징에 적극적이다. 


모하비를 기반으로 픽업트럭을 출시하기 어렵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모델 때문이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런데 현재 모하비의 프레임 바디에는 소비자들의 요구하는 주행거리를 맞추기 위한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기가 매우 어렵다. 현재 판매 중인 모하비의 프레임 바디는 애초에 전기차를 고려하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사진=Theottle)
(사진=Theottle)

EV9이 공개된 이후, EV9 기반의 픽업트럭 예상도가 공개되기도 했다. 다소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전기차까지 고려하면 기아가 EV9을 개발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픽업트럭을 개발하는 편이 오히려 설득력 있어 보인다. 

모하비라는 브랜드 가치와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상황도 따져봐야 한다. 모하비는 기아의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 가장 비싼 SUV다. 가장 기본 트림이 5,050만 원부터 시작하고, 상위 트림인 그래피티는 6천만 원대로 치솟는다. 이렇게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져가는 차량으로 픽업트럭을 출시한다면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기 쉽다.


KG모빌리티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 칸만 봐도 그렇다. 렉스턴 이미지를 활용해서 코란도 스포츠 보다 렉스턴 스포츠 칸의 이미지가 높아지긴 했지만, 렉스턴 이미지는 망가졌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가성비가 좋은 렉스턴 스포츠 칸을 선택해서 차량 가격과 세금을 아끼고, 하드톱을 씌워 실용성까지 챙기고 있어서다. 그 결과 렉스턴의 판매량과 이미지는 과거의 영광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모하비가 신형으로 출시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픽업트럭이 함께 출시된다면 기아 픽업트럭이 모하비 픽업과 동의어가 될 수 있겠다. 그렇지만 EV9이 출시된 상황에서 기아가 판매량이 낮은 모하비를 굳이 신모델로 출시할지는 의문이다. 만약 모하비 브랜드를 굳이 이어가고 싶다면 새로 개발한 픽업트럭에 모하비라는 모델명을 사용할 수는 있겠으나, 그것 역시 현재의 모하비를 기반으로 픽업트럭을 제작한다는 정보와는 다른 얘기다. 

지금까지 기아 픽업트럭과 관련해 비교적 신뢰할 만한 정보는 기아 임원이 외신들과 인터뷰 자리에서 호주와 한국에만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힌 내용뿐이다. 동남아나 미국도 타겟이 아니다. 그렇다면 국내 도로 및 주차장 여건 상 크기는 쉐보레 콜로라도와 비슷한 수준일 가능성이 높고, 성능도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콜로라도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마치 기아 픽업트럭이 1톤 트럭을 대체할 것처럼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픽업트럭은 견인과 레저 활동 등에 특화된 모델이고, 적재나 실용성 측면에서 봉고 트럭을 대체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기아는 앞으로 픽업트럭을 출시하더라도 1톤 트럭은 별도의 모델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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